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만으론 부족하다… 스마트팜·헬스케어·소스로 새 길 찾기
국내 라면업계가 기존 라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팜, 헬스케어, 소스 사업을 새로운 핵심 축으로 삼아 내수 침체와 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농심은 스마트팜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스마트팜업'을 추가하며 이를 공식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농심은 2018년 사내 스타트업팀을 구성해 특수작물 연구 및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2022년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한 바 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협력하며 중동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농심의 스마트팜은 온도와 습도, CO2, 광량, 양액 등 식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이 모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또한, 수경재배 방식으로 물에 비료를 섞어 영양공급을 함으로써 토양의 불순물로 인한 오염 가능성도 원천 차단해 농산물의 안전성과 경작의 안정성을 모두 확보했다. 특히, 작물을 재배하는 선반과 베드부터 인공광, 공조 제어 시스템까지 모두 직접 자체 개발하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재배기술을 모두 탑재한 '농심형 수직농장 통합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농심만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재배하는 작물의 특성에 맞춰 모든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 확대는 단순 식품 제조업을 넘어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양식품은 헬스케어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론칭하며 건강기능식품, 단백질 음료, 간편식을 출시했다. 이후 공식 온라인몰을 개설하고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헬스바이옴'과 계약을 맺고 근력 개선 건강기능식품 소재 'HB05P'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오뚜기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로, 삼양식품(77%)이나 농심(38%)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는 26일 정기주총에서 영문 상호를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방탄소년단(BTS) 진을 '진라면' 글로벌 모델로 발탁했다. 진의 초상이 삽입된 패키지 제품을 수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라면업계는 또 다른 성장 축으로 소스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소스 시장은 2023년 87조원 규모에서 2028년 10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라면업체들은 요리용 소스 개발을 강화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7년 '불닭소스'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가 2018년 정식 판매를 시작한 이후,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불닭마요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현재 미국, 중국 등 4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농심 역시 '짜파게티'와 '배홍동' 소스를 출시했으며, 팔도는 '틈새라면'의 매운맛을 담은 '틈새소스'를 선보이며 소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내수 침체 속에서 스마트팜, 헬스케어, 소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라면 제품에만 의존한다면 장기적인 성장 정체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