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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한 여름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체중 증가가 심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미뤄왔던 지인들과의 만남이나 운동, 외식도 많이 늘고 있는 요즈음, 이런 일상 복귀와 여름휴가를 대비해서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급격히 체중이 증가하면서 복부비만이 심해지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도 무리를 줄 수 있어서 건강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급하게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하게 금식을 하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나 과한 절식, 과잉 운동은 오히려 우리 몸을 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지기도 하고,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과한 운동으로 관절이 다치면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면서 살이 다시 찔 수도 있다. 무엇보다 건강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다이어트는 일시적으로 체중을 뺐다가 다시 '요요'가 오게 해서는 안 되며, 본인에게 맞는 식단과 운동, 생활습관을 찾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혼자 다이어트를 하기 어려웠거나 효과적인 다이어트 도움을 받고 싶다면 한의원을 내원해서 전반적인 점검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한의사의 진맥과 상담으로 본인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보고, 한약과 약침 등으로 건강하게 체지방을 감량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이어트 한약도 제형과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아이조아패밀리한의원 네트워크에서는 복약량은 줄이면서 용량 조절이 쉬운 농축한약, '슬림정'을 개발하여 환자분들의 건강한 비만 관리를 돕고 있다. 그 외 여러 가지 한약이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받아 부작용이 적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볼 수 있다. 더 이상 위축되거나 다이어트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이조아한의원 심윤지 원장

2022-06-24 10:56: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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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7>외젠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1948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7>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1948년) -대머리 여가수의 단골 미용실은 어디일까 외젠 이오네스코(1909~1994년)의 희곡 '대머리 여가수'의 주인공은 대머리 여가수일까. 아니다. 아예 등장인물이 아니다. 대머리 여가수는 머리카락을 어떻게 손질할까. "그녀는 항상 같은 식으로 머리를 다듬는다."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는 등장인물, 언어, 형식의 모든 면에서 기존 연극의 문법을 파괴한 이른바 부조리극 또는 반연극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대머리'와 '여가수'를 결합한 제목 자체가 작가의 지향을 드러낸다. ◆반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1950년 초연(初演)하면서 '반연극(antitheatre)'이란 부제를 내걸어 제목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반(反)'이란 목표를 뚜렷이 했다. '안티(anti)'는 즉자에 대한 반동으로 나온 대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둘은 같은 지평에 속한다. 만일 누군가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보기에 따라 이미 이해하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가) 쓴 글이다. 소설 장르에서 등장한 반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것이 이해의 지평 위에 확고히 서 있음에 관한 작가의 선언이다. 통상적으로 픽션을 정의할 때 현실에 있을 법한 가상의 현실이라고 한다. 사실 같은 비(非)사실이 픽션이고, 비사실 같지만 엄연한 사실인 것을 용어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안티픽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연극이다. 의미의 지평은 확대된다. 의미가 통하지 않는 말을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의미가 통하지 않는 말을 하니까 말인 거다. 의미가 통하게 말을 하든, 의미가 통하지 않게 말을 하든, 두 방식에서 모두 말을 하고 있다. 보편적인 논리의 체계가 작동한 시간과 공간, 등장인물을 조각내어 연결하면 '대머리 여가수'와 흡사한 결과물을 마주한다. A는 지금 회사에서 B에게 말하는데, 하는 말은 A가 1년 전에 C에게 술집에서 한 말이며, A와 '대화'하는 B는 1년 전의 주제와 지금의 주제를 번갈아 가며 말한다고 상상해 보면 된다. 기존의 전통 서사가 뉴턴적이라면, 반연극은 아이슈타인적이다. 많이 달라 보이지만 어쨌든 둘 다 세계에 관해 얘기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동음이의어와 각운이 활용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얘기해 볼 수 있다.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언어의 유희인 'pun'은 기표와 기의가 분열한 상태로, 또는 분열함으로써 의미를 확장하고 생산한다. 각운이라는 건 한 단어의 끄트머리에다 쓴 사소한 운으로, 원초적인 울림에 호소하는 방식이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동음이의어는 의미의 무의미를 찾는 방식이고, 각운은 무의미의 의미를 찾는 방식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선취라기보다는 이 작품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포스트모던과 비슷한 외양을 취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의미의 지평에서 (어디로?) 