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택가격,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급변동 가능성 낮아"
최근 글로벌 주택가격이 지난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일각에서 주택가격 급락 및 이로 인한 금융불안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근래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강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국제종합팀이 22일 발표한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주택가격은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올 1분기 중 지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4분기의 98.7% 수준을 회복했다. 선진국의 경우 주택가격은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신흥국은 위기직후 큰 폭의 조정과정 없이 상승하고 있다. 이창기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최근 주택가격의 변동패턴을 보면 대다수 국가의 주택가격이 동반 상승했던 금융위기 이전과 달리 국가별로 다양한 변동 유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및 소득여건을 살피면 국내총생산(GDP)갭과 주택가격 순환변동치는 비교적 높은 동조성을 나타내고 있다. 1인당 실질소득 및 주택가격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이 과장은 "향후 세계경제가 개선흐름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기 및 소득여건은 각국 주택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주택여건에서 각국은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확대가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각종 금융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선진국은 다만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감소해왔고 신흥국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그간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주택가격의 상승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공급 여건을 봐도 지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주택시장은 위축됨에 따라 주택공급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국의 주택투자는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주택건축허가면적은 미국의 경우 지난 2011년 이후, EU는 2014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 과장은 "전세계 주택공급은 글로벌 경기 개선과 선행지표의 호조 등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요 대도시의 주택공급이 제약되면서 대도시와 기타 지역 간 주택가격 상승률 격차는 지속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밸류에이션갭을 추정하여 전세계 주택가격의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캐나다, 벨기에, 뉴질랜드 등은 기초경제여건을 반영한 적정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미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적정수준을 하회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글로벌 주택가격은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다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계의 원리금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국가의 주택시장 및 실물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일부 선진국은 주택가격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향후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에도 큰 폭으로 확대되어 온 만큼 주택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