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업계 최초 IPO 나라셀라, 몸값낮추고 재도전 성공할까…업계 특성, 시장상황상 '저평가' 기대감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와인 업계 1호 상장사가 되려는 나라셀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평가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한차례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지난달 공모가를 다시 산정하는 등 증권신고서를 수정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향후 주세법 개정 및 주류 전자상거래 규제 완화 시 외형성장이 기대되는 점을 이유로 나라셀라의 상장 성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라셀라 고평가 논란…비교기업 변경 및 공모가 수정 지난달 18일 나라셀라는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나라셀라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교 그룹에 포함해 기업가치를 책정했다가 비판받고 비교기업군을 다시 선정했다. 새로운 비교기업은 국내에선 글로벌 유통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 해외에서는 이탈리아 와인 기업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Italian Wine Brands S.p.A.)'와 이탈리아 와인 유통사 '콤파니아 데이 카라이비(Compagnia dei Caraibi)' 등 3개사다. 나라셀라의 예상 시가총액은 1288억~1545억원으로, 이들 비교그룹 유사그룹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21.52~34.60%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됐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와인 문화 전파, 글로벌 대외신인도 제고, 신규 와인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며 "와인 관련 기업 최초 상장이다 보니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시장의 눈높이를 최대한 반영해 신고서를 재정비해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라셀라는 이달 16~17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 공모가를 확정한 후 22~2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만4000원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145만주로 총 공모금액은 290억~348억원이다. 나라셀라는 공모자금을 시설(15억원), 운영(181억원), 채무상환(50억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는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프랑스, 미국 오픈 마켓(Open Market)을 통한 고가 와인 매입에 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디지털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에 70억원을 투입한다. 이밖에도 해외법인 운영자금(약 22억원), 리테일 매장 확대(20억원), 신사동 사옥 와인 문화공간 구축(약 19억원) 등에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주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나라셀라는 5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온·오프라인 와인 플랫폼을 구축해 와인 문화를 선도하며 와인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나라셀라 국내 와인 수입 업계 5대 업체…연평균 23%의 고성장 기록 나라셀라는 1990년 설립된 와인 수입 전문기업으로 국내 와인 수입 업계 5대 업체 중 하나다. 현재 120여개 브랜드, 10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와인의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누적 판매 1000만병을 돌파했고 '국민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의 '몬테스 알파'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미국 나파밸리 프리미엄 와인인 덕혼(Duckhorn)과 케이머스(Caymus)도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판매 채널로 On 채널과 Off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On 채널은 와인을 구입해 바로 마시는 호텔, 레스토랑, 음식점, 도·소매와 와인 직영 매장 '하루일과'로 구성돼 있으며, Off 채널은 백화점, 대형할인점, 편의점, 직영채널인 '와인타임'과 '와인픽스'가 있다. 주세 차감 전 기준 On채널의 매출은 약 338억원이며, Off 채널의 매출은 891억원으로 Off 채널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나라셀라는 와인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23%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07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8%, 25.4% 증가한 1230억원, 150억원으로 예상하고, 순이익도 19.6% 늘어난 107억원으로 전망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강달러 영향으로 매출원가 증가, IPO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11.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1월 와인 가격 인상 및 환율 헷징(위험회피) 효과로 작년 대비 원가율 개선이 예상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류시장의 환경 변화…나라셀라의 성장 가속화 전망 빠르게 성장하는 와인시장에 더해 주류시장의 환경 변화로 나라셀라의 외형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주세법 개정과 전자 상거래 규제 변화가 와인 수입사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OECD 국가 대부분은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0년 맥주와 탁주에 대해 적용하던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했으나 와인은 여기에 빠졌다. 와인 주세는 주류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로 수입원가와 관세의 합에 30%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관세, 교육세, 부과세 등의 세금을 모두 합하면 수입원가의 약 46.3%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를 맥주와 탁주 이외의 타 종목으로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주류 가격 대신 양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바뀔 경우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와인일수록 주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나라셀라의 경우 고가 제품군인 프리미엄, 슈퍼 프리미엄, 울트라 프리미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6%로 주세법 개정 시 10만원 중고가의 와인 1L 기준으로 종가세는 3만원이 들지만 종량세로 바뀔 경우 2505원으로 주세가 91.7%나 감소한다. 박세라 연구원은 "종량세로 주세법이 개정된다면 세금 관련 부담이 줄어 판매마진과 판매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프리미엄 및 고가품 진입장벽도 완화되는 효과가 있어 다양한 프리미엄 라인을 수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될 시 나라셀라의 실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미성년자의 주류구입 문제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2020년 4월부터 스마트오더 방식으로 온라인 선 주문 후 매장 수령 방식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전자상거래 규제 전면 완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약 210조원이며 국내 전체 주류시장은 9조5000억원 규모다. 나라셀라는 성장을 위한 신규사업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나라셀라는 향후 주류 온라인 거래 제도가 완화될 시 디지털 플랫폼 사업과 연계해 외형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레스토랑, 수입사, 와이너리를 와인 종합 플랫폼인 일킬로미터와인(1KMWINE)으로 통합 구축해 와인 시장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