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발굴부터 정착까지"…금융권, 청년창업가 미래 키운다
# 지난해 5월 설립된 '지오라인(GeoLine)'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이동형 전기자동차 충전기 개발업체다. 이 회사는 특허를 바탕으로 서비스 개시를 준비해왔지만 사용전력에 대한 과금과 결제 등 금융부문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노하우 부족으로 상용화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때 한줄기 빛이 되어 준 곳은 바로 KB금융그룹의 스타터스 밸리다. 사무실부터 사업 홍보와 결제 관련 멘토링까지 가능성 하나만 믿고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청년 창업가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 기존의 금융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정착하기까지 원스톱으로 돕는 형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멘토 역할부터 사무실 대여, 직·간접 투자까지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발맞춰 핀테크 등 스타트업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 멘토역할부터 직·간접 투자까지…"벤처 생태계 활성화 지원" KB금융은 핀테크 스타트업 집중육성 프로젝트인 'KB 스타터 밸리(Starters Valley)'를 내놨다. 이는 지난 3월 출범한 KB핀테크 허브센터의 핀테크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와 전계열사의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결합한 프로젝트다. 이곳에서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두루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입주공간과 투자연계, 멘토링, 제휴 사업 추진 등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앞서 소개된 '지오라인(GeoLine)' 역시 KB의 지원을 받게 되는 회사다. KB는 국민은행 명동본점 별관에 위치한 'KB스타터 밸리 연구공간' 첫 입주사로 '지오라인'을 결정했다. 또 KB핀테크HUB센터와 KB카드의 전문인력이 결제와 관련된 멘토링을 통해 IOT와 금융을 결합한 친환경 핀테크 사업을 구현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B는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한 매칭투자 프로그램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매칭투자 프로그램은 초기자금이 필요한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유망 업체를 발굴, 오픈트레이드의 크라우드펀딩 기회를 제공하는 형태다. 목표자금 유치 성공시, KB투자증권의 매칭투자를 통해 일정 금액의 투자금을 추가로 지원한다. 참여 스타트업들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단순 자금 유치 효과 외에 체계적 사업 홍보효과와 집단지성을 통한 사업성 검증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고 KB금융은 기대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10일까지 복합사무공간 '우리핀테크나눔터'에 입주할 1인 창업자를 모집한다. 핀테크 분야 예비 또는 초기 창업자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나눔터는 사무실과 세미나룸, 회의실, 미팅룸을 갖추고 있다. 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와 제휴해 입주자 모집 등 원활한 창업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최종 선정된 1인 창업자는 10월 1일부터 사무공간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 관계자는 "은행별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1인 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준비하게 됐다"면서 "우리은행의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명인 늘품터, 나눔터처럼 한국형 핀테크 정착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며, 앞으로도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창조경제 정책 발맞춰…"실질적 지원 강화" 하나금융그룹도 창조경제 활성화에 적극 지원키로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창조경제 활성화와 청년(예비)창업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특화산업육성을 통한 지역의 인재와 우수 벤처기업을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을 강구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벤처기업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초기창업자를 선별해 집중육성하는 곳도 있다. KDB산업은행이 지원하는 글로벌 지향형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데모데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엑셀러레이터란 초기창업자를 선별해 3개월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집중 보육하는 기관으로 교육과 멘토링을 포함해 창업을 지원한다. 그간 산은은 초기창업자와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해외투자자 등이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벤처기업육성 행사를 지속적인 개최해왔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탐앤탐스와 손을 잡고 청년 기업가를 위한 'KDB 스타트업 카페'도 개장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탐앤탐스 매장에 20여평 규모로 문을 연 스타트업 카페는 15곳의 예비 스타트업 팀에 창업 준비 공간과 시제품 제작지원 등 창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산은은 청년 창업자들이 투자자, 멘토와 만날 수 있는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김수재 산업은행 부행장은 "KDB산업은행은 창조경제라는 큰 밑그림 아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 기업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후원자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아란 기자@alive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