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전망 암울'… 中 진출 한국 기업들, 고전한다
산업硏, 대한상의등과 현지 진출 中企 포함 406社 실태조사 작년 매출 감소 58.6% vs 증가 14.5%…62.1%는 이익 감소 수요 부진, 경쟁 심화, 코로나19 장애, 수출 감소등 악영향 탓 대부분 가동률 낮고 사업 전망 '암울'…장기 '철수' 답변 늘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 터를 잡고 있는 중소기업 등 한국의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몸집도 작아지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등 기업들 경영환경이 대부분 악화되면서다. 특히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앞으로 중국의 내부 환경이 더 나빠지고, 중장기적으론 더욱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거나 추가 투자, 확장 등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같은 내용은 산업연구원이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 406곳을 대상으로 2021년과 2022년의 경영 환경에 대해 조사, 비교·분석한 자료에서 나왔다. 응답기업의 91%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들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예상)이 '감소'(감소+크게 감소)했다는 기업은 절반이 넘는 58.6%였다. 이는 2021년(2020년 대비) 당시 '감소'했다는 비율(45.1%)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매출이 '증가'(증가+크게 증가)했다는 답변은 14.5%에 그쳤다. 2021년의 경우도 매출 '증가'(27.3%)는 '감소'(45.1%)보다 크게 낮았다. 2022년 영업이익이 '감소'(예상)했다는 응답도 62.1%로 '증가'(〃)했다는 답변(11.5%)보다 월등히 많았다. 26.4%는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도의 경우 '감소' 51.9%, '증가' 21%, '비슷' 27.1%였다.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하락한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다. 매출이 감소한 주요 원인(1순위)으로는 ▲현지 수요 부진 ▲현지 경쟁 심화 ▲코로나19 장애 ▲수출 수요 부진 등의 순이었다. 산업연구원 사공목 연구위원은 "중국진출기업이 인지하는 2022년 중국 내 경영환경은 '제로코로나정책'으로 인한 봉쇄조치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 내 경기위축 등의 이유로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2022년 상반기부터 지속돼 온 중국정부의 봉쇄조치와 20차 당대회로 인한 긴장감 등 중국 내 요인과 글로벌 경기둔화라는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향후 전망이 '긍정'보다 '부정'이 더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동률의 경우 '80% 이상'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13.8%에 그쳤다. '60~80%'는 34.2%, '40~60%'는 36% 등으로 가동률이 대부분 낮은 모습이다. 제조업의 경우 '80% 이상' 가동률은 12.4%로 더욱 떨어졌다. 코로나19, 미국과 중국간 분쟁 등이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2~3년 중국내 사업 전망에 대해선 '현상 유지'가 67%로 가장 높은 가운데 '축소'(21.4%)가 '확대'(7.9%)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5년 이후의 전망에 대해 '철수를 고려한다'는 답변은 2.7%에서 9.6%로 크게 증가했다. 중국내 '생산비용 상승'(38.3%), '경쟁 심화'(22.3%)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미·중 분쟁'(16%), '승계곤란'(10.6%) 등도 적지 않았다. 아울러 중국의 대내환경 변화에 대해 '악화'(급격 악화 포함)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 비중은 79.3%로 2020년 조사 당시(58.6%)보다 크게 증가했다. 악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내환경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중국정부 정책(24%) ▲수요시장 변화(21%) ▲생산비용 상승(21%) 등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진출기업의 공급망은 한·중 간 독립된 구조적 특징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정부 간 협의채널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규제 등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 정책협의 채널을 통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또한, 향후 중기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신규 대중국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구조조정기엔 이에 대한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