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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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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한국경제의 복병 ③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오래 살려고 안간힘을 다했어도 단 50여년 밖에 살지 못하고 간신 조고의 눈 흘김을 받으며 이승을 하직했다. 우리나라는 2023년 현재 65~74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10.7%, 75세 이상 비율은 7.7%에 달하며 고령인구 비중이 18.4%로 본격 고령사회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평균수명이 남녀 모두 80세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에 도달하는 자랑스러운 국가다. 동시에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OECD에서 가장 높다"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서 자칫 저주를 받으며 생을 마감해야 할 위험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이 말세가 되어가는지 몰라도 노인들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을 때에 한해서 가족 개념이 존재하는 모습이 보인다. 소위 핵가족 현상이 진전되면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노인은 그가 애지중지했던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반인륜적 장면들이 언뜻언뜻 나타나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약해진 수많은 노인들이 '수용소군도'와 다름없는 시설에 들어가면 요양원 실력자의 지시에 따라 옴짝달싹 못하면서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환자로서 신체적 자유도 말살 당하고 의사표현도 못하는 일부 요양장(療養葬)은 고려장의 다른 명칭이라고 한다. 보호자들이 노인을 미리 저승으로 보내는 장면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어찌 찾아볼 수 있겠는가? 신체적 고려장 외에도 '사회적 고려장' 이야기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어떤 정치인은 벌써 오래 전에 "60세가 넘으면 투표할 필요 없이 푹 쉬어도 된다."며 노인들은 국민의 4대의무인 투표권 행사를 하지 말라는 뜻을 풍겼다. 최근에는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는 발언을 듣고 노인들은 나대지 말고 잠자코 있으라는 뉴앙스를 느꼈다. 더하여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란 말을 들으면서 노인은 쓸데없이 오래 살지 말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했다. 노인을 깔보는 게 아니라 '생각의 지도'가 좁디좁아 자신들의 말이 세상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을 노인들이 이해해야 할까? 노인의 과거는 모두 청년이었듯이 청년들의 미래는 틀림없는 노인이다." 노인이 되지 않으려면 일찍 저승길을 떠나야 한다. 인생이란 한 조각의 구름이 일어났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西山大師)고 하지 않는가? 어느 누구나 순식간에 늙을 수밖에 없는데 늙어서 감방 같은 수용시설에 격리시키고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에서 열심히 살 필요가 과연 있을까?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는 동력은 과정의 보람과 함께 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고 그 열매를 후손에게도 물려주고 싶어 하기 까닭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노인들보다 젊은이들에게 몇 배 신경을 쓰는 까닭을 이제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젊은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주권을 행사하지만 노인들은 늙어 갈수록 투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리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상은 젊은이의 지식과 재능이 노인들의 지혜와 통찰력이 조화를 이뤄야 새로운 가능성이 크게 열려간다. 어린이가 커서 청년이 되고 중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는데. 노인을 멸시하는 가정이나 나라의 미래가 있을 수 있을까?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려장 풍향은 한국경제의 커다란 수렁이다.

