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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53>보르도 2021년 빈티지…쉬어가는 해?

<153>프랑스 보르도 2021 빈티지 지난 4월 말 프랑스 보르도에 전 세계 와인 전문가들이 모여들었다. 보르도의 2021 빈티지를 맛보기 위해서다. 물론 2021 빈티지라면 시중에 나오기는 커녕 이제 막 배럴통 안에 담겨졌을터. 전문가들은 숙성되지 않은 와인을 시음해보고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뒤의 와인의 맛이 어떨지 평가한다. 이들의 의견은 곧 보르도 특유의 선물 거래 시스템인 엉프리뫼르(En Primeur)에서 매매가의 기준이 된다. 엉프리뫼르를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보르도에서 시음하는 것은 무려 3년 만이다. 팬데믹 첫 해인 2020년엔 디지털 프리젠테이션으로 대체해야 했고, 작년 역시 보르도에 모이는 대신 전문가들이 있는 각국으로 와인이 보내졌다. 아쉽게도 사상 최초 4년 연속 '그레이트 빈티지'의 꿈은 깨졌다. 2018년, 2019년, 2020년 모두 최고의 맛을 선사했지만 2021년은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간이든, 생산자 간이든 편차가 큰 해로 남게 됐다. 와인에서 빈티지(vintage)란 포도를 수확한 해를 말한다. 보르도는 매년 온화한 기후가 이어지는 미국 캘리포니아나나 호주 등과 달리 해마다 포도재배 품질에 편차가 날 수밖에 없고, 와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빈티지가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2021년이 쉬어가는 해라고 하니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GCB) 로낭 라보르드 회장은 2021 빈티지 엉프리뫼르 리포트를 통해 "2021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빈티지였다"며 "와인 생산자들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버텨야 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봄 서리와 곰팡이, 병충해, 많은 비 등 포도를 재배할 때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발생했다. 오히려 어려운 기후 여건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할 정도다. 전체적으로 이전 몇 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졌다. 2021이 2014나 2017 빈티지와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화이트와인은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기대해볼만 하며, 레드와인은 진한 과실미과 묵직함보다는 신선하고 섬세할 것으로 보인다. 라보르드 회장은 "아로마가 매우 훌륭하며, 섬세한 질감과 탁월한 균형미,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써클링은 "포도재배 여건만 보면 20년 만에 가장 어려운 해였지만 일부 보르도의 와인 메이커들은 우수한 와인을 만들어냈다"며 "시음했던 대부분의 레드와인은 낮은 알코올과 미디엄 바디, 보다 신선한 산도 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맛에 대한 기대를 다소 낮춰야 한다면 가격도 따라 내려갔을까. 실망스럽게도 내렸다고는 할 수 없고, 2020년보다 오르지 않는 수준에 그쳤다. 샤또 까농은 선물매매에서 2021 빈티지를 90유로에 내놨다. 작년 대비 6.3%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샤또 피숑 롱그빌 라랑드는 지난해와 같은 132유로로, 샤또 베이슈벨은 작년보다 2.1% 오른 59유로로 선물 가격을 책정했다.