뛰어내리려고 한다면 반연극은 이 지평에서 (결코 알 수 없는) 의미에 집착한다. 반연극ㆍ반소설이나 부조리극, 실존주의 소설 등은 모더니즘의 한계를 마치 풍선이 터뜨릴 듯이 불어대며 도착적으로 확장할 뿐이다. 초현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도식적으로 비교하면 초현실주의가 현실을 탈피하는 탈(脫)대상이라면, 포스트모더니즘은 탈(脫)주체이다. 초현실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이 드러나는 양상은 비슷할 수 있지만, 인식 체계는 다르다. '대머리 여가수'에서 이오네스코는 당연히 포스트모더니즘을 의식하지 않았다. 선행한 사조인 초현실주의는 참조하면서 초현실주의 표현의 부조리한 현상과 실존주의의 문제의식을 연관 지어 연극적인 양식으로 정형화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탈(脫)대상화하면서 주체가 과잉되고 그러한 과정이 악순환에 빠져들며 결국 주체가 전복되는 상황 또한 그리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실존조의의 흔적 전통적인 서구의 형이상학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합목적론이 강세다. 세상은 인과관계로 이어지면서 목적에 맞춰서 구성돼 있다고 가정하고 맹목적으로 그런 생각을 수용하는 경향은 근대에 이르러 도전받는다. 데이비드 흄은 우리가 인과(因果)를 알 수 없고 인접(隣接)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인접의 반복을 통해서 습관적으로 그것을 인과로 받아들일 뿐이다. 사실 엄격하게 또 정확하게 인과를 파악할 수는 없다. 인과를 추정하거나 인과라고 명명하는 것일 뿐이다. 목적론적 세계관에서는 우리의 세계를 합목적의 세계라고 일단 가정한다. 우리가 가정한 인과를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실제 인과라고 받아들이면서 세계 속에서 살고, 거기서 삶의 가치나 의미를 추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세계를 완전히 부인하는 것은 세계에서 사는 한 불가능하다.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 역시 완전한 부인으로 가지는 않았고, 목적론적인 기존 세계를 흄 식의 온건한 비판을 수용해 언어학적으로 풀어놓은 정도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한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다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개념이고, 이해를 못 했다는 이해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문장으로 작성돼 있기에 온건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를 '질서'라는 관점에서 코스모스라고 하고 코스모스 전에는 카오스가 있었다. 코스모스에 사는 우리에겐 코스모스가 카오스보다 좋다는 우열의 판단이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카오스를 흔히 '무질서'로 이해하고 무질서를 정돈하여 질서를 세웠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카오스는 무질서가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다른 질서라는 반박이 존재한다. 마치 장미화원과 들꽃이 만발한 들판처럼 코스모스와 카오스는 별개의 논리가 작동하는 별개의 질서라는 생각이다. 이오네스코의 세계는 카오스적인 세계를 전망하였을까. 아니다. 그는 코스모스적인 세계에 머물며 그 세계를 부분적으로 비틀어서 얘기하고 있다. 결국 실존주의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에 등장한 초인종 일화. "결론적으로 초인종이 울려도 (문밖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거군요"라고 대사는 형식논리학의 견지에서는 옳지 않다. 어떨 때는 누가 있고 어떨 때는 아무도 없다고 하는 건 순차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문 앞에 (초인종을 누른) 누가 있으면서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형식논리학의 질서를 파괴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은 아니다. 그러나 이오네스코에게는 어쨌든 초인종을 누군 누군가가 문밖에 있다. 실존주의라는 건 잘살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이다. 실존주의는 허무주의가 아니다. 실존의 의미는 결국 삶의 긍정과 반항을 통한 자기 존재의 확인이고, 유명하게 인용되는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의 장면처럼 칸트적인 물자체를 보면서 자아를 각성하는 모습이다. 이성적인 인간의 호소와 불합리한 세계의 침묵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조리 앞에서 인간은 그 부조리에 반항하면서 삶을 꾸려나간다고 카뮈는 설명한다. 하나의 고정적인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침묵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가 부조리이다. 카뮈에게 부조리에 대처하는 방법은 반항이다. 부조리 앞에서도 끊임없이 주어진 바위을 밀고 언덕길을 올라갔다가, 고개를 넘어봤자 내려가면 다시 밀어야 할 줄을 알면서도 기꺼이 다시 밀 각오를 하는 것이 반항이다. '대머리 여가수'에서도 동일한 정조를 확인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집착과 애착 인간이 그냥 세계 앞에서 짜부라지는 게 아니라 신도 죽었고 뭐가 있는지 혹은 뭐가 들었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세계 앞에서 인간이 호소한다. 호소하는데도 세계는 침묵할 뿐이다. 호소와 침묵 사이에서 부조리가 출현한다. 호소가 없으면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부조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삶의 모습이다. 실존주의는 부조리할 수밖에 없다. 실존주의는 부조리를 극복하지 않는다. 이 작품 속의 인물들은 실존적인 삶을 모색하고 있다. 형식논리학의 파괴와 주체의 파괴가 동시에 나타난 장면. 등장인물인 메리가 갑자기 "전 이분의 소방 호스였어요"라고 말한다. 인간의 물화가 너무 자연스럽다. 제목은 조금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무의미의 의미를 통해서 의미가 무의미해지는 순환 구조가 발생하듯이, 대머리 여가수도 작가가 신경 쓴 제목임이 분명하다. 