2023-08-02 14:12: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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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동산버블을 측정하는 법

버블이란 어떠한 자산의 가격 중 시장의 근본가치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초과 부분을 말한다. 즉,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자산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현상이다. 버블을 부정하는 견해는 보통 시장주의적 관점 및 상당한 부동산을 이미 선점한 계층의 입장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단순 수요공급의 재화와 동일하게 보아, 아무리 높은 가격도 수요가 존재하는 한 타당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버블현상은 상존했으며 다른 자산보다 특수성이 심한 부동산 분야에서 더욱 그러하다. 설령 가격조정을 위해 인위적으로 공급을 늘리더라도 상품가치에 따라 시장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부 차별화된 시장에서의 투기와 버블은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파동은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라지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당시 부유층들은 관상용으로 유행하던 튤립이 병해충에 걸려서 색깔과 모양이 변형되면 이를 높은 값에 사들이곤 했다. 당시는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그 금융중심지인 암스테르담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자금이 넘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배경 외에 튤립이라는 자산 자체에서는 버블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만일 튤립이 아닌 다른 작물이나 자산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버블인 것이다. 결국 양파 뿌리와 다를 바 없는 튤립 구근 한 알의 값이 도시노동자의 수십년 치 연소득을 넘어서는 사태가 왔고, 이에 전재산을 털어 넣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무언가 홀린 듯 한 그 상황을 깨달은 순간, 1637년 2월 5일 단 하루에 폭락이 시작되어 결국 튤립은 곧 본래 가치인 풀 한포기 가격으로 되돌아갔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버블은 이렇게 집단적 심리 효과가 크고, 비슷한 일들이 요즘의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 상당한 경제상식을 갖춘 현대인이라도 만일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 집단 맹신에서 자유로울 것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과연 버블일까. 버블의 대표적인 측정방법으로는 PIR(Price to Income ratio)방식이 있다. 흔히 언론에서 자주 다루는 "서울 아파트 사려면 도시근로자 수입을 00년 동안 모아야…" 와 같은 주제다. 가령 통계청의 자료를 토대로 2021년 집값 고점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값은 도시근로자의 18년치 소득이었다. 반면에 집값이 낮았다고 볼 수 있는 2013년에는 도시근로자의 9년치 소득이었다. 모두 국민 평형이라고 불리는 84㎡기준이다. 물론 2013년에도 집값이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존재했다. 그래서 버블은 측정하되 그 판단은 개개인에게 맡겨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한국시장에서 적용되는 매매/전세 비율 측정법이 있다. 이는 사용가치인 전세금 대비 교환가치인 매매가격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값이 작다는 것은 전세금과 집값이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왜곡이 덜하다고 보거나 또는 집값이 저평가 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버블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는 줄어든 전세, 매매가 차이를 이용해서 향후 매매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는 갭투자가 성행한다. 일각에서는 그 줄어든 전세, 매매가 차이에 전세금이 더 떨어지고 그에 따라 매매가가 더욱 더 떨어지는 상황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전세가격은 시장 원리에 충실한 사용가치이므로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면, 매매/전세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은 부동산의 실제 사용 가치에 비해 매매가격이 고평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매도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앞다투어 호가를 더욱 높인다. 결과적으로 비싼 가격에 수요가 줄고 거래량도 줄어든다. 그래서 간혹 이루어지는 신고가를 부동산의 근본 가치로 여기는 착시현상이 생기고, 이를 버블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8-02 10:05:1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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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오징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은 뭘까? 고등어, 명태, 갈치, 참치 등등 다양한 바닷물고기가 떠오르겠지만 그 주인공은 의외로 어류가 아닌 두족류 '오징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오징어는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조사에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 하면 떠오르는 볶음을 필두로 찌개, 국, 탕, 전, 무침, 튀김 등 반찬은 물론 술안주로 빠지지 않는 구이까지 말 그대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징어는 100g(생것 기준)당 칼로리가 100kcal 내외의 고단백 저지방 식재료다. 특히 생선이나 육류 못지않은 좋은 영양소가 무척 풍부하다. 대표적인 것이 EPA, DH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다. 흔히 오메가3로 알려진 이 영양소들은 체내 합성이 되지 않아 꼭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DHA는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다. 오메가3는 항염 작용을 하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춰준다. 오징어 하면 떠오르는 영양소 중 하나로 타우린(taurine)도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은 오징어를 비롯한 두족류에 많이 들어있는데, 간을 보호하고 피로회복을 돕는다. 우리가 흔하게 마시는 자양강장제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무더위와 긴 장마 때문에 건강관리가 쉽지 않고 쉬이 피로해진다. 이맘 때 제철을 맞이한 오징어 요리는 입맛도 돋울 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지친 몸에 생기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오징어에 함유된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 D와 비타민 B12가 눈에 띈다.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D는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비타민 D를 강화한 식품을 제도적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비타민 B군 중에서 가장 늦게 발견된 비타민 B12는 DHA 합성, 적혈구 생성에 중요한 영양소다. 신경계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는 역할도 해서 신경비타민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3-07-31 05:42:2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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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 변호사의 생활 법률] "며칠 후에 꼭 갚겠다"며 안 갚는 경우, 사기가 될 수 있을까?

