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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도 고독사도 막지 못한 서울시 찾동, 복지 패러다임 바꿨다?

그동안 동 단위로 이뤄졌던 서울시의 복지 서비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가 시행 3년 차를 맞아 골목 단위 협치센터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가 2015년 7월 시작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공무원이 직접 어르신 가정, 빈곤 위기 가정 등 복지가 필요한 시민을 발굴해 지원하는 정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오전 시청에서 '민선 7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대한민국 행정은 찾동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동사무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행정의 패러다임을 전환, 복지 사각지대를 지워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찾동 서비스 시행 이후 고독사·자살사망자 수가 감소하지 않아 사회지표 개선에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시에 따르면, 서울시의 무연고사망자 수는 2015년 536명에서 2016년 571명으로 약 6.5%(35명) 증가했다. 무연고사망자 수가 찾동이 시작된 2015년 7월 이후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2017년에는 513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2018년 6월 기준 30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에 상반기와 같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2018년 서울 시내 무연고사망자 수는 612명으로 추정된다. 전년과 비교해 약 100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태수 찾동추진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찾동이 시행 첫해부터 서울시 전 자치구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며 "찾동은 2015년 4개 자치구에서 운영해 올해 5월 강남구 19개 동을 제외한 서울시 전체로 확대됐다"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사회지표가 동별, 구별로 나오지 않는다"며 "시행 후 적어도 3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일까. 2015년부터 찾동 서비스를 시작한 자치구는 성동·금천·성북·도봉구다. '서울시 자살률 자치구별 통계'를 보면, 도봉구의 자살자 수는 2015년 91명에서, 2016년 75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2017년 98명으로 증가했다. 찾동 시행 전과 비교해 7명 증가한 셈이다. 금천구의 자살자 수는 2015년 57명에서 2016·2017년 64명으로 찾동 도입 전보다 7명 늘었다. 이 위원장은 "찾동 시즌 2를 통해 복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추진하다 보면 향후 사회지표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공적인 변화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골목 단위로 확대된 찾동 시즌 2가 시작된다. 서울시는 공공과 주민이 지역 문제를 발굴·해결하고, 돌봄이 필요한 모든 시민을 위해 긴급복지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서울시민은 '골목 회의'를 요청해 주민들과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을 열 수 있다. 또 신청 72시간 이내에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의 '민선 7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기본계획'은 ▲지역문제에 대한 주민 결정권 강화 ▲지역 사회보장체계 강화 ▲통합적 운영체계 구축 ▲사업 추진기반 강화의 4개 분야를 골자로 한다. 시는 주민 5명 이상의 발의로 소집되는 골목 회의를 도입해 민관이 함께 마을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서울형 주민자치회를 2022년까지 424개 전 동에 도입하고, 주민세 징수액을 주민자치회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아울러 시는 고독사 위험 1인 가구, 실직·재해로 인한 긴급위기 가구 등 어려움에 처한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 책임 돌봄체계'를 실현한다. 고독사 위험 가구에 복지플래너, 가족, 이웃과 방문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 서울형 긴급복지 예산은 매년 50억원씩 확대 지원한다. 돌봄SOS센터를 통해 72시간 내에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방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시는 찾동의 모든 사업을 민-관 구분, 정책사업별 칸막이가 없는 '통합적 운영체계'로 추진한다. 유관사업 간 중복·누락을 막고, 복지수혜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찾동 사업 추진을 위해 제도·인력 기반 강화에도 나선다. 2022년까지 돌봄SOS센터 전담 인력을 포함 총 907명을 신규 충원한다. 박 시장은 "찾동 인력은 행정 효율보다 인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권 공무원이 되도록 하겠다"며 "찾동 2.0의 핵심은 보편돌봄과 민관협치다. 체감 있는 변화, 내 삶을 바꾸는 혁명의 주인공은 시민이다"며 "가까운 곳에서 시민 일상을 파고드는 정교하고 강력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8-12-03 15:51:1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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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겨울철, 심장질환자 특히 주의해야"··· 질환별 구급활동 통계 발표

