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진화 "다른 DNA가 필요해"…금융+IT·유통·모바일
금융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부족한 DNA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유통, 모바일 등에서 수혈하기 시작했다. 사라지는 은행 점포 대신 유통업체와 손잡고 네트워크를 확보하는가 하면 포털, 통신사는 물론 글로벌 ICT 기업, 인공지능(AI) 연구소와도 서둘러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전일 미국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SCA)을 체결했다. 지난 4월부터 글로벌 ICT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신한금융과 아마존은 연내에 별도의 협의를 통해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 적용을 위한 로드맵 구상을 마치고 향후 3∼5년간의 적용 대상 및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아마존 클라우드 교육 과정을 통한 디지털 인재 양성과 해외진출법인의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2016년부터 북미지역 인터넷 뱅킹 웹사이트에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해 응답 속도 향상 및 비용 절감의 효과와 함께 사용자수의 증가 효과도 누리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략적 협력 계약은 통상적인 업무협약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방안이 있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지주사와 각 그룹사에 새로 만들었다. 앞으로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부문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은 CDO 협의회를 통해 이뤄진다. 인터넷전문은행 2호가 될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영업개시를 앞두고 롯데그룹과 손을 잡았다. 카카오뱅크의 금융데이터와 롯데멤버스의 유통 관련 빅데이터 간 분석 등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과 유통 결합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카카오뱅크와 롯데는 계좌기반 결제모형 공동 개발, 카카오뱅크의 금융데이터와 롯데멤버스의 유통 관련 빅데이터간 분석·결합을 통한 신상품 개발, 롯데피에스넷의 금융자동화기기(ATM)망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제휴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사는 계좌기반 결제모형 개발 후 롯데 유통채널에 적용해 금융생활과 소비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롯데백화점과 마트, 세븐일레븐 등 롯데 유통매장에 5000여 대의 금융자동화기기(ATM)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피에스넷의 망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이득이다. KB금융그룹은 카이스트(KAIST)와 함께 'KB-KAIST 금융AI연구센터'를 열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각종 디지털 혁신 기술 관련 과제를 연구해 즉각적으로 실무에 적용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또 채용을 통한 우수 인력 확보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KB금융과 카이스트는 고객관리, 상품관리, 신용평가 영역을 우선 연구 분야로 설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상호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했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지난해 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신성장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앞으로 네이버의 AI 기술과 미래에셋의 금융 콘텐츠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며,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 영역에서 공동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디지털금융 사업 공동진출, 금융 분야와 관련된 AI 공동연구,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공동발굴과 투자 등이 포함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와 국내외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금융과 관련된 AI공동연구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합작해 설립한 '핀크(Finnq)'는 조만간 첫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핀크는 통신과 금융 역량이 결합된 새로운 생활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