지인 또는 친구가 "며칠만 쓰고 바로 갚겠다"며 돈을 빌려 간 후 약속된 날짜에 돈을 갚지 않는 경우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 것인가? 형법상 사기란 ① 타인을 '기망'해, ② 그 타인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게 하고, ③ 타인의 '처분행위'를 유발해, ④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득'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이 중 어느 한 요소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사기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다. 그러나 ▲갚을 생각도 능력도 없으면서 돈을 빌리는 경우 ▲돈을 빌릴 당시에는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 약속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한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방법도 능력도 없으면서 며칠 후에는 꼭 갚을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거나 ▲그와 같은 말을 하면서 각서를 작성하거나 어음을 발행하는 때에는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돈을 갚을 능력과 의사도 없으면서 며칠만 기다려주면 그때에는 돈을 갚을 수 있는 것처럼 하는 채무자의 말이나 행위는 형법상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이를 믿고서 변제기를 연장해주는 채권자의 말 또는 행위는 착오에 따른 처분행위에 해당하는데, 현금 등 실물 재산뿐만 아니라 변제기 유예, 즉 돈 갚은 날을 연장받는 것 또한 형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사기죄에 있어서 채무이행을 연기받는 것도 재산상의 이익이 되므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소정기일까지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전 채무의 변제기를 늦출 목적에서 어음을 발행, 교부한 경우 사기죄가 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갚을 생각도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며칠만 기다려주면 반드시 갚겠다'라는 말을 그냥 해서는 안 된다. 변제기 연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연장기간 동안 발생한 이자 중 미지급 이자에 대해서도 사기죄가 성립될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기죄에서 피기망자의 처분의사는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형성된 하자 있는 의사이므로 불완전하거나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분행위의 법적 의미나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피기망자의 주관적 인식과 실제로 초래되는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고, 이 점이 사기죄의 본질적 속성이다. 따라서 처분의사는 착오 빠진 피기망자가 어떤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인식까지 필요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 채권자가 연장기간 동안의 이자 중 일부를 받지 못할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변제기를 연장해 준 것이라 하더라도, 앞서 본 변제기 연장 부분뿐만 아니라 연장기간 동안의 이자 중 미변제 이자 부분에 대해서도 처분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변제기 연장 부분뿐만 아니라 연장기간 동안의 이자 중 미변제 이자 부분에 대해서까지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2023-07-30 14:05:0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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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 책임없는 죽음

물이 빠르게 밀려왔다. 무릎에서 허리까지 차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자동차들이 둥둥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았다. 이쪽 저쪽에서 사람들이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떠오른 차위로 올라가 구조요청을 했다. 물은 천장 근처까지 올라왔다. 숨쉴 공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몇몇은 철제구조물을 잡고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스스로 목숨을 구해야했다. 3명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같이 탈출을 시도하던 1명은 결국 빠져나오질 못했다. 지난 15일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벌어진 장면을 담은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한 생존자가 언론에 공개했다. 이 지하차도에선 이날 침수로 14명이 죽고 10명이 다쳤다. 삶을 위해 지나다니던 '생존의 길'은 이날 '죽음의 길'이 됐다. 하지만 국민이 죽어가는사이 어느 누구도 예견된 참사를 막지 않았다. 책임만 회피하기 바빴다. 궁평2지하차도가 위치한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책임을 서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경찰도 다른 곳으로 출동했다고 발뺌했다. '밥그릇'이었으면 서로 가져가겠다고 안달이 났을 것이다.