최근 3년간 119구급대는 157만9975건 출동했으며, 이송환자 수는 95만220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3일 2015~2017년 질병별(병력별) 구급활동 현황에 대한 통계를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구급 출동 건수는 2015년 50만6546건에서 2016년 52만8247건, 2017년 54만5182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송환자 수는 연평균 31만7400명, 일평균 869명으로 집계됐다. 구급활동 세부현황을 보면, 만성질환자 65만8539명, 교통사고 10만1553명, 낙상 등 사고부상 19만2110명이었다. 만성질환자 질병(병력)별 구급활동 순위는 고혈압이 20만3446명(30.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당뇨 12만0414명(18.3%), 심장질환 5만4697명(8.3%), 각종 암 4만8201명(7.3%), 결핵 2371명(0.36%), 간염 2430명(0.3%), 알러지 1941명(0.29%) 순이었다. 만성질환자는 12월에 60만884명으로 가장 많았고, 8월이 58만729명으로 뒤를 이었다. 시 소방재난본부가 만성질환자 구급활동을 분석한 결과 12월에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신고가 많았으며, 이들 질환의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심혈관계 만성질환자는 겨울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성이 뛰어난 기능성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음주 후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관수축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며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고 부상 중 교통사고 부상자는 10만1553명, 낙상 등 사고부상은 19만211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사고 부상 중 낙상사고는 14만619명이 발생했다. 이중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로 1394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문호 소방재난본부장은 "겨울철에는 심장질환자 구급활동 건수가 많은 만큼 해당 질환을 가진 시민분들은 겨울철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2018-12-03 15:51:1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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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고 美 LA, 무료 여행 떠나자"··· 서울시-LA, 공동 이벤트

서울시 관광 홈페이지에 댓글을 달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이하 LA)시로 무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서울시와 LA시는 한국과 미국인들이 서로의 도시를 무료로 여행할 수 있는 '공동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벤트 기간은 17일까지이며, 최종 당첨자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국내 당첨자는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성지 L.A. 다저스의 홈구장이 있는 미국 서부 제1의 도시 LA를 방문하게 된다. 참가 희망자는 서울시 관광 홈페이지에서 L.A.의 홍보영상을 시청한 후 방문하고 싶은 장소와 그 이유, 직접 촬영한 서울의 사진을 첨부해 댓글로 응모하면 된다. 최종 당첨자 2인에게는 인천-로스앤젤레스 왕복항공권(1인 2매), L.A. 소재 호텔 숙박권(3박), L.A. 명소 관람권(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다저 스타디움,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항공권은 발급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사용 가능하다. 단, 항공권 발권 때 필요한 입·출국세, 공항 이용료 및 각종 수수료, 경품에 대한 제세공과금은 당첨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번 이벤트는 서울시와 LA시가 지난 7월 체결한 '공동관광마케팅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협약에 따라 양 도시는 온라인 이벤트와 각 도시 광고 방안 등의 홍보 마케팅을 추진한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이번 서울시-로스앤젤레스시 공동 관광 마케팅을 통해 미주 지역에 서울의 매력을 알리고 양 도시 간 관광 분야 교류 협력도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겠다"며 "서울을 방문한 미국 시민들이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서울을 느끼고 돌아가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8-12-03 15:51:0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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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3명 중 1명, 성희롱 피해··· 서울시, '안심일터' 프로젝트 추진

아르바이트 청년 3명 중 1명이 근무 중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참고 넘어가거나(60%), 대응 없이 그만뒀다(15%)고 응답했다. 피해자 중 여성은 85%, 남성은 15%였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알바몬, 알바천국과 함께 전국 아르바이트 청년 67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1%인 2071명이 근무 중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남성 고용주'가 37%로 가장 많았다. 남성 손님(27%), 남성 동료(21%), 여성 고용주(5%), 여성 동료(4%) 순이었다. 성희롱 피해가 발생한 사업장 규모는 '4인~10인 미만'이 41%로 가장 많았고, 1~4인 미만(25%), 30인 이상(17%), 10~30인 미만(16%)이 뒤를 이었다. 피해 사례는 '불쾌한 성적 발언'(27%), '외모 평가'(25%), '신체접촉'(20%) 순이었다. '성차별적 발언'(14%)', '개별적 만남요구'(8%), '술 접대 강요'(5%) 등의 사례도 있었다. 성희롱 피해 경험자의 60%가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고, 15%가 '대응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응답했다. '상담센터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민원 접수를 했다'는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대응 없이 그만둔 이유로는 '외부에 알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37%)가 가장 많았다. 이어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20%), '해고·정규직 비전환 등 신분상 불이익이 있을까 봐'(17%)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발생 시 도움을 받을 곳을 아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68%)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에 서울시는 아르바이트 현장의 실태를 개선하고 성희롱 없는 안심일터를 만들기 위한 '서울 위드유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우선 시는 성희롱 예방 대책으로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전문 강사가 찾아가 무료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는 '안심일터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을 이수한 사업장에는 '안심일터 교육인증 스티커'를 배포한다. 