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3분기 내수 부진에 '발목'…4분기 반등할까
국내 식품업계가 올해 3분기 전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원재료 가격 하락과 수출 호조가 일부 기업의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다만, 내수 소비 둔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수익성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10개 식품업체의 3분기 합산 매출은 16조9132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1628억원)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1조1740억원으로 0.4% 증가에 그쳐 사실상 정체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들어 라면, 과자, 유지류, 음료 등 전 품목에서 2~20%가량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소비 여력이 줄며 판가 인상 효과가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조64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3600억~3900억원대로 각각 6~12% 줄어들 전망이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 등 계절 요인과 해외 디저트 공장 손익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ERP 교체 등 일회성 비용과 바이오 부문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사료·축산 자회사 F&C(Feed&Care) 매각을 추진하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3분기 매출 1조1300억원, 영업이익 75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빙과·스낵 부문이 여름 성수기 효과를 본 반면, 카카오 가격이 톤(t)당 900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원가 부담이 지속됐다.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1조1070억원, 영업이익 890억원으로 각각 4.0%, 13.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음료·주류 모두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이며 원가 안정화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풀무원도 미국 두부·냉동김밥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 888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1.0%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신선식품 부문은 경기 위축 여파로 성장 폭이 제한됐다. 라면업계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5~37%, 50~56%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이 미국·중국·동남아 시장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글로벌 히트 브랜드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농심도 매출 8800억원, 영업이익 440억원 수준으로 각각 3~4%, 17~23%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일본 등 주요 해외 법인의 가격 인상 효과와 신제품 '신라면 툼바' 흥행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오뚜기는 매출 9419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 증가, 4.9%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 부진과 판촉비 증가가 부담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직전분기보다 개선됐지만,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완전한 수익성 회복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대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부터는 원가 부담 완화와 수출 확대 효과로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