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 약세에도 매수세…국내 증시 매력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시장 매수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펀더멘털의 긍정적 측면과 미국 금리기조, 환율 상황 등에 비춰 매수세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해 7월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20조40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3월 중순까지는 코스피 실적, 밸류에이션 추이와 지수 레벨, 환율 변화에 따라 대량 매수 이후 일부는 차익실현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올해 2월 초 이후 원화가 달러 대비 일방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3월 중순에는 달러에 비해 원화 약세 강도가 2020년 이후 고점에 근접했다. 지난 3월 22일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을 회복하고, 1340원선까지 상승했음에도 외국인은 5조33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기초여건) 변화에 근거한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를 기점으로 저점에서 벗어나 각각 8.8%, 9.4%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적 전망치 개선이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 완화와 실적 개선 강도 회복으로 이어졌고, 원화 약세가 진정되고 강세 압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당분간 원화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금리 인상 속도 둔화, 중국의 위안화 가치 방어,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탈 등으로 인해 원화 변동성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향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원화 약세 압력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의 주도권은 외국인이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23개월 만에 상승반전한데 이어 선행 EPS, 순이익의 상승세, 이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오는 7∼8월 여름 랠리에 대비해 코스피 기초여건 변화를 주도하고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중심으로 비중을 늘려나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올들어 삼성전자(9조1033억원), 현대차(1조2314억원), 삼성SDI(9197억원), 기아(5326억원) 등 증시 대표주들을 집중 순매수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