또 알바천국·알바몬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안심일터'로 표시한다. 피해 대처와 관련해 시는 무료 법률·심리 상담을 실시한다. 민·형사 소송시 변호사 선임비용(건당 100만원), 핸드폰 기록 복원비 등을 지원한다. 필요한 경우 의료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민간 전문기업을 연계해준다. 이와 관련해 시는 3일 오후 3시 30분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서울 위드유 프로젝트' 출범식을 개최한다. 박원순 시장, 김혜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나영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이 참석해 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가맹점주, 아르바이트 청년 등 150여 명도 참석한다. 아르바이트 청년, 비정규직 등을 보호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매장이 직장 내 성희롱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자발적 동참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 땅에 아직 많은 아르바이트 청년들이 성희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하고 있다"며 "서울 위드유 출범이 성희롱·성폭력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시민에게 서울시와 민관의 노력을 통해 항상 함께한다는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18-12-03 15:51: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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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일 '평화통일 원탁회의' 개최

서울시는 4일 오후 2시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2018 서울 평화통일 원탁회의'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통일에 대한 우리 사회 내부의 공통점을 넓히고 차이점을 좁혀 나가기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회의 주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이다. 세부 주제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서울-평양 간 남북교류협력사업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서울시민의 생활 속 실천과제이며, 시민 720명이 토론자로 나선다. 토론 참가자들은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파랑, 빨강, 노랑, 초록색 카드를 들어 의견을 표현하는 '신호등 토론'을 진행한다. 개인별 문자 투표를 활용해 주제별 우선순위를 가리고 공통분모를 도출한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2018 남북정상회담 무엇을 남겼나'이다. 올해 3차례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를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결방안 등에 대해 원탁별로 토의한다. 두 번째 토론은 '서울-평양 간 남북교류협력사업'를 주제로 열린다. 서울시가 계획하는 '서울-평양 포괄적 교류협력사업' 10대 과제에 대해 현 단계에서 우선 추진할 사업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현장 투표를 진행한다. 세 번째 토론 주제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서울시민의 생활 속 실천과제'이다. 토론 참가자들이 한반도 평화 번영과 남북교류협력 활성화,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생활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실천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은 원탁회의를 통해 서울시민이 도출하고 합의한 사항을 어떻게 정책으로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서울 평화통일 원탁회의는 한반도의 공동번영과 평화공존을 위해 집단지성을 통해 중지를 모아가는 시민참여형 평화통일 여정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남북 도시 간 다방면에서 폭넓은 교류를 통해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고, 신뢰를 기반으로 구축된 평화체제를 통해 동북아 평화를 실현할 물꼬를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8-12-03 15:50:5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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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텔 화재사망..경찰 "다양한 가능성 수사"

무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전남 여수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8분께 돌산읍 무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여수소방서 대원들은 현장으로 출동해 진화와 구조 작업에 나섰다. 불이 시작한 곳은 2층 객실이었고 객실 창문마다 투숙객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창문이 3m 높이의 2층에 있다는 점에 착안, 곧바로 창가 아래에 소방차를 바짝 댔다. 투숙객들은 창을 넘어 바로 소방차 지붕 위로 안전하게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이런 방식으로 10여분 만에 가족 단위 투숙객 등 9명을 구조할 수 있었다. 여수소방서 관계자는 "복도를 통해서만 탈출하는 구조였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져 많은 인명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며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화재 특성상 초기 대응을 잘 못 하면 두세 모금만 마셔도 생명에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현장에서 구조 대응을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재는 무인텔 2층 객실에서 발생했으며 30여분만에 꺼졌으나 객실 내부에서 A(30)씨와 B(31)씨 등 남녀 투숙객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하기로 했다.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늘(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아직 불이 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할 계획이다.