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인근을 지나는 미호천이 범람해 생긴 일이지만 미호천교 공사를 하면서 기존의 제방 대신 이보다 더 낮고 부실한 임시제방으로 물이 넘쳐 지하차도까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내용을 종합해보면 기존에 있던 제방 높이는 32.65m였다. 그런데 31.48m 높이의 미호천교 공사를 하면서 임시제방을 만들었는데 그 높이가 29.74m에 불과했다. 다리보다 제방이 낮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제방의 법정 높이인 30.52m보다도 낮다. 하지만 집중폭우로 미호천의 최고 수위가 29.87m까지 올라가면서 범람을 피하지 못했다.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 뉴스타파는 미호천교를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당초부터 설계를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이곳을 '홍수취약지구'로 지정하지 않은 환경부가 직무유기를 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이 죽었는데 책임을 지는 중앙부처는 없다. 주민이 죽었는데 지자체는 '네탓 공방'만 한다. 전국에 물난리가 나고 사람이 죽어가는 사이 헌법재판소는 또 기가막힌 판결을 내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 기각이 그것이다. 헌재는 159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다친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참사와 관련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에서 "피청구인(이상민)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더라도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헌법상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헌법상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보다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최적의 판단과 신속한 대응'을 했더라면 159명의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3-07-30 10:57:31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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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5>와인 한 잔으로 동안피부

<205>와인과 건강 건강 얘기를 할 때는 와인을 좋아한다는 점이 그래도 유리했다. 백해무익이라는 흡연보다는 '적당히'란 단서를 붙여야 하지만 음주가 나았고, 술 중에서도 와인은 심혈관 질환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다는 프렌치 패러독스로도 잘 알려졌으니 말이다. 와인애호가들의 마음을 더 편하게 해줄 연구결과들이 줄줄이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연구진은 특정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탄력과 수분 유지 등으로 피부 노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40~67세의 여성 참가자를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6주 동안 매일 무스카딘 품종의 와인을 두 잔씩, 다른 집단은 같은 양의 위약 음료를 마셨다. 3주간의 휴식기를 가진뒤 참가자들은 서로 음료를 바꾸어 다시 6주 동안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북미가 원산지인 무스카딘 포도 품종은 짙은 자주색으로 온난다습한 기후에서도 잘 자란다. 항산화제의 일종인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무스카딘 품종으로 만든 와인에서는 잘 익은 열대과일이나 핵과일의 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연구 결과 와인을 마신 참가자들의 경우 피부의 수분이 잘 유지되면서 탄력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안토시아닌, 미리세틴 등과 같은 무스카딘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은 피부 쳐짐의 원인이 되는 프로테아제 활성을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와인에서 알코올을 제거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알코올이 함유된 와인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피부탄력을 개선한 요인이 폴리페놀 성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알코올을 제거하지 않아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레드와인에도 많이 들어있는 퀘르세틴을 포함한 플라보놀 성분이 몸이 노쇠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와인 말고도 블랙베리류와 사과, 토마토를 비롯해 다크 초콜릿과 녹차 등에도 들어있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따르면 매일 플라보놀 10㎎을 섭취하면 노쇠 현상을 겪을 확률이 20% 감소했다. 특히 하위 그룹인 퀘르세틴을 매일 10㎎ 섭취하면 노쇠 예방 효과가 크게 높아졌다. 음주자와 비음주자 가운데 누가 더 장수할까. 비교해봤더니 차이가 없었다. 하루 평균 최대 3잔의 와인(알코올 45g)을 마신 남성과 2잔의 와인(알코올 25g)을 마신 여성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과 수명이 거의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이 수명을 단축시키지 않았지만 반대로 한 두잔의 와인이 수명을 늘려주지도 않았다. 다만 과음(남성의 경우 하루에 약 3잔 이상, 여성의 경우 2잔 이상)은 조기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역시 음주자들의 평생 숙제는 '적당히'인 셈이다. 미국은 권장 알코올 소비량이 남성의 경우 하루 2잔, 여성의 경우 하루 1잔이며, 캐나다는 이보다도 훨씬 적은 주당 2잔 이하다.