대머리 여가수를 형용 모순이라고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그 당시의 여자는 대머리일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머리 여가수는 형용 모순이고, 형용 모순인 사건을 갑자기 지칭하면서, 형용 모순의 항상성을 답답해하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그 모순을 상징화하며 제목으로 삼았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지금은 대머리 여가수, 머리를 빡빡 깎은 여자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여자가 없었기 때문에 해석이 달라진다. 지금이라면 대머리 여가수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핑크 코끼리는 요즘 다이어트 중인가요? 지금에서야 이런 제목을 썼어도 무방하겠다. 대화가 단절된 혹은 일방의 대화만이 있는 인간관계, 인간의 물화와 소외, 일상 표면의 항상성과 이면의 불안이 우스꽝스러운 비극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6-23 14:58:3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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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54>와인잔의 세계

<154>와인잔② "와인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와인잔을 세제도 안쓰고 물로만 닦는다면서요. 진짜 그래요?" 대상을 불문하고 마니아의 세계는 깊고도 오묘하다. 아니 사실 그 집단에 속한 소수의 이들을 제외하고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와인 역시 다르지 않다. 식당에 갈때도 와인잔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가 하면, 다 마신 와인잔에 아직 향이 남아 있다며 코를 박고 있는 걸 이해해주긴 쉽지 않다. 사실 집이 아닌 곳에서 와인을 마실 때의 가장 큰 불만은 와인잔일 때가 많았다. 고급잔을 원하는게 아니라 그 위생상태 때문이다. 희미한 물 얼룩이야 그러려니 해도 덜 지워진 립스틱 자국이나 와인의 향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음식 냄새는 최악이다. 특히나 레드와인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선 고기류와 많이 먹다보니 기름과 냄새가 문제다. 교과서적으로는 와인잔은 물로만 세척하는게 맞다. 아무리 잘 헹군다고 해도 일부 남아있는 세제 성분이 와인의 풍미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보글보글 올라와야 할 버블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근데 원칙을 지키려면 조건이 있다. 와인잔에 얼룩이 가능한 없도록 하거나 생기자 마자 바로 세척을 한다. 또 뜨거운 물로 헹구고, 헹구고, 또 헹군다. 가능하다면 밤새 따뜻한 물에 담궈놓아도 좋다. 레스토랑이든 집이든 지키기 너무 까다로운 조건이다. 차선책은 성분이 순하거나 무향의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양도 가능한 적게 해서 말이다. 이 역시 교과서적으로는 기름기나 립스틱 자국을 없애기 위해 세제를 사용한다면 더 이상 헹굴 수 없을 때까지 헹구라고 되어 있지만 말이다. 마니아에서 일반 레벨로 다시 내려가 기본 문제를 풀어보자. 먼저 와인은 꼭 와인잔에 따라 마셔야 하나. 답은 '예스(yes)'. 와인은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고, 그리고 마신다. 색상과 향은 와인의 성격은 물론 품질까지 많은 것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물잔이나 플라스틱잔에 따라 놓쳐버리긴 아깝다. 투명한 와인잔의 유리야말로 와인 본연의 색을 잘 나타낼 수 있고, 깊고 둥근 볼은 향을 잘 맡을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면 품종이나 지역 등에 다양한 와인잔을 모두 구비해야 하나. 이에 대한 답은 '노(no)'.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잔, 화이트 와인잔, 스파클링 와인잔 하나씩만 있다면 와인의 맛을 잘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먼저 레드 와인을 마시기 위한 보르도 잔이다. 가장 많이 봤을 보편적인 잔으로 둥그런 형태로 입구와 볼 부분이 넓다. 와인의 향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고, 공기에 노출되는 면적이 커 탄닌이 많은 레드와인에 딱이다. 다음은 화이트 와인을 위한 잔이다. 모양 자체는 보르도 잔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훨씬 작다. 화이트 와인은 차가운 온도로 즐겨야 하는데 잔이 크면 와인이 금방 미지근해진다. 화이트 와인 전용의 작은 잔에 자주 따라서 먹고, 와인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볼 부분이 아니라 다리부분을 잡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잔이다. 입구와 볼이 좁지만 길쭉하다. 스파클링 와인의 생명인 기포가 잘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와인을 따르면 잔 바닥에서 여러 줄기의 거품이 올라가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2022-06-23 14:57:4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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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정책의 딜레마

#. 딜레마(dilemma).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이다. 진퇴양난, 궁지와 비슷하다. 윤석열정부가 지난 21일 내놓은 첫 부동산대책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이 그렇다. 추가 인상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해 민간의 주택공급을 빠르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건설업계는 대책을 기다리며 분양을 미뤄왔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분상제 폐지는 커녕 분상제의 핵심인 택지비 산정방식도 빠졌다. 정부 개편안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가 최대 4.0%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전망한 연간 물가상승률(4.5%)에도 미치지 못한다. 민간업체가 공급을 늘릴 유인이 부족하다. 정부 입장에선 분양가를 크게 올리면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부담이었을 터. '대장동 1타 강사'로 유명세를 탔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묘안이 없었나 보다. 