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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발 '석유 3차 최고가격' 인상無...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10일 시행에 들어가는 석유류 3차 최고가격제에서 리터(ℓ)당 가격의 수위가 올라가지 않는다. 정부는 이달 10일부터 2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에 적용할 3차 최고가격제를 2차 때와 동일한 가격으로 유지한다고 9일 밝혔다. 3차 최고가격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10일 0시(9일 자정)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민생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하에 국제유가와 수요관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 단계 '경계' 격상에 따른 수요관리 기조를 유지했다"며 "중동전쟁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및 국제석유제품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과, 민생 물가에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유의 경우, 화물차운전자, 택배기사, 농민·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크게 국제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기민하면서도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3차 최고가격을 동결했는데도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주유소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석유가격 안정 대책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공공기관 등과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매일 모니터링 중이다.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현장 점검을 통해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전담반) 6차회의'를 주재하고 3차 최고가격제 관련 세부 내용을 논의했다. 그는 "정유 업계와 주유소들의 적극적 협조 덕분에, 최고가격제가 유류비 부담을 경감하고 급격한 물류비 상승을 방어하는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내외 거시경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2026-04-09 19:00:01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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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비웃는 이스라엘...이란, 레바논사태 '앙갚음' 경고

'휴전'이라는 문구가, 공표 이후 24시간도 채우지 못한 시점에 퇴색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레바논 영토에 맹폭을 가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기는커녕 돌아서 진·출입하라는 등 계속 틀어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내건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 요구를 일축했다. 중동 사태가 여전히 가시밭길에 놓여 있음을 방증하는 단 하루, 일련의 사건들이다. 게다가 이란 정치권 내 강경파는 전쟁을 멈추지 말았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아울러 항전 의지가 건재함을 자국민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남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손가락을 방아쇠에 얹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이스라엘방위군의 레바논 공습 직후 공개됐다. 레바논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다수의 주요지역이 일시에 공격받아 최소 182명이 숨지고 890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10여 분 만에 베이루트 도심을 비롯해 레바논 남부, 동부 베카계곡 등을 집중 타격했다. 보건부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이달 7일까지 자국민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각각 1739명, 587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휴전 범주에 레바논 전장도 포함됐다고 주장한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친이란세력 레바논 헤즈볼라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이란 측 성명도 나왔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레바논 공격을 즉각 중단하지 않을 시 후회하기에 충분한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합의된 휴전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이 들어 있다며 향후 협상을 이어갈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란은 기뢰 위험성을 들어 우회 항로를 제시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란 항만당국은 8일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혁명수비대 해군과 협조해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페르시아만 전쟁 상황과 호르무즈 해협 주요 해로에 대함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적은 글에서 "미군 함정과 항공기, 병력, 탄약, 무기체계는 진정한 합의를 거쳐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이란과 그 주위에 그대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의외로 발언 수위를 낮췄다. 그는 "그럴(파상 공세를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그 즉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더 강력한 방식의 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일단 11일 시작으로 파키스탄에서 미-이란 간 직접 협상이 예정돼 있다. 이 와중에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한테 설득당해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백악관 참모진 중 일부의 전쟁반대 의견 등을 소개했다. 4월21일까지 교전을 멈춘다는 합의에도 불구, 미궁으로 빠져드는 서아시아 상황에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9일 오후 3시20분(한국시간) 기준 북해산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2.23% 오른 배럴당 96.86달러에 거래됐다. 미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97.47달러로 2.27% 뛰었다.