2023-07-27 13:32:4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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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모나리자 미소처럼 헷갈리는 경제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모나리자 초상화의 인기 비결을 챗GPT는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같은 미소'에서 찾는다. 웃는 모습인지 아니면 슬프고 애잔한 모습인지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1일 블로그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 위치를 설명하며 '모나리자 효과'를 인용했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대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높은 금리 수준에도 소비와 고용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에서 체감경기는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 역시 공존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보면 경제가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헷갈릴만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7월 세계경제 전망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 당시 1.5%에서 1.4%로 떨어뜨렸다. 이는 한국의 잠재성장률(2%)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월 2.9%로 예측한 이후 2.1%→2.0%→1.7%→1.5%→1.4%로 5차례 연속 내렸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팬데믹 이후 주요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에서 3.0%로 0.2%포인트(p) 올렸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소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은행 위기 등 불안 요인이 줄었다는 것이다. IMF 측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고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1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 1.5%를 석 달 만에 낮춘 것으로, 중국(5.0%) 홍콩(4.7%) 대만(1.5%) 등 아시아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도 한국 경제는 그간 의존해 온 중국과 반도체라는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나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같은 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경제가 올해 1, 2분기 모두 플러스를 지켜낸 건 다행이다. 자동차 산업 호황과 반도체 경기 회복 덕분에 경기 부진 흐름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성장'이란 점에서 안심하기엔 이르다. 한은은 2023년 경제를 '상저하고'로 보고 있는데 사실상 '상극저-하저'로 표현하는 게 적합할지 모른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예상한 것처럼 하반기 민간 소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 반도체가 기력을 찾으면 수출 전선도 보다 탄탄해질 것이다. 이건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우선 중국 경제가 부진하다. 봉쇄는 풀었지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았고 중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 수출이 회복하려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금융시장 불안감도 여전하다. 새마을금고 인출 사태는 일단 잦아들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최고 5.5%로 뛰어 올랐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격차도 최대 2%p까지 벌어지게 됐다. 지나친 비관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경기 회복 기대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앞장서서 내수 소비와 투자, 수출을 살려낼 수 있는 비상한 각오와 대책을 마련할 때다.

2023-07-27 10:39:23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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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언론의 위기와 대안