분상제를 폐지하자니 분양가가 턱없이 오를 것이 뻔하다. 그래서 분양가를 찔끔 올릴 수 있게 했다. 시장에선 분양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택지비는 놔두고, 미세조정만 했다고 꼬집었다. 향후 250만가구 공급에도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분상제 유지로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로또 청약'이 예상된다. 주변 시세의 80%에서 분양가가 정해지기 때문. 서울에서 신규분양 아파트에 당첨만 되면 아직까지 로또다.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요 시중은행장과 만난 자리에서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취약 차주의 금리 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과 금감원장의 일침은 마치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으로 비춰졌다.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은행은 메뉴얼에 따라 금리를 결정한다.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의 발언은 자칫 시장 자율을 해칠 수 있다. 경기침체 등 위기가 오면 은행까지 부실 위험에 노출된다. 물 장사, 쌀 장사를 하는 사람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목표다. 이자 장사를 하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시장상황에 따라 시스템으로 금리가 정해진다. 은행 마다 금리가 다른 이유는 각각 조달금리나 자산 운용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지나친 '관치'는 시장 자율을 해친다.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주문하면서 유독 금융권에는 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금융시장도 국책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을 제외하면 민간이다. 주주는 대부분 외국인이다. 정부가 민간금융을 제어할 수록 시장은 왜곡된다. #. 집을 짓는 땅 매입 등 땅작업을 하는 시행사는 분양을 해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 시공사는 자재가격이 오른 만큼 건축비가 올라야 집을 짓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파트를 지을 땅도, 시공사도 구할 수 없다. 집값을 잡으면서 공급도 늘려야 하는 정부의 딜레마다. 이자 장사를 하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주주를 위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약계층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취지로 금리 인하를 에둘러 표현했다. 시장 자율 때문에 직설화법으로 금리를 내리라고 할 수 없었다. 분양가상한제, 금리 모두 딜레마다. 어떤 선택을 해도 환영받지 못한다면 시장에 맡기는 정책이 정답이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6-23 07:05:5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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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기본에 충실한 부동산 투자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얼마전까지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소위 연예인 전문 부동산 컨설턴트로 인기를 얻던 모 중개법인 소속 임원이 자격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부동산 연구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했으며 그 자신 또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백억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문제는 그의 공인중개사 자격 관련 질문에 대한 대응이었으며 스스로 중개업무를 진행하는 것처럼 표현했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그리 가볍지 않다. 논란을 접한 후 확인해 본 결과, 그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인의 신분(부동산 중개 관련 단순 업무만을 보조할 수 있음.)이었다. 만일 자격없이 직접 중개업무를 하는 등의 위법이 밝혀지면 당사자는 응당의 제재를 받겠지만, 더 큰 문제는 관련 법이 양벌규정을 따르고 있어서 그를 고용한 중개법인까지도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고, 선의의 다수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가 경제 전문 채널을 벗어나 예능프로의 소재로 떠오르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결과를 장담키 힘든 사행성 사례들이 자세한 설명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위의 논란 후 해당 컨설턴트의 출연 분량을 다시보니, 그는 빌라 사이의 화단을 취득한다거나 등기권리증 150여 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는 보유자산의 대부분을 털어서 투자할지모를, 포트폴리오는 꾸릴 것도 없는 대다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무척 신중해야 하는 방식이다. 투자는 시장경제의 꽃이다. 필자도 당연히 모든 범위와 방식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만한 기준도 사실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 뭐든 자본을 투입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최대한 허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투자하지 말아야 할 일들은 분명히 있다. 비록 현행법을 위반하지는 않더라도 기형적인 거래가 잦아지면 결국에는 리스크가 되어 돌아온다. 공공의 이익을 침범하는지, 시장질서를 교란하여 기회가 편중되는지 점차 엄격하게 따져가는 사회이다. 정보가 생산되자마자 공유되고, 뉴스는 금방 여론이 되고 곧 새로운 규제로 발표되는 것을 우리는 누차 경험했지 않은가. 어떤 투자든 상식적이고 실제 목적과 부합해야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다. 실제 소유자의 이용 목적외에도 적절한 유지관리 노력을 통해 공간을 제공하는 임대업 본연의 목적이 있고, 농지를 소유한다면 반드시 직접 농업을 경영하는 노력이 필수다. 