2018-12-03 15:20:22 김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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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유치원 3법' 회계처리방식 놓고 공방

- 민주당 "한국당 개정안은 비리조장법" Vs. 한국당 "사유재산 제한적 규제해야"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회계처리 방식을 놓고 3일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투명한 회계 처리를 위해 회계 일원화를, 야당은 사유재산에 대한 제한적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회계 이원화를 주장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개정안과 자유한국당이 낸 개정안을 병합 심사했다. 법안심사소위는 통상 비공개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 여야 합의로 국회방송을 통해 생중계했다. 두 당이 낸 법안의 주요 쟁점은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 여부 ▲사립유치원 회계처리 방식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 범위 등이다.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적용 의무화는 두 법안이 동일하지만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과 회계처리 방식이 상반되고,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 범위도 다르다. 특히 최대 쟁점은 사립유치원 회계처리 방식으로, 한국당이 지난 30일 뒤늦게 국가관리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 회계 방식을 담은 개정안을 내 이날 처음으로 법안소위가 진행됐다. 회계를 이원화할 경우 학부모가 내는 원비의 유용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처벌도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한국당 법안이 사립유치원 사적재산권을 인정하는데 방점을 찍은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사립학교와 사립유치원의 차이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사립유치원은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임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사립유치원을 매입하거나 임대하지도 않으면서 사립학교 수준으로 각종 제약을 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며 "사유재산임을 전제로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규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교육목적 교비의 사적 유용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회계 투명성과 관계없는 '교육비 마음대로 써도 되는 법안'을 만들어주자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도 "한국당 안은 '유치원 비리 조장법'"이라며 "학부모 부담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해도 규제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정부가 주는 보조금, 지원금은 정부가 감시·통제하게 하고, 학부모가 내는 비용에 대해선 운영상 최소한의 자율을 갖도록 해주자는 것"이라며 "사립유치원 재원 구조의 특수성을 감안해 현실적합성을 높여 유치원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폐원까지 주장하는만큼, 절충안을 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야가 이날 팽팽하게 맞서면서 오는 9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법안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절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2018-12-03 15:12:2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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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파리' 마크롱 대통령 "노란조끼 시위, 강경 대응"