최근 한 광역자치단체 산하 문화예술기관장이 바뀌었다. 새롭게 선임된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측근이다. 문화예술 경력은 없다. 누가 봐도 '낙하산'이고 '보은인사'다. 하지만 지역 언론 어느 곳에서도 문제의식을 내비치지 않았다. 전문성과 역량을 가늠할 수 없는 인사가 정치권과의 연줄을 통해 선임됐지만, 비판적 보도는 없었다. 권력에 무비판적인 언론의 '침묵'은 흔하다. 권력 영합주의적 기사는 넘쳐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적 소유형태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민간언론일수록 심하다. 왜 그럴까. 여기엔 수익구조가 놓여 있다. 다수의 중소 언론사에도 적용되는 것이지만, 지역 민간언론은 지자체에 의해 연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 대상이면서 동시에 매우 중요한 광고주로, 경영 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자금줄'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내부에도 원인이 있다. 언론사는 지자체나 관계 기관이 제공한 보도자료를 지면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이다. 사실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책임질 일도 없다. 비판적 혹은 심층적 분석기사는 드물다. 받아쓰기 기사에 비하면 몇 배의 노동력과 시간, 비용을 들여야 한다. 특히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지역 언론사의 입장에선 녹록한 과정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목을 매는 수익구조는 성역 없는 취재를 불가능하게 한다. 정치권력에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아예 홍보비를 집행하지 않는 식으로 '관리'를 당하다 보면 권력 감시 역할의 부재를 낳고 '관언유착'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럴수록 정보 편향성은 심화되며 독자의 알권리 역시 무시되거나 왜곡된다. 기자들은 좀 다르지 않을까. 훌륭한 기자도 있다. 하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오늘날 기자들의 적지 않은 수는 언론인이라기보단 글 쓰는 회사원, 홍보 직종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혹자에겐 정계 진출을 위한 발판이다. 유시민 작가와 변상욱 전 YTN 앵커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언론사는 출세를 위한 도구이자 '간이 정류장'인 셈이다. 일부를 제외하곤 언론은 건강한 담론 생성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상실한 체제가 굳어가는 듯한 인상이 짙다. 저널리즘의 기업성도 심각하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가중될수록 독자의 신뢰를 잃는다는 점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은 생존을 위한 고립이 더욱 심화되고, 살기 위해 다시 자본과 권력의 시종이 된다. 본질은 퇴행, 좋게 말해 악순환이다. 언론의 사명은 정직한 보도다. 공익과 정의의 편에서 사실을 추적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언론의 힘도 그것에서 나온다. 많은 언론사들이 정론과 직필, 정도의 길을 표명하는 것도 그 중요성을 알고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론직필을 지키는 건 어렵다. 자본주의 시대, 온갖 회활(獪猾)한 유무형의 권력 앞에 지식인으로서의 책무가 몸에 밴 사회의 목탁 내지는 시대의 등불이 되기엔 기자 개인의 희생이 너무나 크다. 오랜 시간 '위기'를 말해왔으나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선 언론사도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다. 대안은 정론을 지켜가는 언론과 연대하려는 독자들의 현명한 선택이다. 한부라도 구독하며 소액이라도 후원해야 한다. 공정하고 투철한 직업의식을 지닌 기자를 응원하며 홍보비나 기타 재원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거나 고사시키려는 권력에 다 같이 저항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우군이 되어 주는 것이다. 물론 언론 또한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독자와 함께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또한 유효해야 한다. 그러할 때 비로소 언론은 강자의 나팔수 노릇에서 벗어나 약자의 편에 서서 본연의 본분과 책임의식을 다할 수 있다. 시민 민주권력은 그렇게 탄생한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7-26 13:29:3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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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고속도로에 포위된 마을

우리 마을은 고속도로와 IC에 포위된 형국이랄까. 중부고속도로, 중부제2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수도권제2외곽순환도로,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등이 모두 잣나무골 반경 10㎞ 안에 있다. 대략 IC는 10여개가 넘는다. 이 정도면 세계 최고 수준 아닐까? 친구들은 간혹 "집값 많이 올랐겠다"고 농담한다. 그건 체감하기 어렵다. 마을 사람 누구도 그것 때문에 땅값이 올랐고, 기분이 좋다는 이는 본 적이 없다. 고속도로도 IC도 서울 사람들이 수혜자다.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모르겠으나 올랐다한들 그것마저도 서울 사람들 차지다. 왜냐하면 우리마을의 토지는 대부분 서울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 토박이 땅은 별로 없다. 최근에 생긴 IC로는 평창올림픽 당시 건설된 것으로 반경 1㎞도 안 되는 지점에 있다. 마을안에 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가 각각 한개씩 자리한다. 휴게소가 문을 열기전 고속도로 민자회사에서는 마을에 제안했다. 휴게소마다 각 코너 세개씩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마을에서는 나서는 이가 없어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당시 휴게소에서 무언가를 창업하려는 구상을 하기도 했으나 포기했다. 인생이 크게 변할 뻔 했다. 