즉, 보유기간 동안 소득창출이든 가치상승이든 본인의 노력과 결실이 더해졌을 때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올라가고 시장은 예측하기 힘든 시대일수록 한층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극적인 사례들을 원하는 예능프로그램에 부동산이라는 분야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앞서 말한 유명 컨설턴트는 중개사 자격 여부는 차치하고, 그 실력만큼은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말고도 저마다 화려한 영업력과 정보력을 가진 중개보조인이 많다. 그 대부분은 성실하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며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그럼에도 중개업무에 관한 한 유자격자로 제한해 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투자열기가 민생에 우선하지 않도록 선도하는 것은 둘째치고, 우선 거래 당사자의 자신도 모르는 위법, 탈법 행위의 가능성을 줄여서 그 당사자를 보호하고, 중개사에게는 무거운 법적 책임을 전제하여 당사자들의 안전한 거래를 돕도록 하기 위함이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모든 자격시험의 내용이 그러하듯 공인중개사 역시 불법을 방지하고 거래 양측의 권리를 모두 보호하도록 출제범위 대부분을 할애한다. 그래서 적법한 자격을 갖춘 중개인을 통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의 기본인 것이다. 참고로 중개인으로부터 받은 명함이 있다면 누구든지 국가공간정보포털(nsdi.go.kr)에 접속하여 공인중개사 자격여부를 즉시 조회할 수 있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06-22 10:26:4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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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이 깊은 산중에

친구가 충북 제천 의림지로 불렀다. 의림지는 1983년 겨울에 가본 적이 있다. 분지 한 가운데 큼직한 웅덩이 같았던 의림지는 예전과 달랐다. 사람도 많았다. 식당을 비롯한 편의시설들, 역사박물관, 산책로 등이 들어서 산보하기 좋았다. 산책로에 전시된 시들도 읊었다. 친구네와 우리 부부는 근처 식당에서 여느 관광객 처럼 산보하며 사진도 찍고, 더덕구이도 먹고 산비탈 카페에서 차도 마셨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최근에 완성한 주말주택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친구부부는 주말주택용 택지를 찾아 여러 곳을 헤맸다. 수십 곳을 둘러본 끝에 기어이 다다른 곳이 제천땅 구불구불 깊은 산속이다. 그를 따라가는 동안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산길을 따라 도로변에서 10여㎞ 숲길을 달려서야 500고지에 달하는 그의 주말주택에 닿았다. 소싯적 차령산맥이나 대관령, 진고개를 넘었던 것과 다른, 깊음을 느꼈다. 고요한 새소리만 있을 법한 산중에 그의 주말주택은 아주 소박한 쉼터, 아늑했다. 그 집은 열평 남짓한 공간에 부엌과 화장실, 방 하나, 작은 포치로 이뤄진 농막이었다. 우리는 계곡과 폭포 등 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와 데크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작정하고 나눈 얘기는 아니지만 주로 자식들과 노후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 부부는 30여년을 교사로 살았다. 그의 아내는 언젠가부터 늘그막에 물러나 앉는 것을 내비치곤 했었다. 그 농막이 바로 그들의 작은 소망으로 코로나 와중에서도 인생2막을 향한 발길이라고나 할까. 나야 오래전부터 전원에서 도시를 오가며 살아서 탈도시를 생각하기에는 어색하다. 그러나 친구의 주말주택은 온전히 이해가 된다. 학교에서 코로나와 싸우며 입시지도를 하느라 당연히 지칠 법도 할 터. 주말쯤은 숲에 들어야하겠다는 심정을 알만 했다. 특히 교사인 그의 아내가 이곳을 몹시 반색했다. 어느날 우연히 드라이브 중 숲길에 이끌려 찾아들었다가 사로잡힌 건 그녀였다. 그럴만도 했다. 특히나 집을 감싸듯이 휘감는 앞산 풍광은 잡힐 듯 아스라했다. 그러면서도 '3년 잘 버텨야할텐데'. 친구는 말했다. 교사들의 정년은 62세, 남은 시간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고. 우리에게 닥친 베이버부머의 말년이라니. 명백하게도 지금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채 노년이 다가왔다. 그러나 노년의 쉼터를 마련한 그의 성취감, 말하자면 자신에게 휴식을 줘도 되지 않느냐는 위로같았다. 그 농막말이다. 세상은 우리가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나날이 위기속이고, 때로는 옥죄고 억압하는 일뿐이다. 우리 베이비부머들. 그러니 매사 폭력같다. 출근길, 지하철역 출구를 향해 줄달음치는 발자욱소리에 더욱 쫒기는 것처럼…. 그 정치의 서글픔때문일까. 의림지 산보를 핑계삼아 산중으로 나를 불러낸 친구의 뜻을 알 것 같았다. 젊었을 적 나는 늙어가는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다. 누구나 처럼 여유가 없었다. 사실 상상하고 고민하고 무언가 행동했어야하는데. 몇번 고향에서 텃밭을 일구는 상상을 해본 적은 있다. 젊어서 지은 잣나무골 회색 목조집이 마지막 거처일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는 정하지 못 했다. 코로나가 끝난다고 끝난게 아니다. 코로나가 와도, 끝나도 끝났다고 이익을 챙기려는 그들의 정치적 셈법이 여기서도 한걸음 더 떠미는 세상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2022-06-21 07:44:51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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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소상공인들의 수익성은 가격 정책에 있다

