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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통합 미래에셋대우 공식 출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29일 합병과정을 마무리하고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확정된 지 1년만에 정식 합병법인이 출범하는 것. 30일(금) 합병등기를 마무리하면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등 금융투자회사로 출발하게 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자산 220조원, 자산규모는 62조5000억원, 자기자본 6조6000억원으로 독보적인 국내 최대 증권사로 출범하게 됐다. 이 규모는 국내 금융투자업을 뛰어넘어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에서도 5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국내와 해외거점 또한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돼 향후 초대형 글로벌IB로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갖췄다는 분석이다.(국내거점 168개, 해외거점 14개) 미래에셋대우 김대환 창업추진단장은 "지난 1년간의 통합 작업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의 새로운 주식을 구 미래에셋증권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에 따라 2017년 1월 19일 교부하게 되며, 상장은 1월 20일이다.

2016-12-29 14:18:28 김문호 기자
불안한 한국경제...기업들 현금확보 비상

코시 마타이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 부단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에서 "10월에 내놓은 내년 3% 성장 전망은 2분기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것으로, 3분기와 4분기를 볼 때 내년에 3% 성장을 달성할 것 같지 않다"며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 수출 주도 성장에 의존하는 개방형 경제"라며 "2018년 3%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글로벌 교역이 더디게 회복하는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2%대 성장률은 80년(-1.5%)과 98년(-6.9%)을 제외하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벼랑끝 한국경제의 현주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 경제, 사회, 기업, 가계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97년 IMF 외환위기 때와 판박이 처럼 닮아 있다는 지적이다. 빚에 쪼들린 기업들은 재무 건정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채는 웃돈을 주고 빌리기도 힘들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후 해외 시장에서 자금 빌리기도 여의치 않다. 보유하고 있던 건물 및 토지, 심지어 생산기계까지 파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타법인 출자지분 처분은 기본. 알토란 같은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사례도 흔하다. ◆위기의 한국경제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회사채 만기는 올해 보다 3조원 늘어난 43조원 가량이다. 이는 공사채, 은행채, 여전채 등 전체 크레딧 만기 225조원의 19.11% 규모다. 눈여겨 볼 대목은 취약기업으로 분류하는 A급 회사채 만기가 10조 8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보다 41.0%나 늘어난 금액이다. BBB급 이하 회사채도 올해보다 0.1% 늘어난 3조 1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상대적으로 우량 등급에 속한 AA급 이상 회사채 만기는 23조7000억원이다. 올해 만기액보다 6.9%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제때 자금을 조달하거나 빚을 갚을 지는 의문이다. 노무라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규정하고 "한국 등 다수 아시아 신흥국들의 정책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워 앞으로 금리 인상의 동조화 압력이 금융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위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부채부담의 완화와 생산성 향상 등 개혁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신용 증가에 따른 비효율적 자원 배분과 낮은 생산성을 성장률의 정체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들도 걱정이 앞선다. 회사채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회사채 가산금리(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가 오르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웃돈을 주고 돈을 빌려쓸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주춤하고 있는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회사채 투자심리도 악화할 수 있다. 문제 기업들은 차환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 문창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작년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으로 사업재편에 따른 신용도의 리밸런싱(재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자지분 팔아 재무구조 개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상장사 중 4분기 들어 '타법인주식 및출자증권처분결정' 공시를 낸 곳은 모두 25곳에 달했다. 대우조선은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설계 자회사인 디섹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이 보유한 디섹 지분 전량인 70%를 약 7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디섹의 원활한 독자 운영과 매각에 따른 기존 고객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우조선의 설계 관련 프로그램과 데이터 등을 지속해서 제공하는 서비스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이를 통해 매각대금 외에 서비스 제공에 따른 사용료 약 124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고 대우조선은 설명했다. 동국제강도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페럼인프라 주식 1200만주를 300억원에 처분 했다. 두산엔진은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회사 두산밥캣 주식 126만9430주를 처분 했다. LS네트웍스는 자회사 스케쳐스코리아의 지분 전량(10만주)을 342억8750만원에 처분했다. LS네트웍스는 "주식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토지·건물 등을 처분해 목돈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코오롱머티리얼, 하이트진로, GS리테일 계열의 코크렙지스퀘어 등이 유형자산을 처분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보유 주식이나 토지ㆍ건물 등을 팔아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제 불안 등으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몇몇 경기 부진업종 기업들은 자금조달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되자 마지막 수단으로 돈되는 자산을 팔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보여진다. 국내 한 상장자 재무담당 임언은 "미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증시나 크레딧 시장에서 자금을 융통하기도 쉽지 않아 기업들이 우선 불요불급한 자산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2016-12-29 14:17:40 김문호 기자
한국증권금융꿈나눔재단 '꿈나눔카페 3호점'오픈