2026-04-09 16:14:08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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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휴전'에 급락했던 유가 다시 꿈틀… 주요 품목 수급은 평시 수준 유지

산업부 "중동 정세 불확실성 여전… 공급망 모니터링 강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소식으로 10% 이상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 우려가 제기되면서 다시 소폭 반등했다. 정부는 유가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보건·의료 및 핵심 산업 소재 공급망에 차질이 없도록 범부처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9일 산업통상부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 따르면, 전쟁 발발 42일째인 현재 중동 정세는 휴전 소식과 재공격 보도가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브렌트(Brent)유는 배럴당 96.70달러(+2.1%),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6.66달러(+2.4%)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이전인 2월 27일 대비 각각 33.4%, 44.2% 상승한 수준이다. 전날(8일) 휴전 소식으로 대폭 하락했던 유가는 로이터 등 일부 외신의 '호르무즈 통항 중단' 보도가 전해지며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다. 9일 7시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1979.85원, 경유는 1971.59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0.11%, 0.10% 상승했다. 전쟁 전보다 각각 17.0%, 23.4% 올랐다.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휴전 소식으로 국제유가가 10% 이상 대폭 하락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중단 보도가 나오면서 오늘 오전 소폭 상승 중"이라며 "유가가 안정을 찾아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우리 유조선 7척(국적선사 4척, 비국적선사 3척)의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외교부 및 해수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선사들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통항 재개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 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중동발 공급망 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국가 핵심 산업 소재와 의료 품목 수급은 안정적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김의중 제조산업정책관은 "헬륨과 알루미늄휠은 대체 수입선을 통해 물량을 확보했으며, 배터리 소재인 황산니켈은 전량 국내 생산 중이라 차질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가전·자동차 내외장재와 레미콘 혼화제 역시 평시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수액제 포장재와 주사기류, 의료용 장갑 등이 평시 재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수액제 포장재는 6월 말까지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체 공급 방안 시제품 테스트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원료 가격 상승과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품목별 맞춤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페인트는 평시 재고 수준을 유지 중이나, 원료(용제) 가격상승이나 상황 장기화시 공급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화평법' 상 수입규제 특례를 적용해 수입기간을 단축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농업용 필름은 영농 수요분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로 농식품부가 전국단위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또 식약처를 중심으로 라면, 분유 등 주요 생필품 포장재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 중이다. 양 실장은 사우디 얀부항 송유관 드론 공격 보도와 관련해 "현재까지 국내 수급이나 기 계약 물량에는 특별한 지장이 접수된 바 없다"며 "비축유 스왑 등을 통해 국내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2026-04-09 16:03:03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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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 GP-LP 간담회

여신금융협회는 9일 첨단전략산업 육성 및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2026년 신기술금융업권 GP-LP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손영채 금융위원회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장, 40개 신기술금융사(GP) 투자 담당 임원 및 30개 출자기관(LP) 출자업무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여한 출자기관들은 신기술금융사 관계자들과 함께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민간 모험자본 공급 강화 방안과 벤처투자 촉진을 위한 상호 교류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금융위 손영채 국민성장펀드 단장은 "국민성장펀드는 우리 경제의 명운이 걸린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그에 걸맞게 벤처·혁신기업에 대한 지원도 새로운 방식으로 하기 위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방식을 합해 매년 1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유망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소위 '죽음의 계곡'에서 절망하지 않도록 새롭고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에 기여한 우수 기관투자자 5개 기관을 선정해 협회장 표창도 수여했다.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메리츠증권, 신한캐피탈,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우수 기관투자자로 당선됐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국민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첨단전략산업의 육성에 신기술금융사와 기관투자자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협회는 앞으로도 GP-LP 간 교류의 장을 지속 마련하여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신기술금융업계가 모험자본 시장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정책적 지원을 끌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

2026-04-09 15:31:08 안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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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도입