소상공인들의 수익은 매출에 비례한다. 매출의 구조는 객수에 객단가를 곱하는 것이 기본 공식이다. 최근 엔데믹의 시작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일부 되살아나는듯 하지만, 매출에 비례해 수익성이 동반 상승하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유가의 급격한 상승, 봄 가뭄으로 인한 원부재료의 상승, 그리고 주가하락과 같은 금융시장의 변화 등이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원부자재의 일시적 가격 상승으로 치부하기엔 그 영향과 파급효과가 과히 살인적이다. 원가률의 상승에 따라 판매가를 올리면 간단하게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소상공인들은 같은 상권 내 경쟁과 유사 업종의 분포가 다수 포진하는 상권 분포에 따라 현실적으로 나홀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보통 소상공인들의 가격 결정 요인은 두 가지로 결정된다. 하나는 원가 대비 적당한 마진을 포함한 가격 결정 방법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주변 상권 내 경쟁 지점의 가격을 비교하여 비슷한 가격으로 결정하는 유사 가격제를 두고 고민하는 것이다. 어떠한 가격 정책이 점포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해법은 소상공인들 제품에 대한 기획 가격과 전략 가격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 가격이란 소위 미끼 가격으로, 예를 들어 김밥 점문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김밥이 1000원이라며 가격을 써붙여놓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점포 내 평균 김밥 구매가격은 1700원이나 매장 내 접근을 증가하기 위해 1000원이라는 가격을 홍보함으로써 보다 저렴하다는 인상을 주어 고객을 유치한다. 소비자는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통해 매장 내에 쉽게 접근하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김밥의 가격은 1700원으로 심리적 평균 객단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소비 심리를 활용한 가격 정책이다. 이 때 실질 판매가격인 1700원은 전략 가격으로 칭한다. 지금의 현실과 같은 경기 하락 시에는 인위적 노력으로 매출을 상승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작은 게 사실이다. 소상공인들이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매출을 상승시키려면, 가격 정책을 활용한 매출 10% 상승 전략이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가격은 소비자와의 약속이자 상품의 만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가격 정책의 잦은 변화는 곧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가격 대비 만족을 중요시 한다. 가격의 효율적 활용과 운영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6-20 15:46:42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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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민감한 아토피 피부 진정에 좋은 '어성초'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민감한 아토피 피부 진정에 좋은 '어성초' 물가에서 잘 자라는 어성초(魚腥草)는 이름처럼 물고기의 비린내가 나는 풀이다. 강한 냄새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탈모나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가까이하고 싶은 본초이기도 하다. 어성초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 항산화 성분이 염증을 줄이고 세균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신진 대사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며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즉 기본적으로 어성초는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며 탄력 저하를 막아준다. 특히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천연 항생제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피부를 공격하고 손상시키는 다양한 독소와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있다. 상처 부위의 회복을 돕고 잦은 트러블을 줄여준다. 화농성 여드름을 비롯해서 발진이나 가려움이 심한 아토피의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어성초는 피부 염증에도 좋지만 방광염, 위염 등의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피부에 사용할 때는 먹는 것보다는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어성초를 뜨거운 물에 충분히 우려낸 다음 그 물로 세안이나 목욕을 하면 염증은 가라앉히고 피부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 여드름이나 아토피가 없더라도 작은 자극에 쉽게 붉어지는 예민한 피부의 진정에도 도움이 된다. 어성초는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과도한 체내 열로 인해 발생하는 탈모에도 좋다. 몸에 열이 많아 두피가 항상 답답하고 뜨겁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두피에 트러블도 자주 생기고 머리카락도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탈모가 발생하기 쉽다. 이럴 때 어성초를 쓰면 두피 열을 내려서 민감해진 두피를 진정시키고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어성초는 물고기 비린내가 나서 벌레 쫓는 효과도 있지만 다행히도 끓여서 차로 마시게 되면 강한 냄새가 사라지기 때문에 먹는 데는 나쁘지 않다. 다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괜찮지만 몸이 찬 사람들은 어성초를 너무 많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2022-06-20 05:25:4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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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민생안정은 화폐가치안정에서