'불타는 파리' 마크롱 대통령 "노란조끼 시위, 강경 대응" 유류세 인상 반대로 시작한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 사태로 변질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아르헨티나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친 마크롱 대통령이 귀국 직후 총리 등 당국자를 소집해 비상 각료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요 도시 경비 강화와 사태 진화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비상사태 선포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지만, 강경 집회를 주도한 인물은 색출에 나섰다. '노란 조끼' 시위는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3주째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다. 유류세 인상 등에 대한 반대 시위로 시작했으나, 일부 강경 시위대와 극우 집단이 폭력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 참가자 약 7만5000명 중 일부가 상점 유리창과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훔치고, 경찰차 안 소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펠탑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 명소 '개선문'도 낙서로 얼룩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410명을 체포했으며, 경찰 23명을 포함해 133명이 다쳤다. 또 건물 6개가 불에 탔고 190여곳이 화재 피해를 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다만 AFP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3명 중 2명은 '노란조끼'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2018-12-03 15:11:55 석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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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음주운전도 감봉에 견책…"판검사 징계위 외부인사 필요"

판·검사가 성비위·음주운전을 저질러도 대부분 경징계에 그쳐 사법·수사기관 불신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법원에 따르면, 2013년 1월~2018년 10월 법관 징계는 13건이었다. 이 가운데 성 문제 관련 징계는 성매매를 포함해 4건이었다. 이에 대한 처분은 감봉 3건에 정직 1건이었다. 의정부지방법원 심모 부장판사는 2016년 10월 품위유지 의무위반(성매매)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이 분석한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심 부장판사는 같은해 8월 강남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교하고도 감봉 처분에 그쳤다. 서울동부지법 홍모 판사는 지난해 7월 지하철 전동차에서 여성의 신체를 3회 촬영했다. 그에 대한 처분은 감봉 4개월이었다. 지난 2월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 상담을 가장해 음란한 언행을 했던 서울중앙지법 이모 판사는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김모 판사는 지난해 6월 회식 자리에서 공판에 관여한 검사의 외모를 언급하고 회식 이후 두 팔로 해당 검사를 끌어안는 등 성추행으로 정직 1개월을 처분 받았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견책, 감봉, 정직으로 나뉜다. 견책은 직무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케 하는 처분이다. 감봉은 1개월 이상 1년 이하 기간 중 봉급의 1/3 이하를 줄인다. 정직은 3개월 이상 1년 이하 기간 중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해당 기간 봉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제식구'로 구성되는 법관징계위 법관징계위원회는 법관으로만 구성된다. 위원회는 대법원장인 위원장, 위원 6명과 예비위원 4명을 둔다. 징계 혐의자는 심의기일에 출석해 서면이나 구술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며 증거도 제출할 수 있다. 또한 변호사나 학식, 경험 있는 사람을 특별변호인으로 선임해 보충진술과 증거제출도 할 수 있다. 징계 의결은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법관은 헌법에 의해 신분이 보장된다. 헌법 106조에 따르면,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으면 파면되지 않는다. 반면 검사징계법에는 해임과 면직도 징계에 포함돼 있다. 