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중 보건 전문가들, WHO에 '전자담배 일반 담배로 분류 계획' 재검토 촉구
세계 15개국의 저명한 보건 전문가 등 과학자들이 마거릿 챈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군으로 분류하려는 계획에 대해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53명의 공동명의로 최근 챈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들은 UN이 정한 '2025년 비전염성 질환 감소 목표'에 담배 피해 축소 관련 제품 (tobacco harm reduction products)인 전자담배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자담배를 비롯한 저위험 니코틴 제품들을 문제가 아닌 해결방안으로 보아야 한다는 설명했다.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군으로 분류하는 것은 흡연과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및 사망의 감소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들은 오는 10월 WHO 주최로 모스크바에서 개최 예정인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이하 FCTC)' 회의에 앞서, FCTC 사전 회의에서 도출된 문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문서는 WHO가 전자담배를 공중 보건에 대한 '해악'으로 분류하고, 전자담배를 담배 대체재에서 제외할 예정이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스누스(스웨덴식 코담배의 일종)는 이미 FCTC 규정이 적용됐다. 이들 과학자들은 FCTC가 다양한 니코틴 제품의 위험성을 구분 짓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전자담배에 FCTC 기준을 적용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제품과 동일하게 분류될 것이며 이로 인해 전자담배는 향후 광고 금지, 공공장소 흡연 금지, 과중한 세금 부과, 건강경고 부착 등을 포함한 제재를 받게 되며 전자담배의 유용성·매력·수용성 등을 감소시키는 제재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저위험 제품에 가해지는 과도한 제재가 저위험 대체재 간의 경쟁을 일으켜 오히려 일반 담배제품이 보호받게 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런던의 임페리얼 컬리지(Imperial College) 명예교수이자 글로벌 니코틴 포럼(Global Nicotine Forum)의 주최자인 게리 스팀슨 교수는 "전자담배에 대한 WHO의 대응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공중보건 3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을 놓치는 행위가 될 것이다"며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WHO 헌장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전세계적으로 흡연 인구는 약 13억에 달하며 WHO는 21세기에 걸쳐 담배 관련 조기 사망자가 1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가운데 전자담배가 이런 수치를 분명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과학자들은 WHO와 FCTC가 모든 담배제품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니코틴 제품을 통한 사망률 및 질병 발병률 감소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런던의 유니버시티 컬리지(University College) 건강심리학 교수이자 담배 연구소 소장인 로버트 웨스트 박사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제품과 동일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WHO의 주장은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수백만 명에게 그릇되고 암울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며 "이는 흡연자들의 전자담배 시도를 막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우리는 담배로 인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흡연으로 인한 죽음과 질병은 타르 입자와 독성 가스의 흡입으로 인해 발생한다. 서한을 쓴 과학자들은 전자담배를 비롯해 스누스와 같은 저위험 니코틴 제품 즉, 담배 피해 축소 관련 제품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위험, 불발연성 형태로 니코틴을 소비해 흡연자 건강에 가해지는 피해가 축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 전염병학 존 브리튼 교수는 "전자담배의 사용은 소비자 주도하에 이루어진 혁명이었으며, 수백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상향식 공중 보건 사업으로 발전해왔다"며, "전자담배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는 건강에 해를 덜 끼치는 니코틴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고 전자담배가 줄 수 있는 기회에 대해 WHO와 정책 입안자들이 인지하고 활용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