2022-06-16 14:18:29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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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재조사 필요

지난 7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진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취임했다. 전문적인 금융감독 및 소비자 보호기구인 금감원장에 검찰 출신 원장이 취임하는 건 1999년 금감원 설립 이후 처음이다. 어떻게 검사가 금융감독을…. 시장에서는 깜짝 놀란 듯 했다. 그런데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정권에서 저지른 사모펀드 관련, 초법적인 조치에 황당해 하고 억울해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를 의식했는지 모르지만 이 원장은 취임 다음 날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차원에서는 이미 종결됐지만 시스템을 통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금감원은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의 환매 연기 사태 발생과 관련해 검사와 제재를 종료했다는 입장이어서 자체적으로 별도의 전면 재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한발짝 물러났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 관련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법치주의란 통치자가 법을 준수하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권이 촛불에 무너진 것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의 윤석헌 금감원장 재임기간 동안 윤 원장과 윤 원장에 '부화뇌동'한 임직원들은 법과 원칙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해 마음대로 칼을 휘둘렀다는 지적을 받기 충분하다. 자본시장의 기본과 원칙, 공정과 정의의 기준은 무시됐다. 사모펀드 사태의 원인은 명백하다. 부실 운용과 사기 운용이다. 운용의 책임은 자산운용사와 그들을 대상으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한 증권사다. 그들을 감독할 금감원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판매사가 펀드의 운용 내역을 보지 못하게 막은 금융위원회도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그런데, 펀드사태의 중대 책임은 판매사로 전가되었다. 부실 사기 운용된 자산의 행방을 밝혀줄 남부지검의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그동안 해체됐다. 다행히 해체됐던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윤석열 정권에서 다시 살아났지만 그 공백 기간이 만만치 않다. 사라진 펀드자산을 가교운용사를 만들어 회수한다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난망이다. 진짜 어이없는 일은 부실 운용에 따른 손실을 물어주는 판매사는 금감원 조사 대상에서 면제되었다. 먼저 돈으로 입막음을 하면 봐주겠다는 거다. 그야 말로 감독 당국이 배임을 유도한 것이다. 배임의 이슈가 크다 보니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한 금융사, 즉 먼저 물어주지 않은 판매사에는 온갖 압박이 가해졌다. 수주간 검사를 나가서 최고경영진에게 '효율적인 내부통제기준마련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기상천외한 죄목을 들이댔다. 펀드판매와 리스크, 준법감시 관련 여러 금융회사 임직원 상당수를 시장에서 퇴출을 유도했다. 거의 모든 판매사에 대한 징계가 비슷했다. 금감원이 자의적으로 만든 잣대를 들이 댄 것이다. 윤석헌 원장 재임 3년 내내 금감원 앞에는 시위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다. 금감원 조치가 시위대 목소리 크기에 따라 가중되니, 갈수록 스피커 소리가 커질 수 밖에. '헌법 위에 떼법'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이것이 문재인 정권 금감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본질을 외면하고 정책과 법을 집행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복현 원장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자못 크다. 잘못된 과거를 그대로 두면 관례가 된다. 잘못 처리된 것들을 하나 하나 꺼내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 금융 후진국으로 추락한 자본시장에 대한 기본과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2022-06-16 09:56:3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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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교수의 치유영양학] 여름철 건강식 메밀국수

숭의여대 연윤열교수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잘 알려진 메밀은 한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메밀, 메물, 멧물, 미물, 모물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으며 일본명은 소바(そば), 영어명은 buckwheat, 한자로는 교맥(蕎麥)이라고 한다. '밀'이라는 글자가 붙어서 밀(소맥)로 착각할 수 있지만 밀이나 보리처럼 맥류가 아니라 잡곡으로 분류한다. 메밀은 일반 메밀과 쓴 메밀 두가지 종류로 나뉘어 지는데 일반 메밀보다 쓴 메밀에 루틴의 함량이 약 10배정도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쓴 메밀가루에 들어있는 루틴은 물을 가하면 대부분 쿼세틴(Quercetin)으로 급속히 분해된다. 