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주도(酒) 이지민의 우리술 이야기
대동여주도(酒) 이지민의 우리술 이야기 결혼의 계절 가을, 신혼부부에게 선물하기 좋은 술 결혼의 계절 가을이 올 때면 종종 '신혼부부에게 어떤 술을 선물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신혼'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달콤', '로맨틱', '스위트' 등이다. 이에 "양평의 농가에서 생산한 벌꿀로 만든 허니 와인은 어떠세요?" 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꿀로 만든 술이 있어요?" 하고 다들 놀란다. 북유럽에는 미드(Mead)라는 벌꿀 와인이 있다. 영화 '베오울프(Beowulf)'에서는 괴물을 처치하러 온 영웅 베오울프가 왕에게 "괴물도 처치하고 그 유명한 '미드'를 마시러 왔다" 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전투에서 승리한 뒤 승전을 자축하며 마신 술도 바로 이 '미드'다. 한 때 이 술은 유럽 전역에서 널리 음용되었으나 인구 증가에 따라 벌꿀 공급의 부족으로 귀해지게 된다. 그 뒤 상대적으로 저렴한 포도주가 그 뒤를 차지했다. 포도 재배가 힘든 북유럽 지역에서는 여전히 미드가 사랑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노르웨이에서는 신혼부부가 결혼 후 한달 동안 이 술을 마시는 독특한 관습이 있었다. 아이를 빨리 가지기 위해서였는데, 여기에서 꿀(Honey)과 한 달(Month, Moon)이라는 말이 합쳐서 허니문(Honeymoon) 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벌꿀로 만든 와인이 우리 나라에도 있다. 경기도 양평의 아이비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드는 허니비 와인(HONEY BEE WINE). 양조장 주변 곳곳에서 양봉 시설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곳에서 직접 벌을 키우고 있다. 여왕벌부터 일벌까지 수만 마리의 벌들이 매일 꿀을 생산해내고 있으며, 여기에서 채집한 꿀로 벌꿀 와인이 만들어 진다. 벌꿀 와인은 농가에서 생산된 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이 와인을 개발한 사람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대형 박사다. 2011년에 영농조합에 꿀 와인 개발 기술을 이전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꿀에 효모를 넣으면 당분이 알코올로 바뀔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는데, 꿀의 당분이 강해 발효가 쉽지 않았다고. 그래서 전통 제조 방식을 적용했다. 꿀로 밑술을 만들어 효모를 증식하고, 여기에 꿀과 물을 덧술하는 방식으로 제조에 성공했다. 그 결과 발효도 잘 되고 맛도 더욱 풍부해지는 1석 2조의 효과를 이룰 수 있었다. 맛뿐만 아니라 향도 업그레이드 했다. 말린 귤껍질을 활용해 약간의 쓴맛과 경쾌한 시트러스향을 더해 술에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허니비 와인은 끊임없이 맛과 품질을 개선한 결과 몽드셀렉션에서 2014년 은상, 2015년 금상을 받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허니비 와인의 주 재료는 아카시아꿀이며 여기에 잡화꿀을 일부 섞는다. 첨가제나 향신료를 넣지 않고 100% 벌꿀로 만들었다. 진한 아카시아 꿀 향기와 함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목 넘김도 부드러우며 알코올 도수는 8도로 여성들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함께하기 좋은 음식은 과일이나 꿀을 올려낸 크레페(얇은 팬케이크)나 상큼한 생크림 케이크, 팬에 구워낸 바나나 디저트를 추천한다. [!{IMG::20161013000080.jpg::C::480::와인병과벌집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