한국증권금융꿈나눔재단은 용강노인복지관(서울 마포구 소재)에서 '꿈나눔카페 3호점' 개점식을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꿈나눔카페'는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더불어 안정된 노후 소득 창출 효과와 소통 및 쉼터 공간 마련을 위하여 사회복지기관 내 카페 개점을 후원하는 꿈나눔재단 중점 사업의 일환으로, 강남노인종합복지관(강남구), 서울노인복지센터(종로구)에 이어 세 번째로 개점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카페이다. 앞서 개점한 두 곳 모두 기존 활용도가 낮은 공간을 리모델링한 이후 매일 100여분의 어르신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복합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용강노인복지관은 저소득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꿈나눔카페에서 일할 6명의 바리스타를 교육하고 카페운영을 시작하게 되며, 판매 수익금은 카페 운영과 어르신들의 지속적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정지원 이사장은 "꿈나눔카페가 어르신들께 지속 가능한 일자리창출과 함께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여 삶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꿈나눔카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복지관과 협력해 더 많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의 발판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꿈나눔재단은 26일 강서구 노인 생활 시설인 '쟌주강의 집'에 대한 노후시설 공사 후원에 이어 새해 초에는 한국증권금융 '신입사원들과 함께 하는 연탄나눔봉사' 활동을 통해 꾸준한 이웃사랑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다.

2016-12-29 10:28:37 김문호 기자
<인사>한국증권금융

■한국증권금융 ◇ 상무 전보 ▲ 김경섭(영업본부장) ◇ 상무보 승진 ▲ 홍인기(신탁본부장) ▲ 배진호(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 부서장 승진 ▲ 박준호(수탁부문장) ▲ 박정규(총무부문 수석조사역) ▲ 임판주(광주지점장) ▲ 김선봉(경영관리부문장) ▲ 김희문(기획부문장) ◇ 부서장 전보 ▲ 이동성(감사실장) ▲ 노성규(신탁부문장) ▲ 박상묵(자금부문장) ▲ 강종규(대구지점장) ▲ 조동희(리스크관리실장) ▲ 이영찬(증권중개부문장) ▲ 정현종(강남지점장) ▲ 이창환(총무부문장) ▲ 김창식(자본시장부문장) ▲ 임경우(준법지원부문장) ◇ 팀장 승진 ▲ 서태길(법인영업팀장) ▲ 박찬홍(전략기획팀장) ▲ 김형만(우리사주운영팀장) ▲ 이종화(여신심사팀장) ▲ 류정호(투자전략팀장) ▲ 정대섭(업무협력팀장) ◇ 팀장 전보 ▲ 이재권(증권서비스팀장) ▲ 김만진(수탁기획팀장) ▲ 이원정(시장전략팀장) ▲ 표광현(회사채관리팀장) ▲ 나경우(IT금융팀장) ▲ 양정신(재산관리팀장) ▲ 유정수(IT지원팀장) ▲ 조경희(우리사주금융팀장) ▲ 조종광(금융투자서비스팀장) ▲ 김귀황(채권운용팀장) ▲ 홍순길(인사팀장) ▲ 정상조(신성장기획팀장) ◇ 3급 승진 ▲ 강현식(부산지점 부지점장) ▲ 박정희(총무부문 부부장) ▲ 강형규(IT부문 부부장)▲ 정지현(총무부문 부부장) ▲ 장승범(기획부문 부부장) ▲ 이화수(연기금사무국 부부장)

2016-12-29 09:56:59 김문호 기자
기사사진
삼성 합병 벼랑 끝으로, "투기자본 빗장 풀리면 제2,3의 엘리엇 온다"

