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부터 편의점까지…정유업계, 신사업 발굴로 불황 극복 나선다
국내 정유업계가 주유소를 '기름 넣기 위해 들르는 곳'이 아닌 '복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을 중심으로 휘발유 생산이 급증하며 유례없는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정유업계가 주유소라는 거점을 활용해 기존 사업과는 다른 신사업을 꾸준히 발굴하며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OIL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하이웨이주유소에 국내 주유소 최초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S-OIL의 무인편의점은 최첨단 IT 기술이 적용돼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주유소에 방문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자 '카페형' 콘셉트로 구축했다. 출입문에는 통합인증단말기가 설치됐다. 핸드페이나 신용카드, 엘포인트 멤버십 총 3가지로 인증해서 편의점에 들어갈 수 있다. 또 전자가격태그, 고화질 CCTV, 유인/셀프 복합 듀얼 POS, 직원호출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됐다. 신동열 S-OIL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계열사 주유소의 수익창출을 위해 다양한 부대사업 아이템 발굴은 물론 효율적인 주유소 운영 개선을 위해 마케팅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를 거점으로 택배서비스를 활용하는 신사업도 확장되고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지난해 물류 스타트업 '줌마'와 손잡고 C2C 택배 서비스 '홈픽'을 선보였다. 4월 중순 서울과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돌입, 8월에는 전국 단위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고 이어 9월에 정식으로 론칭했다. 양사는 5:5의 비율로 전국 약 600여개의 주유소를 택배 집화 거점으로 제공한다.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방문 픽업'이라는 서비스 특화 전략에 힘입어 일 최대 주문량이 5000건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C2C 택배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대규모 물량을 취급하는 개인고객 입장에서 택배를 접수하는데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컸다"며 "개별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시키고 단 시간 내에 많은 고객을 유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양사는 지난해 말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 '큐부(QBoo)'도 공동 런칭했다. 큐부는 고객이 주유소 내에 설치된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 보관, 중고물품 거래, 세탁, 물품 보관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규 비즈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