검사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인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3명이 변호사와 법학교수 등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외부 인사다. 검찰은 전반적으로 법원보다 징계 수위가 높았지만, 감봉과 정직에 그친 처분도 많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8년~2018년 8월 성추행으로 인한 징계는 11건이었다. 이 가운데 견책은 3건, 감봉이 3건, 면직 3건, 정직 1건, 해임 1건이었다. 현행 공무원 징계령을 기준으로 경징계에 속하는 감봉과 견책이 성추행에 따른 징계 중 절반을 차지한다. 다만 뇌물수수와 금품수수에 대한 징계는 법원에 비해 무거웠다. 2013년 서울고검과 목포지청에서 벌어진 뇌물수수 2건에는 예외없이 해임 처분이 결정됐다. 관보에 따르면, 목포지청 전모 검사는 2012년 11월께 자신이 수사중인 피의자와 수차례 성관계(뇌물수수)해 이듬해 2월 해임됐다. 같은날 해임된 서울고검 김모 검사는 2008년부터 수차례 뇌물로 8억8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 금품수수로 인한 징계 역시 9건 중 절반이 해임(3건)과 면직(2건)이었다. 이 밖에 정직(6개월) 2건, 감봉(3개월) 1건, 견책 1건이었다. 반면 법관의 금품수수에는 정직 1년 처분이 내려졌다. 대법원과 박주민 의원실 자료를 종합하면, 2015년 최모 판사는 2010년 3월 자신이 입원한 병원 입원실에서 병문안 온 이로부터 사건에 관해 수사 검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을 받으며 현금 1000만원을 받아챙겼다. 그는 2011년 12월에도 본인 자택 인근에서 같은 취지의 부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교부받았다. 김수천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레인지로버 차량 1대와 취득세와 보험료를 포함해 1억5624만4300원을 수수하고, 같은해 10월 10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 1년 처분을 받았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그는 1심에서 징역 7년에 추징금 1억3124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전 부장판사는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 받은 뒤 상고했다가 지난 5월 취하했다. ◆판검사 징계위 '진짜 외부인사' 필요 윤창호법으로 경각심이 높아진 음주운전 관련 징계는 판검사 모두 약했다. 검찰은 음주운전에 대한 7건의 징계 중 5건이 감봉(1개월 3건, 2·3개월 각 1건)이었다. 나머지는 견책과 정직 1개월이었다. 광주지검 정모 검사는 2014년 3월 혈중알콜농도 0.130% 상태에서 음주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이듬해 11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검 양모 검사는 지난 3월 혈중알콜농도 0.08% 상태에서 음주운전했지만, 10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법관의 뺑소니도 감봉 4개월에 그쳤다. 인천지법 장모 부장판사는 2016년 11월 3일 혈중알콜농도 0.058%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일으켜, 피해 차량 탑승자 5명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법관·검사 징계위원회 구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법관 징계위에는 변호사 등 외부 인사 도입이 필요하고, 검찰 외부인사의 경우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므로 친검찰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한변협 추천을 받은 재야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나 한국법학교수회 추천 교수 등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제3의 단체에서 판검사 징계위 외부인사로 들어가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18-12-03 14:43:17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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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19] ① ‘제주도 호빗’ 서명숙의 올레길, 세계를 ‘평화반지’로 묶다

