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문화전 5부 '화훼영모_자연을 품다' 23일부터
김홍도·신윤복 등 고려말~조선말 대표 작품 90여 점 전시 간송미술관이 '문화보국(文化保國)'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의 다섯번째 전시 '화훼영모(花卉翎毛)_자연을 품다'를 연다. 공민왕, 이징, 윤두서, 정선, 변상벽,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신사임당 등 고려 말에서 조선말까지 500여 년 동안 당대를 대표할만한 화가들이 동식물을 소재로 그려낸 작품들이 출품된다. 화훼영모란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 등 동식물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을 말한다. 전통시대 화훼영모화는 산수화나 인물화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선조들은 꽃과 새, 곤충과 물고기들도 자연의 일부임과 동시에 우주만물의 섭리가 함축된 존재로 인식했다. 이를 보고, 기르고, 글과 그림으로 옮겨내면서 자연과 생명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고 자신의 성정을 함양하고자 했다. 또한 동식물들을 통해 도덕적 이상과 더불어, 무병장수나 입신출세 등과 같은 현세적 욕망을 담아내곤 했다. 화훼영모화는 가장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 중 하나로 낯설고 어렵게만 여겨지는 우리 옛 그림과 친숙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 그림이 지닌 아름다움과 그림 속에 담긴 선조들의 이상과 욕망, 삶의 지혜까지도 엿볼 수 있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화원(畵員)을 뽑을 때 영모를 3등, 화초(花草)를 4등으로 뽑았다. 간송문화전 제5부에서는 '경국대전'에서 거명한 의미대로 '화훼영모전'이란 이름을 대표 명칭으로 붙였다. 간송미술관이 수장하고 있는 동식물 그림 중에서 각 시기를 대표하는 그림을 가려내 그림을 통해 시대정신과 기법 차이를 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고려 공민왕(1330-1374)으로 부터 조선왕조 말기의 관재 이도영(1884-1933)까지 550년에 걸친 기간 동안의 변화를 비교 감상할 수 있다. 국보급 문화재들이 골동품 상점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었던 일제강점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아 20대 초반에 십만석꾼이 된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민족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것을 자신 일생의 사명으로 삼았다. 그렇게 수집한 문화재들로 193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 보화각을 설립했고 현재는 간송미술관으로 남아있다. 성북동에서 1년에 두번, 각각 2주씩만 전시를 해오던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3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기념으로 미술관 밖에서 처음으로 외부 전시를 열며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간송 전형필', '보화각', '진경산수화', '매·난·국·죽'에 이은 5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