루틴은 식물에 함유된 색소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메밀 이외에도 회화나무, 태산목, 팬지, 마로니에 꽃, 플라타너스 잎, 대황, 차잎, 감잎, 강남콩잎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혈관질환 치료제로 사용하는 메밀의 잎, 줄기, 꽃, 씨에 들어있는 플라보놀 글리코사이드(flavonol glycoside)는 쿼세틴이 결합된 폴리페놀 화합물로, 천연 항산화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식물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은 대부분 폴리페놀로서,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활성산소는 분자 상태가 불안정한 산소를 말하는데 인체내에서 호흡에 이용되는 산소의 약 3~10% 정도가 활성산소로 변화된다. 루틴은 모세혈관 강화작용, 모세혈관 취약으로인한 망막출혈(retinal haemorrhage), 뇌졸중 및 관상동맥 폐색과 같은 혈관합병증(vascular complications)의 발생 빈도를 감소시키고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강하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메밀 막국수를 삶을 때 5분만 가열하여도 루틴성분이 30%나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메밀 막국수와 함께 국수 삶은 물을 함께 마시면 소실된 루틴을 보충할 수 있다. 그 외에 천연 항산화제로 알려진 쿼세틴이 일반 메밀에는 적은 반면, 쓴 메밀에는 3.4㎎/100g가 들어 있고 총 폴리페놀 역시 일반 메밀보다 쓴 메밀에 약 2.5배나 많이 들어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곡류에 비해 아미노산 중에 라이신(Lysin)함량이 높다. 섬유질 함량도 약 18%나 들어 있어서 소화율은 다소 떨어지므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권장할 만하다. 아연, 망간, 마그네슘, 인, 구리와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고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인 철분과 골다공증 및 혈압조절에 필수적인 칼슘, 노화방지와 항암효과로 일려진 셀레늄도 함유되어 있다. 필자가 여러번 강조하였듯이 예방영양학적 측면에서 우리 몸을 치유하는 천연 기능성 성분은 대부분 채소나 과일 등 식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윤열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2022-06-15 11:04:2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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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베니스 전역을 무대로 한 '미술의 향연'

베니스의 낮은 덥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인파로 북적거리는 수상 버스 바포레토를 타고 10만 평 규모의 넓은 전시공간을 오가다 보면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런데도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베네치아 비엔날레: La Biennale di Venezia: 2022.4.23~11.27)를 찾는 관람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27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크게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로 구성된다. 옛 무기고이자 국영 조선소였던 아르세날레 지역은 주로 본전시인 주제전을 열고, 공원인 지아르디니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29개의 고정 국가관 전시가 개최된다. 하지만 비엔날레가 전부는 아니다. 개최 시기에 맞춰 베니스 도시 내 곳곳에선 수십 개의 다양한 기획전과 병행전시가 다발적으로 펼쳐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984년에 문을 연 박물관 팔라초 시니는 독일 태생의 미국 작가 요셉 보이스를 초대했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제작된 둔중하고 과묵한 조각과 수채화, 드로잉이 주를 이룬다. 요셉 보이스 예술의 키워드인 '사회적 조각'의 바탕이 되는 작품들이다. 인도 태생 영국 작가 아니쉬 카푸어는 주변의 모든 빛을 빨아들일 것만 같은 벤타 블랙의 감각적 단순함과 물성 넘치는 붉은 안료 덩어리를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만프린 팔라초 전시장에 흩뿌려놨다. 벽면을 향해 대포에서 발사된 색 덩어리는 시각적 충격을 동반한 메스꺼움을 일으킨다. 이때 관람객들은 물질과 정신이라는 상반된 해석의 영역에서 주저하는 자신을 본다. 무겁고 진지하며 고요한 히스테릭이 내재된 작품들을 옛 궁전 팔라초 그라시에 가득 내건 마를렌 뒤마의 작품전 'open-end'는 인기가 많다. 그의 작업은 생생한 현실의 이미지를 도구로 삼아 통제되고 억압된 모든 것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미학적으로 재구성된 이미지를 통해 파생되는 수천의 의미가 습관적 타자성을 흡수한다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뒤마의 작품 앞에 서면 보편적 인간의 고통과 비극, 말살된 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집요한 자문에 처한다. 당장 정답을 구할 순 없어도 질문의 여진은 오래간다. 베니스를 무대로 한 미술의 향연은 이 밖에도 더 있다. 에로틱과 환상적 아이러니가 불편하게 중첩된 작품을 선보인 작가 라킵 쇼를 비롯해 사회에 대한 사적 서사를 커다란 컬러 평면 추상과 하드 엣지에 새긴 마리 웨더포드, 자연의 개입에 따른 작품의 변화와 불완전함의 순응을 삶의 존재성에 연결해온 보스코 소디,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유명한 사진 작가 사빈 바이스 등이 그 잔치의 주인공이다.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로 진행 중인 안토니 곰리와 루치오 폰타나 2인전도 화제다. 팔라초 두칼레에 열댓 점의 초대형 작품을 출품한 안젤름 키퍼와 페기 구겐하임의 '초현실주의와 마술' 특별전 역시 볼 만한 팝업 행사로 꼽힌다. 미국의 여류 조각가 루이스 니벨슨, 우고 론디노네, 브루스 나우만, 얀보의 작품전도 베니스에 왔다면 놓쳐선 안 될 전시다. 특히 '여기는 우크라이나: 자유를 수호하다'(This is Ukraine: Defending Freedom)도 관람 동선에서 제외할 수 없다.