[!--{BOX}--] 하나 둘 포기해온 새해 계획에 얼굴이 빨개지는 연말이 왔다. 그 많던 계획을 세운 건 남들의 시선인지, 아니면 진짜로 되고 싶은 미래의 나였는지 여전히 헷갈린다. 이 어려운 질문에 온몸으로 대답해온 사람들이 있다. 길과 길을 잇거나 계란으로 바위를 깨거나, 성공의 기준에 굴복하지 않은 반항아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걷든 뛰든, 너 자신을 믿어라.’<편집자주> [!--{//BOX}--] 사람의 욕망을 반지에 비유한 소설 '반지의 제왕'은 우리 마음 속에 열한 번째 손가락이 있다고 암시한다. 누구나 세상의 영욕을 다스릴 반지, 그 모든 욕심을 채워줄 유일 반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지를 내려놓고 세상이란 손가락에 둥근 길을 끼워주는 이도 있다. 지난달 10일 인사동 찻집에서 만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싫증도 잘 내고 겁도 많지만, 하고 싶은 일에는 무모하게 덤빈다. 너무 하고 싶어서 올레길을 냈다"고 말했다. 초록 두건과 상의를 입은 그의 옆에는 몸의 절반에 달하는 배낭이 부풀어 있었다. 숲 속 요정의 옷을 입고 절대반지를 없애려 길을 떠난 호빗, 겁 많고 용감한 프로도의 모습이었다. ◆영초언니 따라 나선 '반지 원정대' 서 이사장이 제주올레라는 '큰 반지'를 만든 배경엔 참혹하게 아름다운 20대 시절이 있다. 제주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1976년 고려대에 입학한 명숙은 '고대신문' 기자 생활로 독재시대를 절감했다. 입법반지·사법반지·행정반지를 지배하는 절대반지의 주인 사우론. 사람들은 그를 박정희라고 불렀다. 학창시절 배운 '한국식 민주주의'의 실체를 알게 될 무렵, 졸업한 신문사 선배 천영초를 만났다. "영초언니 같은 사람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만나지 못했어요. 지혜롭고 집요하고 다정했지요. 민주화 운동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의 결정을 기다렸어요. 똑같은 사람은 없다는 걸 인정하는 분이었죠." 이후 수유리에서 영초언니와 자취한 시절은 여성이 학생운동의 조연에 머물던 고대에서 큰 위로가 됐다. 고대 여학생 10명이 책 읽고 토론하는 모임 '가라열(열 사람이 여성해방·독재타도·노동자 해방의 길로 간다는 뜻)'을 만들고, 구속된 학생들에게 내복을 전달했다. 이들 중 한 명인 생물학과 선배 이혜자가 학생들을 이끌고 학교 정문 옆 경찰 가건물을 부수며 야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명숙은 밤새 시위 촉구 유인물을 찍어 이웃 대학들에 배포했다. 같은 뜻, 저마다의 방식으로 절대반지를 파괴하려는 '반지 원정대'였다. 하지만 남자친구와 혜자 언니의 구속 이후 모임은 시들해졌고, 명숙은 어머니의 부르튼 손을 보며 "비겁해지기로" 했다. 영초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명숙을 보내줬다. 그는 프로도의 선택을 존중하고 함께 걸어준 마법사 간달프였다. 안도감은 잠시. 명숙은 영초언니 자취방에서 만든 유인물이 발각돼 모진 고문을 받다 성동구치소에 수감됐다. 영초언니는 독방에 끌려갔다. 1979년 4월이었다. 그해 9월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명숙은 236일만에 석방돼 고향 서귀포로 돌아왔다. 절대악 사우론이 법의 심판 없이 허망하게 쓰러진 직후였다. 하지만 고향에서 명숙을 기다린 건 빛보다 빠른 소문과 잔인한 시선들이었다. 그는 훗날 올레 7코스가 된 외돌개 주변 솔숲을 지나 폭풍의 언덕(서 이사장이 너럭바위에 붙인 별명)에 앉았다. 바다를 타고 삭풍이 불어왔다. "그때는 걷는 즐거움을 몰랐어요. 다만 누군가의 관심이나 천 마디 말보다는 '말 없는 자연의 응시'가 내 가슴을 쓸어주고 위로하는구나…. 올레의 씨앗은 이때 싹을 틔웠지요." ◆'내 안의 절대반지' 버리니, 올레가 찾아왔다 박정희 정부는 사라졌지만, 군부독재라는 절대반지는 전두환의 욕망을 자극했다. 결국 두 번째 암흑의 탑이 세워졌고, 시간은 1987년 6월을 피해가지 못했다. 결국 반지는 두 개의 탑과 함께 파괴됐다. 2년 뒤 '시사저널' 경력기자가 된 명숙은 정치부에서 전쟁같은 취재를 이어갔다. 어느새 서명숙 기자의 마음 속에선 또 다른 절대반지가 욕망을 속삭였다. 특종과 더 높은 지위, 영향력이었다. "남이 못 쓴 기사와 탐사보도, 새로운 시각의 칼럼을 위해 23년을 달렸어요. 수많은 소송과 함께 피로감도 쌓였죠. 특히 모르는 걸 아는 듯 지시해야 했던 황우석 사태 때 절망했습니다. 이미 기자생활에 대해 고민하던 때여서 절대반지를 던지기가 어렵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죠." 2006년 7월 사직서를 던진 그는 치유를 위해 스페인 산티아고 800㎞ 순례길에 오른다. 잊혀진 올레의 뿌리가 마음 속 지층을 뚫고 나온 계기는, 그곳에서 만난 영국인 활동가의 신랄한 비판이었다. '24시간 미친듯이 일하고 마시며 질주하는 한국인에게는 걷기를 통한 치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순례길을 걸으며 '제주도에 이런 길이 있다면 산티아고 못지않게 아름다울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서울 살 때 외면했던 제주의 돌담과 유채꽃이 떠올랐죠. 주차장과 입장권으로 나뉘어진 제주 명소를 길로 연결하면 그 사이에 있는 삶과 정서, 역사가 숨쉬는 길을 볼 수 있을텐데. 그런데 그 여자가 '네가 길을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하잖아요. 그렇게 마지막 '그 지점'을 탁 건드려줬지요. 민주화 운동 때 영초언니가 하나의 시선을 더해줬듯이." 이후 동생과 시사저널(現 시사IN) 후배들이 길을 내는 데 합심해, 2007년 9월 서귀포 시흥리에 첫 올레길을 냈다. 