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硏, 매력 도시 조성 위해 지역 특색 갖춰야
서울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지역 특색을 강화해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펴낸 정책리포트 제408호 '서울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 서울의 일상공간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인구 감소는 도시공간의 활력을 저해하고 쇠퇴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요소"라며 "서울의 경우 상주인구가 줄면서 지역의 활력 감소가 문제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는 문화적 소비 여건을 갖춘 곳이 더 강력한 인구 유인 효과를 가져온다"며 "상주인구를 늘리기보다는 유동인구를 증대시켜 지역의 활력을 키우는 매력적인 도시공간 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문화 소비가 현대 도시의 특징과 경쟁력을 만들어낸다고 보고, 문화 소비 행동을 파악하기 위해 도시 씬 분석 방법론을 적용, 서울의 공간별 문화적 특징을 조사했다. 도시 씬은 지역 내 특정 공간에서 발견되는 강렬한 문화적 특성을 의미한다. 도시의 문화 소비 행태는 특정 장소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도시 씬은 이러한 장소를 계량화하기 위한 도구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씬 유형의 조합을 통해 서울의 문화적 특징을 ▲보헤미안 ▲상업 및 기업 지역 ▲고급 근린 지역 ▲합리성 지역 총 4개로 유형화했다. 보헤미안은 자기표현, 과시성, 카리스마 등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고 이를 즐기는 문화적 특징이 나타나는 공간이다. 보헤미안 씬이 강한 곳은 무악동, 삼청동, 청운효자동, 천연동, 교남동이며, 낮은 곳은 상도4동, 제기동, 난향동, 면목7동, 염리동이었다. 보헤미안 씬은 지역 소득, 유동인구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으나, 60대 이상 고령층은 이를 선호하지 않았다. 상업 및 기업 지역은 높은 기업성, 일탈성과 낮은 평등주의를 나타내는 지역으로, 일반적인 유흥가 내지는 상업지로 볼 수 있다. 상업 및 기업 씬이 강한 곳은 사근동, 개포1동, 잠실3동, 소공동, 역삼1동이며, 약한 곳은 사당5동, 둔촌1동, 상계9동, 쌍문4동, 효창동이었다. 대도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상업·기업 기능이 강할수록 유동인구 역시 많아져 인구 요인 효과가 가장 컸다. 고급 근린 지역은 화려함, 격식성 등의 씬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근린성과 전통주의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지역이다. 고급 근린 씬이 강한 곳은 삼청동, 장충동, 잠실3동, 잠실4동, 잠실7동이며, 낮은 곳은 둔촌1동, 용답동, 가락1동, 개포1동, 답십리2동이었다. 합리성 지역은 높은 합리성에 낮은 일탈성이 특징인 곳이다. 대학가나 연구소, 학원 등이 모여 있는 대학동, 사근동, 안암동, 잠실4동, 부암동은 합리성 씬이 강했고, 중곡1동, 신림동, 면목5동, 번2동, 신월4동은 그 반대였다. 합리성 지역 씬은 학원이나 대학을 다니는 10~20대와 이들의 부모세대인 40~50대의 유인 효과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도시 씬을 분석하면 어떠한 씬이 어떤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며 "이러한 비교를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도시 공간의 방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랜드마크를 짓거나 거대 상업시설을 구축하는 등의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사업보다 지역의 특징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역색을 갖춰나가야 한다"며 "어떤 사람들을 끌어올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떤 가치와 문화적 특성을 갖출 것인지를 고민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문화적 특징의 조합을 갖춘 도시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