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진실과 자유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이는 전 인류에 대한 범죄이기에 우리 모두 맞서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이번 전시엔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예술가들의 명료한 메시지가 배어 있다. 우크라이나 작가들과 울라퍼 엘리아손, 무라카미 다카시, 데미안 허스트 등의 예술가들이 함께 꾸렸다. 14세기 초 지어진 옛 건물인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세리코디아에서 8월까지 이어진다. 베니스비엔날레가 특정 주제 아래 각각의 예술적 발언을 연결하는 구조라면, 동기간 내 베니스 개별 공간에서 펼쳐지는 기획전들은 미적 다양성을 얼개로 한다. 그리고 베니스는 그러한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는 여력과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모두 문화예술이 지닌 유·무형적 가치에 관한 행정당국의 적극적 소통과 시민들의 동의가 전제된 결과다. 이는 30여 년이 다 되어감에도 여전히 자신의 지역에서 뭐가 열리는지도 모르는 시민이 수두룩한 한국의 비엔날레들과는 다른 양상이다. 2년마다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지만, 비엔날레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자문하지 않은 채 공직자들의 성과주의와 무기력한 이들의 아마추어리즘에 비엔날레가 관치화, 도구화되는 우리의 현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요소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06-14 09:27:0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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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반도체 정원만 늘린다고 해결될까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산업인재 육성 특명에 정부 각 부처와 대학가가 들썩인다.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5개 부처는 이미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증원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수도권 대학과 이과 쏠림 부작용 우려가 쏟아지며 논란이 확산하는 상태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지방에 비슷한 숫자의 정원을 증원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사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분야 인재 공급 부족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실제 지난 정부에서도 첨단 산업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규제 개선을 추진해 왔다. 정부는 작년 11월 제2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8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혁신적·포용사회 구현을 위한 인재양성 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었다. 신기술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전면 개편하고 대학이 확보해야 하는 교사나 교지 기준을 유연화하는 내용의 대책이 나왔다. 또 수도권을 포함해 대학원 정원을 확대하고 대학간 학석사 연계 패스트 트랙(점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사는 3.5년만에 석사는 1.5년만에 학위를 딸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금보다 빠르게 관련 인력을 공급한다는 취지다. 이에 올해 상반기엔 반도체분야 700명을 포함해 첨단분야 총 7000명 규모의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정원은 총량규제 대상인데 수도권 인구가 지속 감소하는 한편 구조조정으로 정원을 줄여온 걸 감안하면 대학 정원을 늘릴 수 있는 여유분이 8000명 수준이 생긴 상태다. 교육부는 이 인원을 포함해 국토부 등 타 부처 협의를 거쳐 추가로 반도체 정원 증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밖에 타 학과 편입학 정원을 반도체 등 첨단학과 신입학 정원으로 전환하는 방안, 기타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자체 사업인 시스템반도체인력양성사업 등으로 올해 1200명 규모의 반도체 전문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여러부처에서 끌어모으는 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인재는 향후 10년간 약 3만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약 3000명에 이르는 규모다.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하지만, 문제는 산업 인재가 부족한 분야는 반도체 뿐만이 아니란 점이다. 바이오, 배터리, 전기차, 인공지능 등 주요 첨단분야는 커가는데 반해 거기에 대응해 인재를 양성해 공급하기엔 역부족이다. 근본적으론 대학 정원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게 문제다. 특히 기술 개발 주기가 빠르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선 대학이 보다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의 정원 규제를 이제는 다시 재검토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을 푸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대학이 스스로 인재를 키우는데 나서도록 자율성을 더 줘야한다. 지난 14년간 동결된 대학 등록금도 마찬가지다.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선 첨단 장비 구입 예산이 필요한데,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등록금 규제를 적용하는 건 문제다. 당장의 산업 인력 부족뿐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재 양성 기능을 대학이 수행하도록 해야한다.