#. 지역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홍모씨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서는 이를 인정받지 못해 고금리 대출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소상공인 신용평가(SCB)가 도입되면서 매출 성장성과 온라인 거래 확대가 반영됐고, 결과적으로 연 5% 금리의 은행 대출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인공지능(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를 활용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9일 금융위원회는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SCB는 매출, 업종, 상권 등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형이다. SCB등급은 소상공인의 기존 신용등급(CB)과 사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는 성장등급을 결합하여 평가한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어 상위 S등급에 해당하면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기존 신용등급 대비 대출승인, 한도확대,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SCB는 올해 하반기(8월 예상) 부터 일부 은행 등 시범운영 참여기관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출심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2027년 하반기에는 시범운영 결과 평가등을 토대로 신용평가사(CB) 및 각 금융사가 차별화된 SCB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신용정보원은 소상공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는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금융권이 SCB를 적극 도입·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하고 인센티브 제도도 마련한다. 금융위는 SCB가 금융권에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매년 약 70만명에 대해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대출을 공급하고, 약 845억원의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SCB의 도입은 담보나 과거 금융이력에 의존하던 금융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미래형 금융'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제도가 현장에 신속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2026-04-09 15:00:27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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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과 생존전략] 연금개혁, 해외는 어떻게 풀었나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 도입됐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적연금제도인 독일의 '노동자연금제도'가 도입된지 100년 째가 되는 해였다. 공적연금제도의 도입이 주요국과 비교해 늦었던 만큼, 국민연금은 해외의 선진적인 운영 사례를 참조해 제도를 설계했다. 도입 과정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중규모 이상 사업장부터 제도 가입을 의무화했고, 급여액은 독일의 사례를 참조해 납입 기간과 평균 소득에 비례한 소득비례급여 형태를 채택했다. 한계도 분명했다. 1988년에는 그 해 태어난 출생자의 기대수명이 70.7세에 불과했고, 2차 베이비부머(1964년~1974년생)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사회의 부양 여력도 높았다. 합계출생률은 산아제한정책에도 1인당 1.55명 수준을 기록해 2025년의 0.80명보다 약 2배 높았다. 국민연금 도입 당시 보험료율은 3%로, 소득대체율은 70%로 설정됐다. 지난해 '제3차 연금개혁' 이후 재산정된 보험료율 13%(2033년 기준)와 소득대체율 42%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치다. 거듭된 연금개혁에도 국민연금의 전망은 밝지 않다. 국내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인구재생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 데도 연금을 받아갈 사람은 늘어난다. 연기금이 운용 과정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난해에는 1458조원의 적립액을 기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도 이르면 오는 2070년 이전에 전부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연금개혁, 해외 성공 사례는? 인구구조 변화를 이유로 '연금개혁' 과제를 마주한 나라는 한국 뿐만이 아니다. 한국보다 먼저 공적연금제도를 도입한 주요국들은 이미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금개혁을 수차례 진행했으며, 현재도 연금개혁의 과정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 사례를 참조해 시행 착오를 줄여야 하는 이유다. 스웨덴은 1960년부터 고용주가 근로자의 연금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기초연금제도와 부분적립 형태의 비례연금제도를 병행해 운영했다. 그러나 제도의 공평성에 대한 지적사항과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등을 이유로 1998년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스웨덴은 고용주가 근로자 소득의 13%만큼 부과했던 연금보험료를 18%까지 높이고, 고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9%씩 부담하도록 변경했다. 연금 지급액도 기여액에 따라 지급액을 돌려받는 확정기여형(DC)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단, 받게 될 연금 지급액이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재정으로 이를 보충해주는 최저보증연금(GP) 제도를 통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독일(당시 서독)은 1972년 자영업자·주부·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공적연금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조기노령연금제도를 마련하는 등 연금 급여 수준을 확대했다. 이러한 개혁은 사회보장의 확대를 가져왔지만 연금재정의 부담을 늘렸고, 독일 통일(1990년) 이후 서·동독 간의 사회보장 제도 차이를 해소하고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1992년 연금개혁의 배경이 됐다. 독일은 1992년 연금 지급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을 총임금에서 순임금으로 조정했으며, 소득이 있는 수급자에 대한 감액지급제도를 도입했다. 단, 출생 및 육아를 보조하기 위한 '출산 크레딧제도'와 '양육 크레딧제도'도 함께 도입됐다. 