정부가 돈을 마음대로 찍어낼 수는 있지만 찍어낸 '돈의 가치'는 누구 마음대로 되지 않고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하여 시장에서 결정된다.타락한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낼수록 돈의 가치는 비례하여 하락하다가 어느 순간 날개 없이 추락하기 마련이다. 경제력 확충 없이 돈을 찍어내면 낼수록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막걸리 통에 물을 부으면 막걸리 맛이 싱거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라에서 돈을 함부로 푸는 모양새를 보이면 자기나라 돈의 가치안정을 불신하고 사람들은 딴전을 부린다. 자국 화폐가치를 믿지 못하고 외화자산이나 실물자산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 국가경제는 삽시간에 혼란에 빠져든다. 과거 금본위제도 아래서는 화폐발행에 상응하는 금을 보유해야 돈을 찍어낼 수 있다 보니 욕심 많은 권력자들은 금을 도금하여 가짜 돈을 찍어 내어 백성들을 괴롭혔다. 15세기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쏟아져 들어온 금은이 민생을 어렵게 만들었다. 돈이 넘쳐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산업생산을 등한히 하다가 무적함대를 자랑하던 국가경쟁력은 어느 결에 시들어 갔다. 개인이나 사회나 돈이 넘쳐도, 모자라도 엉뚱한 곳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 상품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화폐가치가 안정되어야 백성들 살림살이도 편안해지고 자본주의 핵심 과제인 성장잠재력도 배양될 수 있다. 예산을 힘의 논리에 따라 제 욕심껏 편성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을 벌이는 짓거리 또한 화폐가치를 타락시켜 민생을 고달프게 만드는 죄악과 다르지 않다. 선거용 민심잡기 특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치를 면제하여 음으로 양으로 세금낭비를 조장하는 행위는 나랏돈 도둑질에 다름 아니다. 비싼 돈을 들여 건설한 발전소의 수명을 일부러 단축시킨다면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세금을 수탈당하는 셈이다. 만약 사유재산으로 건설한 공장이라면 타당한 이유를 정밀 분석하지 않고 기분 내키는 대로 폐쇄할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화폐가치 타락으로 초래되는 뜻밖의 손실이나 이득이 없어야 사람들은 한눈팔지 않고 제 할 일을 열심히 한다. 빈곤계층, 소상공인 지원이 절실하지만 손쉬운 재정적자 확대보다 쓸데없이 팽창된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여 남은 돈으로 지원하는 비상상황으로 가야 할 때다. 국가부채가 급속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생각 없이 예산을 낭비하다가는 이도저도 해결하지 못하고 화폐가치만 타락하게 만든다. 생각건대, 해외 공급요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더라도 재정적자 누적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만 한다. 화폐가치안정은 민생안정을 통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2022-06-17 09:39: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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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6>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1877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6>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1877년) -도축용 도끼에 잘려나가는 인간의 머리들을 과학으로 그리다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에밀 졸라(1840~1902년)의 소설 '목로주점'은 자체로 훌륭한 문학작품이지만, '목로주점'이란 나무가 들판에 홀로 서 있는 게 아니라 숲을 이루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목로주점'은 '나나', '제르미날' 등과 함께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에 속하는 소설이다. 이 총서는 루공 가문과 마카르 가문의 후손의 이야기를 20권에 걸친 소설로 구성한 대기획물로 '목로주점'이 총서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년)의 '인간희극'에 비견된다. 물론 그렇다고 '목로주점'을 단독의 예술작품으로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프랑스 제2제정시대의 파리 하층민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소설로, 그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달성했다. ◆사실주의의 주체가 만취하면? 국내에서는 '목로주점'과 '나나'가 유명하다. '나나'가 귀부인, 귀족, 음모, 몰락 등 전형적인 프랑스 소설의 소재를 다루었지만 '목로주점'은 계층 간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밑바닥 인생만 집요하게 그리는 방식을 취한다. 사다리 위로 올라간 인물은 이 소설에서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졸라가 적용한 자연주의 방법론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그는 "자연주의 소설은 과학이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소설에서) 유전과 환경이 인간의 지적이고 감정적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적인 질서가 상대적으로 온존한 가운데, 존재하되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주체가 세계와 조화롭고 자연스럽게 융화하는 것을 고전주의가 그리려고 했다면, 고전주의에 반기를 든 낭만주의는 세계와 불화하는 주체가 세계와 맞서 (없는) 활로를 찾는 구조를 모색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계몽주의의 세례가 있어야 한다. '나'가 세계의 중심이다. 사실주의나 특히 사회주의 문학은, 택일하라면 '나'보다는 세계이다. 세계의 상을 충실하게 그려내려 노력하면서도 사회주의 문학은 낭만주의나 계몽주의를 통해서 발굴된 주체의 가능성을 보듬는다. 세계를 투영함으로써 자아나 주체의 변화를 촉발해서 다시 세계를 개조해 나가려는 욕망 같은 게 사회주의적인 틀이다. 같은 계열로 보이는 자연주의에서는 주체가 다시 희미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세계가 너무 강하다 보니 '나'는 그저 세계의 부속물이 된다. 조화롭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을 뿐이다. 자연주의는 이처럼 신적인 질서를 중심으로 한 고전주의와 기이하게 맞닿아 있다. 졸라의 생각으로 유전은 우리가 어쩌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신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환경은 사회적인 영역이 된다. 신적인 영역과 인간적인 영역이 주체에게 각인되고 주체에 영향을 미쳐서 지배당하는 주체의 양태를 표현한 게 자연주의인 셈이다. 