#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본다. 2006년 이맘때쯤 출간된 '매직램프' 라는 책이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이종환(당시 마이에셋자산운용 부회장)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적대적 인수합병(M&A) 얘기를 소설의 무대에 옮겨놓은 것이다. 잠시 소설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배경은 2008년 한국. 미국계 헤지펀드 오디세이는 매년 고수익이 예상되는 1~2건의 큰 투자사업을 벌인다. 돈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창업주 오웬의 마음을 설레게 한 곳은 한국. 그는 월가 출신 박지수를 영입한다. 한국의 우량기업 두 군데를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우라는 지시를 한다. 암호명은 '매직램프'. 그리고 자동차 부품회사인 세진기업과 코스닥의 떠오르는 별 마이티솔루션이 오디세이의 절대수익을 위한 먹잇감이 된다. 오디세이는 지분을 사들이면서 조금씩 헤지펀드의 본성을 드러낸다. 두 곳의 사냥법은 달랐다. 오너의 평이 나빴던 세진을 보자. 지분을 충분히 모은 뒤 대주주를 압박했다. 주가조작 의혹을 피하려고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투자자들은 세진과 오디세이가 한판 붙는다며 떠들썩했다. 승자는 세진 경영진이었다. 그러나 오디세이는 싸울 생각이 없었다. 주총을 통해 주주들의 뜻을 따르고, 주식을 팔 명분을 쌓은 것이다. 오웬은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한국을 유유히 떠난다. 한국 자본시장과 재계가 거센 홍수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둑과 같다. '매직램프'라는 소설 속 얘기가 아니다. 현실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칼끝이 삼성 등 기업들로 향하면서 '탐욕의 약탈자'로 불리는 벌처펀드가 한국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라는 명분으로 활개를 칠 무대를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부유출을 막을 백기사도 더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 기금 운용이 '배임'의 덫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관들이 선뜻 제 목소리를 낼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머지않아 제2, 3의 론스타, 소버린이 무혈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 위기에 '행동주의 헤지펀드' 웃고 있다 "2003년 4월 영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 SK㈜ 지분 14.99%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다. 당시 소버린 측은 SK그룹에 대한 경영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소버린자산운용은 이후 2년 3개월 동안 경영투명성 제고 등을 내세워 SK그룹을 상대로 최태원 회장 퇴진 등 경영진 교체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청산 등을 요구했다. 1조원 가까이 투입해 방어전에 나선 SK를 소버린이 차지하진 못했다. 하지만 소버린은 지분 14.99%를 주당 5만2700원에 팔아 7559억원을 챙겼다. 배당금과 환율 변동 등에 따른 차익까지 감안하면 1조원 안팎이다." "KT&G 역시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이 됐었다.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은 스틸파트너스와 손잡고 2006년 KT&G 주식 6.59%를 사들였다. 이후 이사회에서 자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개입을 시도하다 주식을 매각해 1500억원을 벌었다." 한국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한 경보등이 켜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수사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손을 들어 준 국민연금 측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칫 결과론만 갖고 '적정한 투자판단'까지 배임죄로 옭아매려는 기류가 가속화된다면 장기적인 경영(투자)판단은 물론, '기업가 정신'조차 옥죄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기관들이 기업 합병·분할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난 정량적 숫자만 갖고 판단하고, 몸을 사린다면 국내 자본시장은 과거처럼 '해외 투기 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관계자들은 자본시장의 근간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한 기관투자가는 "시장에서는 삼성의 미래 가치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여기에는 2003년 소버린 사태의 악몽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외국계 헤지펀드가 내세운 명분(지배구조 개선·주주 이익)이 과연 실질적으로 이행되고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소액주주들이 찬성에 표를 던진 것도 외국계 자본이 한국경제나 주주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여론도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한국경제를 이끄는 글로벌 기업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놔둬서는 않된다는 논리였다. 심각한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영권 방어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썩은 시체까지 파먹는 '맹금류(vulture)'에 비유하는 '벌처펀드'인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국채를 매입한 뒤 매도공세를 펴면서 아르헨티나를 디폴트 위기까지 몰고 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장에서는 소버린 판박이가 될 것을 우려했다. 국내 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배임의 덫에 걸린다면 국내 기관들이 기업 인수·합병이나, 분할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거나 훼손할 수 있다"면서 "정략적인 잣대가 있고, 정성적으로 평가할 부문이 있는데 이를 무시한다면 한국 자본시장의 근간이 송두리째 뽑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임으로 간다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요구하는 '스튜어드십(stewardship) 코드'의 본질이 훼손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기관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해진 '코드'만 갖고 판단의 잣대를 댈 것이며,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고 정성적인 면이나 주관적인 판단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수치와 정해진 코드에 의존하는 투자와 판단는 결국 소액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 자본시장, 또 다시 투기자본의 'ATM'으로 전락하나 "어느 가게에서 50달러짜리 예쁜 인형을 팔고 있다. 그런데 인형을 사면 100달러짜리 금반지를 선물로 준다. 인형만 사면 무조건 50달러를 번다. 이런 이상한 일이 실제 증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미스터리를 '모(母)회사의 퍼즐(parent company puzzle)'이라고 부르자."(미국 캘리포니아대 브래드퍼드 코넬(금융학) 교수 2000년 '모회사의 퍼즐'논문)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투기 펀드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로 '모회사의 퍼즐'에서 원인을 찾는 이가 있다. 먹을 게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이유로는 제도적으로 경영권 방어 장치가 취약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소유 분산을 권장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지만,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 황금주 등 선진국이 보유한 경영권 방어 장치들이 취약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글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CEO 등이 시장에 공개하지 않은 클래스B 주식의 92.5%(2014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구글 의결권의 60.1%를 행사한다. 또 정치권에서는 '주주 행동주의'에 힘을 실어줄 법안을 추진 중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주주 행동주의가 내년 키워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한 관계자는 "특검의 국민연금 처리 과정을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 관련 새 제도의 잇따른 시행을 계기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을 먹잇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기업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김예구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되고 기업들이 현금유보를 늘리는 상황에서 투자수익을 높이는 데 한계를 느낀 투자자들은 행동주의 투자 전략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이에 대응해 지배구조, 사업 전략의 취약성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12-29 07:22:04 김문호 기자
국민연금에 대한 특검의 배임죄 칼날에 여의도 자본시장 '멘붕'

