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은 혼자 보낼래요...유통업계 '혼설족'겨냥 다양한 상품 '봇물'
올해 설 대목을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혼설족'을 겨냥하고 나섰다. 혼설족은 '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들'을 뜻한다. 특히 편의점 업계 4사가 적극적이다. 3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이마트24·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업체들이 혼설족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성비뿐만 아니라 간편하면서도 푸짐하게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이마트24는 갑진년 설날을 맞아 '값진명절도시락'을 판매한다. 값진명절도시락(7900원)은 명절 음식인 잡채, 돼지고기구이, 전 3종(해물완자, 오색모둠전, 김치전), 도라지볶음, 고사리볶음, 시금치무침, 볶음김치 등 9가지 반찬으로 푸짐하게 구성됐다. 특히, 이번 명절도시락은 집에서 바로 만들어 먹는 것과 같은 맛을 구현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밥과 반찬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CU도 혼자서 다양한 명절 음식을 간편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날 궁중식 소불고기 도시락(7200원)'을 출시한다. CU는 편의점 간편식의 주 소비층인 1인가구의 증가세와 더불어 지속되는 고물가 속 외식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올해 설에도 명절 간편식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에 맞춰 CU는 이번 설에도 1인 가구 고객들이 쉽고 간편하게 다양한 명절 음식들을 즐기며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설날 궁중식 소불고기 도시락'을 내놓는다. 명절 대표 음식인 소불고기를 메인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정식 도시락으로, 자작한 국물을 밥과 함께 비벼 먹기 좋은 궁중식 소불고기를 담아 달짝지근한 양념과 깊고 진한 육수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더덕 무침, 고사리나물 등 삼색 나물 반찬까지 제대로 된 한끼를 완성했다. 세븐일레븐은 MZ 혼설족을 겨냥했다. 주현영 명절 도시락 2종 '청룡해만찬도시락'과 '청룡해모둠전&김치제육'을 출시한다. '청룡해만찬도시락'은 가정식 소불고기와 너비아니를 메인으로 명절에 많이 먹는 전과 나물로 구성한 도시락이다. 흑미밥에 소불고기, 너비아니와 함께 계란말이, 어묵볶음,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등 나물과 오미산적, 부추&김치전, 두부전을 구성해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자사 도시락 홍보 모델인 'MZ의 아이콘' 주현영의 단아한 한복차림 이미지를 명절 도시락 패키지에 적용했다. 이은아 세븐일레븐 푸드팀 MD는 "최근 나 홀로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연휴 기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고객이 계속 늘고 있다"며 "도시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GS25는 명절 대표 메뉴인 소불고기, 잡채, 모둠전, 나물, 명태회 등 9찬으로 구성한 '새해복많이받으세용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 메뉴는 3개월 넘는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한 제품으로 가격은 7000원대다. GS25는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며 명절 도시락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하는 추세를 고려해 명절 음식으로 구성한 도시락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한 설날 도시락은 연휴 기간 내내 도시락 부문 매출 1위를 유지하는 등 특수를 누렸다. hy도 온라인 몰 '프레딧(Fredit)'에서 혼설족을 겨냥한 간편식 라인업을 내놨다. 대표 제품은 '잇츠온 국탕류 선물세트', '잇츠온 사골떡만둣국' 세트 등이다. 편의점 업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통업계도 혼설족에 집중한다. 설 기간 내 이색 아르바이트가 등장하는 등의 마케팅도 눈에 띈다.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는 연휴 기간 집과 인근 동네에서 시간을 보낼 이용자들을 위한 '설 연휴 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 실제 근로가 아닌 체험 이벤트로 기획된 이 아르바이트는 지원자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해 드라마·영화를 보거나 동네 식당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으며 집을 지키는 게 주된 업무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이들에게는 당근머니 30만원과 배달의민족 상품권, 티빙 이용권이 지급된다. 이후 SNS에 '업무 일지'를 사진과 함께 업로드하면 된다. 모집인원은 15명이다. 알바천국이 최근 성인남녀 2667명을 대상으로 이번 설날 계획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단기근로'(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응답한 인원은 54%였다.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 때보다 응답자가 15.2% 포인트 늘어났다. 명절에는 선물 포장이나 전 부치기, 벌초 등 다양한 일거리가 생겨난다는 것도 눈길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