사실주의를 계승 혹은 발전시켰다고 하지만 주체는 더 희미해지고 더 허약해진다. 사실주의의 주체가 만취하면 자연주의의 주체가 된다고 비유적으로 말할 수 있다. 졸라가 서 있는 소설론이다. ◆불편한 소설 이 소설은 공화파와 사회주의 언론으로부터는 인민을 모독했다고 공격을 받았고 대문호로 추앙받은 빅토르 위고는 "비참과 불행을 그토록 적나라하게 묘사할 권리가 (소설가에게) 있냐"고 비난했다. 졸라가 이러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소설을 쓴 이유는 뭘까. 1877년 '목로주점'을 출간하면서 졸라는 서문에서 "나는 스스로를 변호할 생각은 없다. 내 작품이 나를 변호해줄 것이다. '목로주점'은 진실을 담은 작품이고, 거짓말을 하지 않은, 민중의 향기를 머금은 최초의 민중 소설이다"라고 말했다. 가난하고 술에 절었고 폭력이 난무하고 탈출구가 없는 전형적인 도시 하층민의 삶이 가난의 결과냐 아니면 그들이 그러한 인간이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냐를 묻는다. 무책임한 얘기 같지만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나선형으로 꼬여 있다. 소설의 주인공을 한 명만 꼽으라 하면 세탁부 제르베즈다. 제르베즈의 인생은 22살까지와 22~40세까지의 두 개의 삶으로 나뉜다. 전반부에서 역경과 가난에도 불구하고 건실하고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건강한 인간형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제르베즈는 무너진다. 거기서부터 그가 의도치 않은 악인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악인이 되려는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 자발적인 사악함의 개입 없이 자연스럽게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결국 선의 결여 상태가 되는 과정이 나온다. 일하고 먹고 잘 수 있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고 매 맞지 않고 자기 침대에서 죽는 게 제르베즈의 소원이다. 이 소박한 소원에 비해 과도하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적인 요인이든 주변 사람들의 간계와 흉계에 의해서든 어느 순간 좌초한다.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폭력의 희생자이자 가해자가 되며 최악의 인간으로 잦아든다. 작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보여줌으로써 사회를 고발한다. 유전과 환경이 인간의 지적이고 감정적인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그린다는 문학론이 그대로 관철된다. 다만 문학의 기능에서 증언하고 진단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면 문학 너머에서 졸라는 사회개혁을 말한다고 봐야 한다. 왜 나불거리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냐고 종종 비난하는데, 어떤 부류의 사람에게는 나불거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실천이 된다. 작가가 이 부류의 대표적 인물이다. ◆'딜레마 게임'과 죽음의 헤피엔딩 소설에서 작동하는 전형적인 사회구조는 '딜레마 게임'이다. 등장인물들은 최선의 해를 찾아낸다. '딜레마 게임'의 전제는 게임의 플레이어를 서로 차단하는 것이다. a와 b가 제일 나은 선택을 찾아 나갈 때, a와 b가 차단돼 있다면 각자는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전체의 이익을 줄이게 되지만, 전체로도 개인으로도 손해를 보는 것이 '딜레마 게임'에서는 합리적이다. '딜레마 게임'에서 각각의 개인들은 공공선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합리적이지 않다. 공공선을 배제해야만 합리적이라는 게 '딜레마 게임'의 결론이다. 물론 플레이어는 공공선은 물론 합리성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이기심을 내세우지만 이기심을 밀고 나간 것이 가장 합리적임이 사후적으로 입증된다. 사악해지는 게 최선이다. 한데 바보처럼 제르베즈는 가끔 다른 선택을 내린다. 동화적인 구조도 보인다. 역경에 처하고 헤매다가 조력자가 나타나 극복하는 방식. 문제는 독사과를 먹이려는 사람은 너무 많고 집요한 반면 조력자는 너무 적다. 소설은 잔혹동화처럼 끝난다. 제르베즈가 죽고 그의 장례에서 "자 이제 행복할 거야 아름다운 그대 이제 잘 자"라고 누군가 말한다. 마침내 행복해진다. 작가가 전하는 유머일까. 그곳에서 행복하기 바라지만 그곳을 탈출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 구조이다. 죽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역설적 해피엔딩. ◆룸펜 대 노동자 주인공들은 룸펜이다. 노동자가 아니다. 노동자가 발견된다면 노동자 계급의 언저리를 맴도는 인물 정도이다. 대부분 무위도식하는 룸펜 프롤레타리아이다. 전통적인 사회주의에서 룸펜 프롤레타리아는 혁명의 동력이 아니다. 이 사람들은 제정 시대에 사회주의 혁명에 반하는 세력으로 동원되곤 하였다. '목로주점'은 룸펜 프롤레타리아가 가진 즉자성과 비혁명성, 그리고 부르주아를 능가하는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부르주아에게서 나타나는 허위의식과 속물근성이 있다면 여기도 마찬가지로 복제된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이 최악의 형태로 분출한다. 후대의 미국 소설 '분노의 포도'와 비교하면, '분노의 포도'의 등장인물들은 떠돌이들이긴 하지만 다 노동자이다.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고용주에 맞서 싸우고 임금 인상을 위한 스트라이크를 일으킨다. 마지막에 좀 작위적이긴 하지만 동지적인 유대, 세계시민적인 연대를 보여준다. 현실에서 보는 룸펜 프롤레타리아 계급에서는 그런 게 작동하지 않는다. 도둑, 극빈자, 창녀가 판을 치면서 하루하루 벌어먹고 "내일 일은 난 몰라요"하며 산다. 대미 또한 계급적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기 신체 결정권의 상실. 자살이 문맥에 따라 가장 존엄한 삶의 선택지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이 선택할 수 없다. 노동을 잃어버리고 자아를 잃어버리고 결국 인간이 아닌 상태로 죽음을 맞는, 진짜 바닥에 도달한 삶을 그렸고, 마지막에 자연사한 제르베즈에게 "너는 행복해질 거야"라고 작가는 위로와 반어를 건넨다. 목로주점으로 번역된 불어(L'Assommoir)는 당시 속어로 노동자나 가난한 사람들이 독주를 마시는 선술집을 의미했고 단어 자체로는 원래 푸줏간의 도끼를 뜻했다. 짐승을 잡는 도끼에 잘려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고 상상할 수도 있겠다.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6-16 14:20:19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