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OCI 회장, 75세 일기로 영면
태양광 기업 OCI의 이수영 회장이 21일 만 75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1942년 9월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리는 故 이회림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수영 회장은 1960년 경기고와 1964년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1968년 졸업)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이 회장은 경영위기에 봉착한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1970년 전무이사로 입사해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한 뒤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했다. 이 회장은 해외유학 시절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살려 프랑스 롱프랑사,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 독일 데구사, 일본 스미토모 화학 등 유수의 해외 파트너 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신사업을 발굴하며 1970년대 대한민국 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2006년에는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고 2008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어 3년 만에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도약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회장은 2009년 OCI로 사명을 바꾼 뒤 ‘그린에너지와 화학산업의 세계적 리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에 이어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도전하여 2012년 400MW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 지난해 완공했다. 이 회장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도 강조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불거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운영을 촉구하고 ‘노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이바지했다. 그는 회사 경영에도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해 OCI를 파업 없는 기업으로 이끌었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남에게 피해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 돈을 버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라고 항상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회, 도전, 변화’의 핵심가치와 “서두르지 말아라, 그러나 쉬지도 말아라”라는 실천의 중요성을 당부하며 창의적 인재 육성에도 힘썼다. 이 회장은 인천 송도학원의 송도 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송암문화재단을 통한 다문화가정 장학지원에 나서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섰다. OCI미술관을 통해 국내 신진 작가들의 창작 활동 지원과 국내 현대 미술 활성화를 위한 무료 전시 및 지방 순회전도 지속하고 있다. 전국 300개 초등학교에 5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솔라스쿨’ 사회공헌 활동도 한다. 백우석 OCI 부회장은 “회장님은 회사 창업 초기부터 경영에 참여하면서 OCI를 재계 24위의 기업으로 키웠고, 한국 화학 산업과 경제를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제시해 오셨다”며 “최근까지도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회사경영을 직접 지휘하셨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시게 되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며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이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경자 여사와 장남 이우현(OCI사장), 차남 이우정(넥솔론 관리인), 장녀 이지현(OCI미술관 부관장)이 있다. 또한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동생이다. 이회장의 빈소는 세브란스 병원(신촌)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오는 25일 오전 8시 영결식 후 경기도 동두천시 예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빈소 조문은 22일부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