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김정욱 커피비평가협회(CCA) 한국본부장
커피전문가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커피테이스터 자격증 과정(Coffee Taster Certificate Course)'이 국내에 개설된다. 커피과학자(Coffee scientist)인 션 스테이만(Shawn Steiman) 박사가 방한해 오는 18일과 19일 경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커피테이스터 자격증 과정을 개설하고, 전문강사들을 뽑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션 박사는 커피의 향미 성분을 화학적으로 풀어낸 논문과 그늘재배가 한 잔에 담기는 커피의 맛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해 하와이대학에서 석사와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세계적인 커피테이스터 자격증 프로그램을 한국에 유치하는데 김정욱 커피비평가협회(CCA) 한국본부장의 역할이 컸다. 2013년 이탈리아가 주최한 세계로스팅대회 챔피언이기도 한 그는 딸깍발이 로스팅랩을 운영하면서 커피의 향미를 탐구하는 커피비평가협회를 이끌고 있다. - 션 박사가 커피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하고 커피재배와 향미연구로 학위를 취득한 인물은 매우 드물다. 여기에 하와이 코나의 커피 밭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재배 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로스터로서 직접 커피를 볶으면서 최적의 포인트를 알려준다.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 션 박사의 커피테이스터 프로그램이 특별한가. ▲ 교육콘텐츠가 가장 우수하다. 그가 쓴 '커피(Coffee)'와 같은 전문서적은 커피향미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성경과 같다. 커피재배에서 가공, 로스팅, 브루잉까지 전 과정에 걸쳐 과학적 이론과 관능적 능력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 커피전문가는 바리스타로 충분하지 않은가. ▲ 바리스타는 말 그대로 카페의 바에서 고객에게 커피를 내어주는 사람이다. 즉 바리스타는 커피를 통한 최대 목표를 카페에 찾아 온 고객에 맞추고 있다. 생두를 평가하는 커피감별사도 있다. 특정단체의 자격증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큐그레이더(Q-grad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커피재배자들이 주로 교육을 받았다. 커피테이스터의 목적성은 한 잔에 담겨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커피 맛을 평가하는 것이다. 보다 보편적이면서도 더 근원적인 분야이다. - 커핑과 테이스팅이 다른 것인가 ▲ 커핑은 향미의 결점을 파악해 생두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테이스팅은 한 잔에 담기는 커피의 향미를 평가하고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한 잔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신다면 좋은 맛이 나는 이유, 떫은맛이 나는 이유, 혹은 베이키드(설 볶인 듯)한 이유 등을 찾아 그 원인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테이스팅이다. - 테이스팅 훈련을 통해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나. ▲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향미를 표현하는 방식들을 익힐 수 있다. 탄맛, 혀를 말리는 떫은 맛, 묵은 내 등은 피해야 한다. 침을 고이게 하며 단맛이 꽉 차있고 스치는 듯한 경쾌한 신맛, 혀 안에서 커피의 입자들이 동글동글하게 남아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커피는 즐거움을 준다. - 지난해 국제커피로스팅대회에서 블렌딩 파트 브루잉(Brewing) 부분에서 우승했는데, 우리나라의 로스팅 수준은 어떤가. ▲ 스페셜티나 프리미엄급 생두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커피의 좋은 향미를 올바로 구별하고 묘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스페셜티 커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kg당 20만원을 넘는 생두라도 잘못 볶아진다면 상업용 커피보다 못한 맛이 나온다. 커피맛을 공부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로스팅랩 '딸깍발이'는 무슨 뜻인가. ▲ 딸깍발이는 돈이 없어 비가 오나 눈이오나 맑은 날이나 그렇지 않은 날이나 늘 나막신만 신고 다녔던 남산골 선비의 별칭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어도 결코 자신의 소신을 저버리지 않는 시대정신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