독일은 2001년에도 연금개혁을 단행해 45년 납입자를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을 75%에서 64%까지 낮췄으며, 2007년에는 기존 65세였던 수급개시연령을 67세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보다 이른 시기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공적연금의 보장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연금개혁으로 기존 13.6% 수준이었던 보험료는 점진적으로 인상돼 2017년 18.3%까지 올랐고,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연금 급여를 조정하는 '거시경제 슬라이드(자동조정장치)'도 도입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연금 지급액을 직접적으로 감액하지는 않지만, 물가상승률에 따른 연금지급액의 자연상승분에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증액 및 감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구가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연금이 간접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일본은 자동조정장치의 도입 당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액분의 절반을 정부가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했다. ◆ 연금개혁, 사회적 이해 필요 연금개혁에 실패한 사례도 다수다.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특정 세대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연금개혁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공적연금 수급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방안을 2년동안 일시중단했다. 2023년 9월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 뒤 2년 2개월 만의 중단이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개혁 중단으로 2년 동안 22억 유로(약 3조8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안건이 하원에서 대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된 만큼,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칠레는 지난 1981년 세계 최초로 공적연금을 폐지하고 민간운용사 중심의 적립식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외면 속에 가입률과 수익률이 모두 저조했고, 수급자 간의 수급액 차이도 커졌다. 노인 빈곤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칠레는 2008년부터 저소득층을 위한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했으나, 연금제도의 전면 개혁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차 연금개혁 직후 야당을 중심으로 '자동조정장치'의 도입 논의가 활성화됐다. 보험료율 및 소득대체율 인상만으로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지속가능한 개혁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항석 성균관대 보험계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동조정장치가 장기적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연금 감소나 수급 개시 연령 상향으로 이어지는 만큼 강한 정치적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라며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닌, 연금 수혜자들의 노후 소득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투명하고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국민연금 급여 축소를 위한 전략을 찾기보다는 재정안정과 소득보장이란 두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자동조정장치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노후 소득 부족이라는 문제는 무시하고, 재정안정을 위한 방안만 논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04-09 14:07:28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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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2026수출 견인차' K-푸드기업 145곳 선정...밸류업·브랜드업·스타트업 세분화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도 '글로벌 NEXT(넥스트) K-푸드 프로젝트'에 참여할 145개사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각 기업의 수출 역량에 따라 ▲밸류업 ▲브랜드업 ▲스타트업 등 3가지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마케팅, 상품 개발 등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들은 주도적으로 권역별 시장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게 된다. 또 신규제품 개발·주요 유통업체 입점·대상 권역 수출실적 증가 등의 성과 지표를 설정한다. 우산 밸류업 부문의 경우, 식품업계를 선도하는 대·중견기업이 적극적인 수출 마케팅 투자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품력이 탄탄한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권역별 마케팅을 전개한다. 이를 통해 대·중견·중소기업의 상생 성장을 도모하고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산을 지원한다. 한 사례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어려운 중소 양조장과 해외 유통망을 보유한 수출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 술의 글로벌 진출 활로를 개척하고 공급 기반과 현지 판매망을 동시에 확보할 예정이다. 또 미국 내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식 메뉴와 국산 쌀을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빚은 우리술을 페어링하는 'K-레스토랑 위크'를 운영하는 등 우리 술의 북미 진출도 본격화한다. 브랜드업 부문은 9대 권역의 특성과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전략품목군별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권역별 K-푸드 전략품목의 차별화된 콘셉트와 상품 특성을 부각하여 참여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중점 지원한다. 건강과 미용에 특히 관심이 많은 일본·중국 권역에서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콜라겐, 붓기차 등 이너뷰티 제품과 단백질 음료를 중심으로 K-푸드의 건강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기능성 식품의 수출을 확대한다. 스타트업 부문에서는 국산 원료를 독특하게 재해석하고 목표 수출 국가의 소비 트렌드를 정조준하는 아이디어 상품의 사업화를 지원한다. 목표국가 맞춤형으로 기존 제품의 성분 또는 패키지를 개선하고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여 차기 K-푸드 유망 상품을 적극 발굴한다. 예로, 혈당을 낮추는 기능성 쌀 품종을 활용한 '곡물 시럽'은 유럽의 비건 및 웰빙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인공감미료를 배제하고 혈당 부담을 낮춘 기능성 저당 시럽은 유럽 '클린 라벨'(불필요한 화학첨가물·합성첨가물 최소화)해 식물성 기반 식품 선호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경석 농식품부 정경석 식품산업정책관은 "중동전쟁 장기화로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면서도 "농식품부는 K-푸드의 대·중견-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권역별 전략품목의 집중 마케팅,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 기반의 K-푸드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4-09 14:02:06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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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DN-KAIST, AI 기반 에너지 혁신모델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선점 협력 추진