손수 돌을 고르고 나무에 끈을 묶어 방향을 알렸다. 5년 반 만에 제주 해안을 한 바퀴 도는 425㎞ 26코스가 완성됐다. 길 위에 집과 사람과 자연이 연결된 올레는 순식간에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2박 3일 관광지였던 제주도는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달 살이 여행지가 됐다. 일본과 몽골에 수출된 올레는 내년 베트남 진출도 앞두고 있다. 서 이사장이 염원하는 세계 평화의 길, '피스 올레(Peace Olle)'를 향한 여정도 시작됐다. 그는 지난 9월 산티아고에서 열린 월드 트레일즈 네트워크(World Trails Network) 컨퍼런스에서 국제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돼, 피스 올레를 제안했다. 서 이사장이 하루 빨리 내고 싶은 길은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제주도에 정착하신 아버지의 고향, 함경북도 무산행 올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충격적인 기억은, 프랑스 국경인 생 장피드포르 마을에서 두 발로 스페인에 걸어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버지의 땅도 못 가봤는데' 하는 생각에 울컥했죠. 지프차 운전기사였던 아버지는 생전에 통일이 되면 우리를 그 차에 태워 무산까지 가겠다고 말씀하곤 하셨어요. 이번 홍보대사직을 수락하면서 이사회에 '올레를 전세계 사업으로 가져가자'고 제안해 채택됐습니다. 길 없는 곳을 잇고 분쟁지역 간 소통의 길을 뚫자고. 특히 일본 규슈와 미야기 올레는 한일 민간외교의 무대라고 볼 수 있죠." ◆결국 돌아오는 행복, "살암시민 살아진다" 올레 생각에 한껏 부푼 그의 표정을 바꾸고 싶다면 '어느 코스가 제일 좋으냐'고 물으면 된다. 길도 사람처럼 살아있기 때문이다. 햇볕의 강도와 날씨, 마주친 사람에 따라 그날의 풍경은 달라진다. 인생도 그렇다. "꽃길만 걸으라는 사람의 곱고 애틋한 의도는 좋지만, 인생에는 영원한 깔딱이 고개도 꽃길도 없어요.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레의 풍경이 기대와 달라 실망하던 사람들이 고생끝에 '짠' 하고 나타나는 예쁜 바닷길을 보고 놀라요. 꽃길만 걸으면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인식하는 데 둔해져요. 과거 올레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평소 나를 한껏 치켜세우던 세상의 손가락질에 절망해 자살충동을 느낀 적도 있어요. 입장료를 받거나 세금을 쓰지도 않았는데, 길을 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준 일이 폄하돼 괴로웠어요." 가장 따뜻한 손을 내민 사람은 제주올레를 반대했던 해녀 할머니였다. "넋이 나가 두문불출하다가 바닷가에 잠시 나갔어요. 그 분이 아무말 않고 딱 한 마디 하더군요. '살암시민 살아진다.' 계속 살면 살게 된다는 뜻이거든요.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 이 고비 넘기면 볕들 날 온다는 말씀이죠. 산전수전 공중전 백병전 다 겪은 분이 온 생애를 담아 해 준 말씀이예요." 지난 8월 기준 구직 포기자가 182만4000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서 이사장이 청년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제주올레는 도시 청년 세 명을 초청해 10월부터 4달간 제주에서 머물게 하는 '청(靑)정(停)지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길을 걸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돌파구를 찾아보라는 의도다. 서 이사장의 초대장에는 교정시설에 수감된 청소년들도 적혀있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아이들과 2000㎞를 걸으며 사회의 문턱을 넘도록 돕는 프랑스 사회단체 '쇠이유(Seuil·문턱)'가 모델이다. "작년부터 법무부에 말하고 있어요. 저는 징벌로는 청소년 범죄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봐요. 자기 내면에서 변화가 일어야 하는데, 자연만큼 사람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건 없어요. 지금 아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많은 자극에 노출돼 있고, 비좁은 공간에서 경쟁에 내몰리죠. 여기서 탈락한 애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쇠이유도 현지에서 어떤 교정시설에 가뒀을 때보다도 재범율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소수의 학생부터라도 선생님이나 공직자 출신 자원봉사자, 길 위의 선생님과 대자연에서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2018-12-03 14:42:49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