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경영'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전기차 시장서 '퍼스트 무버'…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본격화
정의선 회장이 '올해의 비저너리'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제시한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전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를 강조해온 정의선 회장의 전략은 시간이 흐른 뒤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 등의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정의선 회장 '결단'…최고 권위 글로벌 올해의 차 잇단 수상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탄생하기까지 회사 내부에서는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전용 플랫폼 개발여부를 놓고 시간과 비용,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불확실성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이같은 논란에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아이오닉 5와 EV6를 탄생시켰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그룹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역설했다. 전용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을 당시 정의선 회장은 결단을 내렸고, 주요 단계 때마다 직접 점검했다. 특히 타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과 18분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경쟁 업체들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적용을 주저했던 고사양 장치를 E-GMP에 대거 탑재했다. 급속·초급속 등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Integrated Drive Axle)', 4WD와 2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해 효율적인 운전을 돕는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EV Transmission Disconnector; 동력 분리장치)' 등도 세계 최초로 개발 적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 5와 EV6는 출시와 함께 세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오닉 5는 13일(현지시간) '2022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ECOTY)'를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와 함께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다. 아이오닉 5는 '세계 올해의 차' 3개 부문 수상과 함께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등을 차지했다.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서 판매 질주 현대차그룹은 아이오 5 와 EV6 등의 인기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질주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5만2719대를 판매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 '톱5'권에 진입했다. 올해는 전용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큰 폭의 증가세가 확실시된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6801대로 지난해 동기 4만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국내에서 2만2768대가 판매돼 155%, 해외에서 5만4033대가 판매돼 52% 각각 신장했다. 전기차에 특히 관심이 높은 유럽에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유럽 전기차 전문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 1분기 유럽 14개국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를 제치고 폴스크바겐과 스탤란티스에 이어 판매순위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EV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올해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전기차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eM' 플랫폼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적용한다. 현재 개별 전기차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EV 라인업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딜리버리(Delivery, 배달·배송)와 카헤일링(Car Hailing, 차량호출) 등 B2B(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및 제어기 OTA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소비자는 차량 구매 후 지속적인 무선 차량 업데이트로 늘 새로운 차를 타는 듯한 경험과 커넥티드 카에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완성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현재보다 한층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과 통합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춰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기아 EV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