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코인 상폐…코인빗, 늦은밤 기습 상폐·유의종목 결정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의 상장폐지 행렬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내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빗은 오후 늦은 시각에 보유 종목 중 절반이 넘는 36개 종목의 상장폐지와 투자유의종목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에 일부 가상화폐 종목은 80%까지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거래소 중 거래대금 3위(4541억원, 오후 1시30분 기준) 코인빗은 지난 15일 오후 10시경 기습적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를 발표했다. 코인빗은 내부 거래지원 심사 기준에 따라 렉스, 이오, 판테온, 유피, 덱스, 프로토, 덱스터, 넥스트 등 8종 가상자산의 거래지원 종료를 안내했다. 또 메트로로드, 서베이블록, 라온 등 총 28종의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유의종목 지정을 공지했다. 지난주 업비트의 기습 공지에 이어 또 다시 국내거래소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투자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명단에 포함된 일부 코인들은 반나절 만에 최대 85%의 급락세를 보였다. 각 가상화폐별로 프로토는 이날 오후1시30분 기준 2.23원에 거래되면서 발표 직전 가격보다 85.71% 가량 하락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외에도 같은 시각 넥스트, 판테온, 유피 등도 80% 이상 하락했으며, 덱스, 덱스터, 렉스, 이오도 각각 74.34%, 62.15%, 55.8%, 22.7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코인빗 이용자들이 "하루만에 0원이 됐다", "욕 밖에 안나온다"며 허탈한 심정을 공유했다. 이번 코인빗의 결정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거래소 등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매매·교환을 중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자체적으로 상장시킨 코인이 시세조작이나 자전거래 등 불법 행위에 연관될 수 있다는 취지로 금지했다는 분석이다. 코인빗이 전날 발표한 상장폐지 명단에 포함된 판테온, 덱스, 덱스터, 넥스트 등도 코인빗 운영사와 연관된 코인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체 발행 코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가 있을 때 가격 유지 등 생태계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지만, 국내에서 자체 코인을 발행한 거래소들은 이를 충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국내 거래소들이 이같은 자체 발행 코인의 상장폐지를 갑작스럽게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인빗 측은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인빗 관계자는 "ISMS 인증을 획득뿐 아니라 금감원의 현장 컨설팅도 빠르게 신청할 만큼 당국과의 협조를 최우선적으로 여기고 있다"며 "거래지원 종료된 가상화폐의 해외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