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버즈 창사 이래 최대 실적] (下) "모든 서비스가 광고 플랫폼이 된다"
디지털 광고 대행사 와이즈버즈가 '광고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광고를 설계하는 기술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는 플랫폼 운영사가 직접 '메타나 구글과 같은 매체'로서 광고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수요를 포착하고, 이를 위한 자체 광고 사업 지원 솔루션인 '네스트 애즈 매니저(Nest Ads Manager·NAM)'를 개발했다. 와이즈버즈는 광고 솔루션 개발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메타·구글·네이버 등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의 최상위 파트너십을 토대로 쌓은 미디어 자원과 노하우를 통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 상반기 회사의 기술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1%, 영업이익은 6% 증가했다. ◆트래픽만 많고 수익 모델 없는 플랫폼 위한 솔루션 NAM은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의 광고 서버 및 운영 플랫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고객사가 광고 플랫폼을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준열 와이즈버즈 기술사업총괄상무(CSO)는 "전에는 하나투어에 롯데면세점이 광고를 싣고 싶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면서 "와이즈버즈가 특정 버티컬(산업 특화) 서비스의 광고 사업을 위해 선보인 솔루션을 통해 이제는 하나투어 자체 플랫폼에서 직접 광고를 송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스트'라는 이름에는 '어미새가 새끼새를 키워 독립시키듯, 각 플랫폼이 스스로 광고 매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 CSO는 "NAM을 통해 트래픽을 가진 모든 기업이 스스로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NAM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이 적용돼 광고 반응·수익률을 자동 분석, 최적의 광고를 송출한다. 핵심 기술은 비로그인 사용자 분석이다. 쿠키값과 시청 이력을 분석해 성별·연령을 97% 이상 정확도로 추론한다. 1만5000TPS(초당거래건수) 이상의 대용량 트래픽을 분산 처리하며, 어뷰징 탐지·중복 노출 방지 등 안정적인 품질 제어 기능도 내장됐다. 신 CSO는 "단순히 새로 고침을 반복하거나 배너가 절반 이상 보이지 않는 광고를 노출로 잡는 등의 부정행위를 방지해 광고 리포트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 고객사가 광고 성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잔여 광고 지면은 자동으로 외부 광고와 연동돼 수익을 놓치지 않는다. 광고 클릭 수 조작을 방지하는 '어뷰징 탐지' 기능과 50% 이상 노출 기준을 적용한 '정량 리포팅 시스템'은 광고 투명성을 보장한다. 고객사는 SDK만 설치하면 광고 지면을 바로 개방하고, 어드민(관리자) 계정에서 광고를 등록해 운영할 수 있다. 빠르면 2주 만에 광고 사업 시작이 가능하다. 신 CSO는 "광고 사업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은 많지만,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인력과 비용 부담이 크다"며 "우리 솔루션을 이용하면 개발자를 포함해 약 20명, 1년의 구축 기간이 필요한 일을 단 몇 주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경쟁사 대비 차별점도 뚜렷하다. 구글 애드 매니저처럼 범용형 솔루션이 아닌 매체 맞춤형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외부 광고만 받아 트래픽을 메우는 구조에서 벗어나, 매체 고유의 데이터로 직접 광고를 설계해 판매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공식 론칭한 NAM은 데일리샷, 사람인, 블라인드, 하나투어, 자소설닷컴, 레진코믹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광고 매체로 전환시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00만명이 넘는 대형 서비스사들도 NAM 도입을 검토 중이다. 특히 주류 플랫폼 데일리샷은 광고 매출 제로에서 월 7000만원 이상의 광고 매체로 성장했다. 신 CSO는 "TV 주류 광고는 밤 10시 이후에만 가능하고 효과 측정도 어려웠는데, 데일리샷은 성인 인증 플랫폼에서 실제 구매 데이터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신 CSO는 "광고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 서버 구축,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막대한 투자와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와이즈버즈는 NAM을 통해 트래픽 수익화와 개인화 광고를 실현한다. 이 솔루션은 자사의 애드 테크 기술력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고 부연했다. ◆"광고는 정보, 필요한 순간 발견하게 만드는 일" 와이즈버즈는 광고 집행 시 단순한 매체 구매를 넘어 광고주의 제품을 어떤 전략으로, 어떤 고객층에게, 어떤 소재로 게재해야 효과가 높은지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한다. 최호준 와이즈버즈 대표이사(CEO)는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순간 광고는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며 "보기 싫고, '왜 이게 나한테 왔지?'라는 생각이 드는 불쾌한 콘텐츠는 광고 본연의 의미를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즈버즈는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타겟팅과 최적화 작업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배달 플랫폼 '요기요' 광고를 서빙할 때도 배달 주문이 집중되는 퇴근 후부터 잠들기 직전 시간, 그리고 주말에 광고비가 가장 많이 사용되도록 '어느 매체에, 어느 시간에, 어떻게, 누구에게 보내줄 건지'를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최적화한다. 최 CEO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나게 해주는 게 광고의 일"이라며 "오로지 제품력에만 집중하는 근본주의를 잘 이뤄놓으면 정교한 애드 테크 기술로 우리가 만나야 할 제품과 서비스를 이어주는 기술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다음의 성장을 위해서는 광고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