2022-06-13 15:36:3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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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일시적 경기 상승 현상이 창업 시장에 그릇된 시그널로 작용하지 않기를

각종 경제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과 동시에 실질소비지수와 경제활동자수의 하락은 창업을 실행하는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요즘은 매스컴에서 엔데믹 이후 살아나는 상권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의 상승에 대한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매스컴에서 말하는 경기 상승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필자는 최근의 소비 기조를 보복소비가 편승한 과소비 기조라고 본다. 지난 2년여 기간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시간 제한적 소비 구조의 해방에 따라 일시적으로 경기 상승 효과가 일어난 것으로 말해야 한다. 또 새 정부 탄생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경제와 서민을 위한 민생 경제에 맞춘 경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소비의 과수요에 편승하게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5월 기준 82.6으로 전년도 대비 +2.6%상승했고, 소비심리지수는 89.5이며 전년도 대비 +3.4%로 나타났다. 반대로 소비자물가지수는 102.42로 전년도 대비 3.0% 상승했으며, 제조업지수(BSI)는 71로 전년 대비 -1.50%, 비제조업지수 역시 71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 지수에서도 주요국 평균 하락폭인 -8.7%보다 높은 -21.11%를 드러났다. 중요 경제적 지표를 보면 정상적 경기 구조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2022년 창업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는 '여성과 어린이' '복합화' '솔로 이코노믹' '복고' 그리고 '서비스 테크놀로지'로 시작했다. 표적 고객이 여성과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하는 아이템과 이종·동종간 상품의 복합적 판매 선호 현상의 증가, 가격 대비 소비자의 만족도에 중점을 둔 상품 경쟁력, 1인가구 증가에 따른 1인 소비재의 증가, 전통에 대한 회귀적 소비 증가, 온라인과 SNS를 기반으로 한 소비 시장의 확대가 올해 창업 시장의 핵심 화두였다. 특히 1~2인 가구의 증가 속도에 맞는 소비 형태의 다양한 축소가 전체 유통 시장에 규격과 중량의 최소화로 이어졌으며, 복고의 중심에는 시니어 세대의 소비력 확장에 따른 회귀 본능과 연관된 복고 제품 소비가 늘어났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적 소비심리의 확대로 인한 배달 중심의 소비 구조로 언택트 사업화 전략의 창업 아이템들이 증가했다가 엔데믹에 들어서 대면적 사회활동이 많아지며 배달 전문점들의 매출 상황은 열악해진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일시적 경기 상승 현상이 창업 시장에 그릇된 시그널로 작용하면 안 된다. 지금 소비의 착시 현상을 일시적 경영환경으로 인지하고 대처하는 창업 및 운영전략이 꼭 필요하다. 창업은 경상비의 절감과 매출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양면적 전략의 실행이 필요하다. 최근 창업 시 고려하는 수익률에 대한 바로미터는 인건비, 임대료, 원부재료율, 세금의 효율성으로 판단된다. 올해는 최저 인건비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고용의 부담이 커지는는 업종은 수익 성적 측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의 창업 형태를 분석해보면,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1~2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아이템들이 늘어났고, 창업 업종의 쏠림 현상으로도 나타났다. 최저임금 상승의 경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부재료의 급상승, 그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 건설업계의 파장에 의한 경기 침체 현상, 화물연대의 파업 지속으로 유통 비용의 증가 등 윤석열 정부 들어 다양한 악재가 펼쳐지고 있는 점도 유념하자.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6-13 14:18:36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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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52>플래티넘 주빌리…여왕의 와인은

