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한식요리사들 "셰프의 멸종 위기...글로벌 관심↑ 갈길 멀어"
"수십년간 지속된 한식 셰프의 멸종 위기...가르쳐준대도 안오더라" (조희숙 셰프) "셰프를 한명의 창작자로 생각하고 한식당에 대한 꾸준한 투자 있어야" (권우중 셰프) "단발적인 국가정책 지양하고, 꾸준한 발전 전략 필요하지 않나" (이원일 셰프) 대한상공회의소가 국가발전 프로젝트 두 번째 시즌으로 진행하고 있는 '식자회담'에서는 한식 요리사들이 한식산업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그간 높아져 온 한식의 세계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식을 산업 구조화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 한식 대표 요리사들 "한식 요리사들의 멸종위기가 문제" 깊은 공감 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서 한식 대표 요리사들과 한식산업화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토론했다고 밝혔다. 권우중 셰프는 "평소 TV 출연을 꺼리지만, 한식 산업의 현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고, 이원일 셰프는 "오늘 정말 이를 갈고 나왔다"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은데 다 털고 가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희숙 셰프는 "한식 셰프의 멸종위기가 문제"라며 인재양성 문제가 한식산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셰프는 "30~40년 전에 요리할 때도 인력난이 있었는데, 지금도 현장에는 사람이 없다"며 "그동안 사람이 안 키워진 것인데, 그러면 인재 양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식품·외식 분야 중 '조리과학·조리계열' 재학생의 '한식 분야 일자리' 선호도는 23%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이 한식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아서'(43.8%), '업무 강도가 높아서'(13.7%), '전망이 좋지 않아서 (4.9%) 등으로 조사된 바 있다. 셰프들은 이에 대해 르꼬르동 블루, 페란디 요리학교와 같이 한식 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대체로 한식 교육 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기존과 같은 직업학교 형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공감했다. 권우중 셰프는 "한식당에 대한 투자가 멸종되었다"며 투자를 통해 자금이 들어와야 산업구조의 혁신 및 한식의 고급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기업이 체육, 예술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셰프를 한명의 창작자로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면 한식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원일 셰프는 "한식당 산업화의 아쉬운 점은 국가정책"이라며 해외 한식당에 대한 지원 정책, 홍보 방법들이 너무 단발적인 지원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누군가가 한식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잡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발전 전략을 끌고 가야된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셰프 식자단들은 이 외에도 한식당 비즈니스가 갖는 구조적 문제(낮은 마진율, 인건비 등), 한식에 대한 인식 개선, 재료 수급, 전문 서버의 양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깊게 논의됐다. ◆"한식의 산업화 점수 10점 만점에 3점... 해야할 일이 더 많아"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 출연한 기업인 식자단(게스트)들은 한식산업화에 대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은 분야라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이 점수 매긴 현재 한식의 산업화 점수는 10점 만점 기준 3점이다. CJ제일제당 김숙진 그룹장은 "한국인이 한식 외의 음식을 먹는 횟수는 일주일에 적어도 1~2회"지만 "다른 나라에 계신 분들은 한식을 그 정도로 먹지 않는다"며 2점을 부여했다. SPC 파리크라상의 이명욱 대표 역시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단계"라며 3점을 매겼다. ◆한식 산업적 접근 있어야 세계적 관심 계속 이어날 수 있어. 이처럼 한식을 산업으로서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전략과 접근은 아직 미흡하다. 날로 치솟는 한식의 인기와는 별개로 산업화·체계화되지 못하고,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국내 외식업은 산업화가 미흡한 대표적 업군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사업체 수는 80만개로('20년 기준) 전 산업의 13.3%에 달하는 반면 매출액은 140조원으로 전 산업의 2.1%에 그친다. 게다가 영세 소상공인이 대다수(84.6%)이며, 5년 생존율이 20.1%('20년 기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폐업이 잦은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푸드테크 육성, R&D 활성화 등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 향후 5년간 9,000억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외식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한상의 측은 "앞으로 방영될 5, 6회차 방송에서는 지금까지 제기되었던 많은 문제점들에 대해 해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 전하며 "이번 식자회담을 계기로 향후 한식 산업화를 위해 관련 업계 의견을 모으는 창구를 오픈할 예정"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