은행권 어닝시즌 이번주 개막…코로나19 영향은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화 오는 23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가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에 돌입한다. 다음날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27일에는 우리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오는 28일에는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가 실적을 공개한다. 지금까지 어닝시즌의 이목이 '리딩뱅크' 경쟁에 쏠렸다면 이번 관전 포인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이 얼마나 반영됐을지 여부다. 앞서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대출 부실 우려에 대거 충당금을 쌓으면서 1분기 최악의 어닝 쇼크(예상 대비 부진한 실적)를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실적, 우려보단 양호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6967억원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8641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분기 순익 9000억원대 수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올해 초만 해도 9000억원대 중반이 예상됐지만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103억원이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추정치는 각각 5373억원, 4850억원으로 집계했다. 금융권에서는 실적이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미국 대형은행과 같은 실적 쇼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은 코로나발 충격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폭 쌓았지만 국내 은행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와 함께 국내 은행의 경우 몇 번의 위기를 거치며 건전성 관리를 잘 해왔다. 작년 기준 국내 은행의 담보 및 보증 비중이 72.6%로 2008년도 대비 16.1%포인트나 높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금리 인하의 영향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될 여지가 크고, 기업들의 자금 시장 경색으로 1분기 은행들의 대출 성장률이 견조했다"며 "대출 만기 연장과 신용보증 공급 등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으로 신규 부실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 은행들의 이익 감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로금리+코로나19' 영향 2분기 본격화 시장에서 우려했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이미 시중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많이 하락했고, 은행들의 공적기능 강화에 대한 압력은 커졌다. 연간 실적 추정치는 이미 이를 반영해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한금융과 KB금융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3922억원, 3조719억원이다. 일부 증권사는 순이익 '3조 클럽' 달성이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1630억원 1조9220억원이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실적보다는 2분기부터 은행 실적 방어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며 "2~3분기 중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에 따른 내수와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이 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