한전KDN ICT 플랫폼과 KAIST AI 기술 결합...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확보 기대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 한전KDN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손잡고 AI(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혁신모델 개발과,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다. 한전KDN과 KAIST는 지난 8일 카이스트 본원에서 '에너지 AI 혁신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AI+X(인공지능 융합 기술) 기반의 에너지 실증모델 '지속가능한 전력공급(Sustainable Powering) AI'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글로벌 파급효과 평가 체계(Global Impact Framework)' 연구개발을 함께 추진하게 된다. 또 이를 위해 KAIST는 ▲글로벌 수출 및 적용 목적의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개발 ▲기존 해외 캠퍼스 협력 모델(KAIST 뉴욕 모델) 고도화 ▲캠퍼스 에너지 실증 AI 거버넌스 관련 추진 체계 구축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한전KDN은 ▲캠퍼스 내 구축된 전력 관련 설비·장치 분석을 통한 지능형 캠퍼스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구축 ▲KAIST의 기술 고도화 및 수출 모델 개발 지원 등을 수행한다. 특히 양 기관은 KAIST 캠퍼스 내에 '탈탄소 리빙랩(Living LAB)'을 구축해 재생에너지 수용률 100%와 핵심 연구소 무중단 전력 공급체계를 실증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탄소중립 모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협력은 AI와 에너지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캠퍼스 기반 실증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형 한전KDN 사장은 "한전KDN의 현장 역량과 KAIST의 원천기술 결합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를 선도하는 공공·학계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국형 신전력망 구축과 미래 에너지 신사업 개발로 정부의 AI 3대 강국 정책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2026-04-09 13:46:22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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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269.7조 '역대 최대'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이 270조원에 육박해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반면 기업은 순이익 증가에도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투자를 늦추며 순자금조달 규모가 줄었고, 정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으로 자금조달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58조2000억원으로 전년 116조6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269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은 34조2000억원,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은 5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024년 215조5000억원에서 2025년 269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출 증가를 웃도는 소득 증가와 아파트 신규입주물량 감소 등에 따라 여유자금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 소득 증가율은 3.5%로 지출 증가율 2.2%를 웃돌았고, 월평균 가계 흑자액도 131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가계의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보험 및 연금준비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은 342조4000억원으로 전년 248조8000억원보다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106조2000억원,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87조1000억원 늘었다. 자금조달도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7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자금운용 증가폭이 더 커 순자금운용 규모는 오히려 더 커졌다. 비금융법인은 순자금조달 규모가 2024년 77조5000억원에서 2025년 34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기업 순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투자가 둔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장기업 당기순이익은 142조6000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민간 총고정자본형성은 635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건설투자는 244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업의 자금운용은 213조2000억원으로 전년 86조8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 증가폭이 확대됐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순증으로 돌아선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247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는데, 금융기관 차입보다 채권·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 비중이 커졌다. 채권 발행은 37조2000억원, 주식 발행은 39조10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일반정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 기조 속에 순자금조달 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은 52조6000억원으로 전년 36조1000억원보다 확대됐고, 자금조달은 147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국채 발행 확대가 주된 배경으로, 국채는 124조원으로 전년 53조6000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국외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도 158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 영향으로, 거주자의 해외주식 매입이 163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비거주자의 국내채권 순취득도 87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6-04-09 12:00:03 김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