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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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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송천 정하건, 팔순 기념 개인전 개최

서예가 송천 정하건이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한국미술관에서 산수(팔순)기념 개인전 '송천 정하건 산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송천 정하건의 여섯 번째 전시로 지난 고희전에 이어 10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송천 정하건은 서예계에서는 드물게 팔순의 고령에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행서, 해서, 전서 등 원숙한 서예관이 깃든 다양한 서체의 작품 1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문과 한글작품은 물론 국한문 혼용체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준비됐다. 우리나라 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노산 이은상의 '조국강산'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약 2700여 자에 이르는 대작으로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밖에도 '호현낙선' '좌금우서' '지고지순' 등 송천 정하건의 다양한 최신작을 만날 수 있다. 송천 정하건은 우리나라 전통 서예의 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원로 서예가다. 웅강한 육조체를 기본으로 예서, 해서, 전서 등 모든 서체를 두루 섭렵한 대가다. 추사 이래 최고의 서예가로 꼽히는 검여 유희강으로부터 한문 서예를 사사 받고 갈물 이철경에게 한글 서예를 배웠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최고상인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2회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1981년에는 국전 추천작가가 됐다. 정하건은 이번 전시를 맞아 "서예 인생에 있어 스퍼트 지점이 75세라고 생각한다"며 "10년 후에 90세가 되는데 그때는 전각 작품을 100여점 내보이고 싶다.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100세전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2014-10-28 18:01:04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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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살리는 사람 '농부'…'생명 존중' 고집한 농부들의 이야기

◆살리는 사람 농부 김성희/한살림 "원래 제초제는 안 쳤고, 이화명충이나 매미충약도 끊었더니 첫해에는 반이나 거뒀나? 그 다음해에는 조금 낫고, 한 삼 년 동안은 제대로 소출이 없었어요. 농사 지은 쌀도 어디 따로 낼 데가 없으니까 그냥 정부수매에 일반 쌀과 섞어서 낼 수밖에 없었고…." 당시만 해도 유기농을 실천하는 일은 단순히 줄어드는 소출을 감내하는 것만이 아니라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갖은 협박과 회유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저자는 어떤 보상도 없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던 상황에서도 무농약 농사를 지으며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던 사람들, 또 같은 마음으로 가축을 기르고 소금을 만들어 낸 한살림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농부들은 대개 한살림 초창기부터 생명농업을 일궈온 사람들이다. 제초제를 뿌리지 못해 늘 소출이 적었던 상주의 어느 농부의 중학생 아들은 "반만 농약을 쳐 생활비를 벌고 반은 아버지 고집대로 농약을 안치면 어떻겠는냐"고 권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말 못하는 가축도 생명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깐깐한 축산 원칙을 지켜온 한 농부는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으면 우리 땅이 견뎌낼 재간이 없다"고 걱정했다. 하나같이 시장의 셈법과는 다른 마음 씀씀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저자와 사진작가는 밭에서 농부를 만났다. 같이 밭에 들어가 바지를 걷어 올리고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온종일 그들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 표정까지 담아내려고 애썼다. 저자는 "생명이 있는 것 들을 가여워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엿보여 마음이 설레였다"고 말했다. 책은 거래관계를 넘어 살아가는 있는 모습 그대로 먹거리를 기르고 나누며 우리 사회를 조금씩 바꿔온 농부들의 간절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014-10-28 17:34:23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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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사랑과 상처,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 '기억해줘'

◆기억해줘 임경선/예담 단편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로 20∼30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임경선이 깊고 내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장편소설 '기억해줘'는 사랑과 상처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임경선이라는 작가의 청소년기 시절과 그간의 연애 그리고 모성의 경험에 이르기까지 그 모두가 녹아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해인이 연인과 이별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은 자연스럽게 미국 고등학교 시절로 건너뛰어 한없이 여리고 서툰 열일곱 소년과 소녀를 보여준다. 한국인이 딱 한 명 있는 미국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해인은 그곳에서 운명처럼 안나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안나는 보편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 동양인이 거의 없는 미국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일상은 해인의 등장으로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일련의 소문에 휩쓸리면서 상처를 입고 그렇게 미국에서의 청소년기를 마무리한다. 성인이 돼 다시 만난 두 사람 각자의 상처를 끌어안은 채 여전히 내면에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를 품고 있었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간의 오해를 푼 두 사람은 그제야 어른이 되고 진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세계로 한발 내딛는다. 해인과 안나의 두 엄마는 소설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혜진'과 '정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여자로서 사랑을 추구하는 방식이 어떻게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더없이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인간관계와 사랑의 여러 유형을 본다. 해인과 안나 뒤에는 그들의 현재를 만든 엄마, 혜진과 정인이 있다. 엄마들은 자식들의 지금이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는 사랑일까.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일 뿐 사람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또 다른 이에게 전하고 만다. 인간은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우리는 안다.

2014-10-28 17:33:13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