자본시장의 요람인 여의도 금융가에 한겨울 한파가 불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의혹을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국민연금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이 '배임'의 덫에 걸린다면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자산운영업계에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자산운용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주요 주주였던 엘리엇이 반발하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반대 권고가 이어졌지만 자산운용사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그룹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신운용이 당시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은 약 466만주로 지분율은 2.85%였다. 나머지 운용사들의 삼성물산 지분은 대체로 10만∼20만주(지분율 0.1% 안팎)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합병 찬성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많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도마위에 올랐다. 제윤경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부 반대를 꺽고 합병을 무리하게 찬성했다가 펀드 투자자들에게 수 백 억원대의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말이 안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운용사들이 바보는 아니다.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 없다는 것. 지난해 11월 중국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불리는 청쿵인프라스트럭처(CKI)와 파워에셋 홀딩스의 합병무산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됐다면 더 큰 손해를 볼수도 있었다고 분석한다. 노키아의 부가가치 창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수출액은 한국 수출의 25%(2013년), 부가가치 창출액은 국내총생산의 4.8%(2014년)에 이른다. '단일기업경제'로 불렸던 핀란드 보다도 의존 비중이 더 크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였다. 그룹의 맏형이자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고, 중저가인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의 추격으로 벼랑 끝에 몰린 시기였다. 방법은 하나였다. 삼성그룹의 경영 효율화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그 가운데 하나의 선택이었다. 지배구조와 사업구조의 틀을 바꿔 체질을 강화해 보겠다는 의도였다. 사실상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선진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다. 경제개혁연대 등은 삼성이 금융지주회사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 하나로 삼성물산을 분할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투자 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운용사들이 '평가손실'(중간 투자성적)을 봤다고 한다. 이는 투자 과정에서 일시적인 장부상 평가손실이다. 게다가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가 높을 땐 운용사들도 평가이익을 내기도 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작년 회계연도 주총 당일 "장기적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식을 동시 보유해 합병에 찬성하는 것이 펀드 수익자의 수익률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찬성 입장을 공표했다. 좀 더 멀리 보면 이익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전자의 특별 자사주 매입 이후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 관련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 시장의 주요 관심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이 무산됐다면 한국경제가 누릴 천문학적 경제적 가치가 사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개편작업이 막히면,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SDS 등 삼성그룹주 주가는 하락이 불가피했다. 국민연금과 펀드 운용자산도 부실해졌을 수 있다. 적정 가치 10조5000억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사업재편에 제동이 걸렸다면, 주식시장에서 볼 수 없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44%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사업을 '제2의 삼성전자'로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비율은 기업이 결정할 문제다. 불리 여부는 투자자의 판단이다. 그 판단은 주가보다는 미래가치와 수익성을 놓고 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12-28 15:59:13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