<152>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와인 와인 생산지로서는 다소 생소한 영국에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이 순식간에 품절 사태를 겪었다. 판매자는 '전례없는 수요'를 이유로 주문을 중단하기도 했으며, 이제 주문은 할 수 있지만 받으려면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고 공지해놨다. 스파클링 와인에 맞게 같이 내놓은 샴페인 잔도 동시에 모두 품절됐다. 주인공은 바로 누구나 한 번쯤은 마셔보고 싶을 여왕의 와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인 '플래티넘 주빌리(Platinum jubilee)'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래티넘 주빌리 스페셜 에디션 잉글리시 스파클링 와인'이다. 플래티넘 주빌리 축제는 이제 막을 내렸지만 와인에 대한 수요는 여전했다. 영국 구스본 와이너리에서 만든 이 와인은 켄트와 웨스서식스에서 자란 샤도네이와 피노누아, 피노 뫼니에를 샴페인 스타일로 섞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건강할 때는 매일 자기 전에 샴페인을 한 잔씩 마셨다고 할 정도로 스파클링 와인을 좋아했다. 와인 병의 라벨은 여왕이 1953년 6월 2일 대관식에서 착용한 가운에 새겨졌던 금빛 자수에서 영감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뜻하는 'EIIR'가 평화와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빛 올리브 잎과 밀 이삭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로얄 컬렉션에 따르면 와인 역시 황금빛으로 꿀이 들어간 감귤류나 복숭아 등 달콤한 향이 매혹적이다. 입 안에서는 잘 익은 과일과 구운 견과류 느낌이 더해지면서 둥글고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플래티넘 주빌리 와인은 식전주로 즐기기 좋다. 가볍게는 영국식 체다 치즈와 잘 어울리고, 음식으로는 랑구스틴 같은 영국 해산물과 먹기 좋다. 가격은 39파운드(한화 약 6만원 안팎)다. 기념판 와인을 놓쳤다면 차선책은 버킹엄 궁전의 문양이 찍힌 로얄 컬렉션이다. '버킹엄 팰리스 빈티지 샴페인'과 '버킹엄 팰리스 보르도 블랑', '버킹엄 팰리스 포트', '버킹엄 팰리스 토카이 아수' 등이다. 왕실의 포트 와인 공급자인 테일러스 포트는 전례 없는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매우 오래된 토니 포트를 담아 주빌리 에디션으로 내놓기도 했다. 사실 여왕의 와인이라면 '샤또 페트뤼스'를 빼놓을 수 없다. 공주 시절 약혼식은 물론 결혼식과 여왕 대관식 때도 공식 만찬주는 페트뤼스였다. 지금이야 전설의 와인이라 불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당시만 해도 잘 안려지지 않은 새내기였던 것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와인으로 등극하면서 명성을 떨치게 됐다. 페트뤼스는 프랑스 보르도 포므롤 지역에서 재배한 메를로 품종만으로 만든다. 페트뤼스 라벨에 그려진 성인은 베로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12사도 중 수제자인 베드로다. 오른손에는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다. 노란색 라벨의 붉은 글씨는 '와인의 비밀이 담겨 있다'라는 의미다. 1980년대에는 100유로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4000~5000유로를 호가하며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몸값이 올라갔다.

2022-06-09 08:52:0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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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금융수장의 '행차'

#. 염자재자(念玆在玆). 그 자리에 앉힐 사람으로 적임자란 뜻이다. 지난 7일 지명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정통 경제관료로 통하는 김 후보자는 지명 이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준비된 장관' 처럼 금융정책 청사진을 내놨다. 확실한 신호도 줬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도 보완할 수 있다는 깜빡이를 켰다.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시그널이다. 외국계자본이 국내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왜곡 현상을 막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가계부채와 소상공인 대출 만기 유예에 대해선 브레이크를 밟았다. 급격히 늘어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대출규제로 집값을 잡은 고승범 현 금융위원장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오는 9월까지 유예된 소상공인 대출 추가 연장에 대해선 반대 입장이다. 부실을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그는 "예외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어…부채대책 역시 상환능력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1300조원에 달하는 소상공인 대출을 한꺼번에 거둬들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의 부채 연착륙을 유도할 대책을 내놓겠다는 뜻이다. 가상자산과 관련해선 입법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으로 하마평이 나올때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금융정책을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 부관참시(剖棺斬屍). 죽은 후에 생전의 죄가 드러나면, 무덤을 파헤쳐서 관(棺)을 쪼개고 송장의 목을 베는 형벌이다. 금융감독원장에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취임하면서 금융권에선 우려가 크다. 라임사태, 옵티머스 펀드사태를 다시 들여다 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미 벌한 사안에 대해 또다시 형벌을 내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펀드 사건별로 모두 종결되고 이미 넘어간 걸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회 일각에서 문제 제기가 있는 것도 알고 있어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해보겠다"고 했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 처럼 '금융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금융사에 대한 검사·제재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다. 취임사를 보면 윤 전 원장과는 거리를 두는 듯 하다. 이 원장은 "금융기관, 금융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의견 수렴은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란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라고 했다. 검사와 제재 강화보다는 규제 완화와 소통에 무게가 실렸다. #. 금융당국 수장인 김주현과 이복현의 행차가 시작됐다. 한쪽에선 검사 출신 쏠림인사를 비판한다. 하지만 정권을 잡은 쪽은 멈출 생각이 없다. 결국 인사의 성패는 결과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금융산업을 발전시킬수 있느냐다. 금융위는 금융정책을 맡고, 금감원은 금융권의 건전성 감독과 검사·제재를 담당한다. 그래서 금융위는 머리, 금감원은 팔과 다리로 비유한다. 한 몸이다. 머리는 정통 경제관료가 몸통은 검사 출신이 맡았다. 우려는 기우에 그치길 바란다.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금융당국은 신뢰를 잃는다. 금융산업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엇박자는 배가 산으로 가게 한다. 당국 간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 두 수장 모두 그 자리에 적임자인지 수 개월내 판가름 난다. 기대해 본다. 위기를 극복할 '경제 원팀'의 호흡을, 두 수장이 외친 규제 개혁의 현실화를.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6-09 07:23:13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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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지금은 경매 불황기일까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서울 아파트의 경매 낙찰율이 1~2년전에 비해 불과 절반 수준이다. 감정평가를 거쳐 정해진 최저매각금액으로는 응찰자를 찾지 못해, 가격을 20~30% 낮추어 다시 입찰하는 경우가 대폭 늘었다는 뜻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감정평가액은 시장가격에 비해 자연스레 한박자 늦게 마련이다. 즉, 집값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는 매일매일의 신고가가 감정평가에 반영될 틈이 없어서, 시장가격에 비해 저렴한 최저입찰가가 정해지고 낙찰가는 치솟는다. 반대로 집값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역시 하락장이 미처 반영되지 못해서 이를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찰이 늘어난다. 경매시장은 가격동향에 민감한 사실상의 전문가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즉, 지금의 아파트 시장은 하락장이거나 적어도 폭등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법원 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율은 30%대이고,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10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 등 경기도 일대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고금리 시대다. 기준금리의 인상에 따라 주택 담보대출의 금리도 연내 7%까지 가시권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적용되는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규제의 영향으로 자금조달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즉, 소득 규모에 따라 대출금액이 제한되는 상황에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소위 '영끌족' 들에게는 안된 이야기지만 알짜배기 경매물건이 늘어날 수 있다. 기존 대출 금리도 신규대출도 어려워진 데다가 보유세까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짧은 기간 동안 규제가 늘어난 시장 상황에서 부동산 경매는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선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물건이더라도 실거주 의무가 없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강남 서초는 물론이고 주요 재건축 단지, 종로, 용산 등 주택 재개발, 공공 재개발 후보지 등 다수지역의 투기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놓았다. 가령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은 일정 기간 실거주를 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처벌이 무겁고 무엇보다 거래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는데 경매, 공매는 낙찰시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것이 큰 매력이다. 또한 경매는 낙찰된 물건에 대해 자금조달 계획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즉 입찰자가 반드시 법을 위반하지는 않더라도 여러 규제로 인해 투자 유동성 등이 방해받을 우려를 덜 수 있다. 또한 경매물건은 감정평가시 명확한 개발 단계가 확인되지 않는 한 개발프리미엄을 감정가에 반영하는데 소극적이다.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에서는 개발프리미엄을 우려하여 부동산을 규제하는데, 법원에서는 그 개발 프리미엄을 최소화하여 저렴하게 매각하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경매는 채무자의 채권 불이행에 대한 일종의 징벌로도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채권자들의 손해를 원활히 변제하도록 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장치인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을 낙찰자가 누리는 것은 법이 허락한 엄연한 투자이다. 시장의 등락은 늘 있는 일이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일단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경매시장의 낙찰율도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는 지금 상황을 사람들은 '경매 불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경매 불황'으로 인해 손해를 입는 쪽은 투자자인 일반 국민들일까? 경매를 통해 배당을 받아야 하는 채권자일까? 아니면 권리청산 후 혹시 남은 금액이라도 돌려받을지 모를 채무자일까? 적어도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하락장일 때 경매를 통해 장기적인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지금은 경매 불황인가 호황인가?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게 절망적인 상황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06-08 10:09:1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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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동물들도 변하나

종종 동물들의 습성이 예전에도 그랬나하는 의구심이 들곤 한다. 우선 고라니들이다. 이놈들은 좀 기이하다. 마당 한켠에 우두커니 서 있었던 주말 오전. 그때 숲 비탈길을 내려오는 고라니들이 보였다. 예닐곱마리가 무리로 움직였다. 이런 경우 가족인 것이 분명하다. 겨울과 봄을 나면서 그새 새끼를 낳고 기르는 모양이다. 그놈들은 한걸음 두걸음 점점 더 내쪽으로 다가왔다. 지난 봄 고라니들은 텃밭의 소루쟁이를 훔친 적 있다. 조금 더 자라면 된장국을 끓여먹어야겠다고 지켜보았던 걸 어느 새벽에 감쪽같이 뜯어 먹었다. 그래서 나는 녀석들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그래 오늘 잘 만났다. 혼 좀 나봐라.' 막 비탈길을 내려오는 고라니들을 향해 '이놈들!'하고 냅다 벽력같이 소리쳤다. 그저 놀래킬 심산이었다. 헌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큰 소리에도 고라니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대로 가만히 있자 텃밭쪽으로 옮겨왔다. 보통 소리가 나면 후다닥 도망쳐야 하는 것 아닌가. 무시당한 기분이었다. 다만 어미 한 마리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내쪽을 바라보기는 했다. 요즘 고라니들은 미쳤어. 반응도 않다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재차 혼내줄 궁리에 빠졌다. 이번엔 소리 대신 좀 더 큰 동작을 해보자. 옆에 놓인 빈 고무화분을 걷어찼다. 그제서야 '퍼억' 소리에 고라니들이 혼비백산하며 숲 위쯕으로 후다닥 도망쳤다. '놀랐지, 푸하하하'. 고라니의 발자욱 소리로 숲이 소란해졌다. 놀란 고라니들이 고소했다. 물론 가책이 들기는 했다. '에휴, 다음부터는 텃밭에서 뭐든지 맘 놓고 뜯어먹어도 봐줄게'. 헌데 왜 고라니는 내 소리에는 위협을 느끼지 않은 걸까. 그들은 한동안 천적 없이 살아왔다. 고라니는 어느 숲에서 쉽게 눈에 띈다. 시골에서는 농작물을 망쳐 곤혹스러울 지경이다. 그래서 단지 소리만으로는 반응하지 않았던 건지. 고양이도 의아하다. 나비야 나비야. 고양이 부르는 소리가 이어지더니 끝내 윗집 주인이 우리 마당주변까지 내려왔다. 윗집 주인은 십오년전 이사 왔다. 윗집에 이사온 분은 세계적인 토목, 교량 설계를 담당한 엔지니어다. 국내외 도시계획 설계·감리 등을 도맡아 왔다. 본래 살던 벼루장인이 작업장을 이천으로 옮기면서 그는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주말엔 작은 텃밭과 마당을 가꾸며 고양이를 벗삼아 노년의 여유를 즐기는 중이다. 그런데 고양이는 잣나무골에만 오면 숲냥이 무리와 어울려 종종 사라졌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고양이를 찾아다닌다. 숲에 오기만 하면 고양이는 야성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일흔이 넘은 엔지니어와 고양이라는 관계는 내게 낯설다. 여기서 나의 의구심은 고양이들은 반려묘로 키우더라도 본성은 절대 버리지 못하는 것인가.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동족에게 곧바로 정을 느끼는 건가 하는 것이다. 윗집 반려묘는 고양이 무리속에 있다가도 주인이 보이면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그럴땐 어린아이같다. 한동안 숨바꼭질이 이어지다가도 주인이 도시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돼서야 나타난다. 나타났다가보다 발견돼 준다는 말이 옳다. 고라니를 쫓는 나, 고양이를 찾는 이웃. 하여튼 동물들과 사람관계가 예전에도 이랬었나 싶다. 사람한테 두려움이 사라져가는 고라니, 숲에선 새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정신 없는 고양이. 요즘 예전과 다른 짐승들의 행태를 이해해 보려고 무척 애쓴다. 이제 저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달라져야할 것 같아서.

2022-06-07 09:01:08 이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