나는 그렇다쳐도 마을 인근 인터체인지 입구에 건물들이 들어서고 식당, 당구장, 마트, 물류창고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IC 입구, 지방도로변에는 지금 작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만들어낸 풍경이다. 달리진 풍경의 진정한 수혜자는 마을 주민이 아니다. 단언컨데 그건 서울 사람들이며 이곳에 땅을 가진 외지인이다. 실례로 일요일 오후, IC로 차가 몰려 길이 늘 막힌다. 그 시간 어디를 다녀오려면 10분 이상 더 지체된다. 물론 마을을 우회하는 샛길이 있기는 하나 어느 때는 그마저도 막혀 있는 경우가 있다. IC입구에 병목이 생겨서다. IC 외에도 2㎞ 지점에는 자동차전용도로 나들목이 있다. 그 도로 역시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나들목 입구는 공사판이 벌어졌다.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단지는 물론 대형물류센터, 창고, 식당, 편의점 등으로 북새통이다. 그곳은 IC 입구와 달리 더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중이다. 또 하나 우리 집으로부터 3㎞ 이내에 골프장이 다섯개다. 10여㎞로 확대해서 보면 여덟개다. IC 덕분에 이곳은 서울에서 골프치러 다니기 좋은 곳이 됐다. 그런 것들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이랄까. 그런데 이번엔 3㎞ 이내에 IC 하나가 더 생기고 15㎞ 이내에 또다른 IC 가 생겨날 판이다. 제2수도권외곽순환도로와 하남∼양평간 고속도로 때문이다. 제2 순환도로 일부는 개통했고, 일부는 공사중이며, 일부는 공사에 돌입하기 직전이다. 이 중에서 15㎞ 지점에 생긴다는 IC가 온 나라를 뒤흔들 정도로 사달이 났다. 양평∼서울간 직접적으로 연결된 도로는 6번도로 하나다. 그 도로는 일요일 오후엔 명절날 교통체증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양평사람들은 주말동안 양평을 누릴 순 없다. 양평에서 양평사람이 제일 먼저 버려진 것과 다르지 않는, 급히 서울로 병원에라도 갈라치면 그냥 포기하는게 낫다. 당초 하남∼양평간 고속도로는 강하IC를 거쳐 양서종점안으로 계획된 도로다. 그러나 IC의 위치가 바뀌고 급기야 고속도로 건설 백지화가 터졌다. 고속도로로 수혜를 입을 것도 별로 없는 양평은 둘로 갈라졌다. 앞으로 치뤄야할 분열의 댓가, 상처, 손실은 너무도 커 보인다. 도대체 누가 덕보는건지….

2023-07-25 10:39:52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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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학부모 갑질에 방치된 교권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임용 2년차 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학교폭력 사안과 관련한 학부모 악성 민원이 있었다는 제보, 해당 학급 학생이 유력 정치인 가족이라는 말들이 나오며, 이를 인용한 보도와 SNS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당사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펄쩍 뛰었고, 학교는 세간에 알려진 의혹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과 교육청 등은 숨진 교사가 극단 선택을 했다는 것 외에 제기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나 갑질 피해를 당했는지에 대해선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 23일 한 SNS에 올라온 서이초 동료교사가 썼다는 글을 보면 "(고인은)13일 목요일에 학교장 종결로 잘 마무리하고 교실로 돌아왔더니 피해자 학부모가 기다리고 있었고, '넌 교사자격도 없고 너 때문에 반이 엉망이 되었다'는 폭언을 들었다"고 돼 있다. 해당 폭로글에는 '진상 학부모 명단은 없나요', '법조인들이 많아서 진상이 많다함'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해당 학급에선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다는 내용의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었다는 제보가 나온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교권 침해 사례를 언급하며, 학부모 갑질을 엄단하고 교권 침해를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이번 사건이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갑질로 인한 것이 아니었는지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 도입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인권에 치중한 나머지 교원의 권리를 등한시하게 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교권 침해는 특히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과 갑질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욕설과 협박은 물론 신체적인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국교총에 보고된 교권침해 사례는 연간 3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 고발돼 수사받는 사례도 12522건에 달한다. 문제는 학폭 사안이 정식으로 학교폭력위원회에 상정되면 학폭 전담 교사가 나서지만, 그 이전까지는 교사 혼자 피해자와 가해자 학부모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고인처럼 저연차 교사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학폭 사안은 담임교사의 중재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는 학폭위 개최와 처분이 이뤄지고, 민·형사 고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법정까지 간 사안을 보면 학교에서 충분히 사과와 화해로 마무리될 수 있는 사안도 많다. 자신의 아이를 차별대우했다면서 아동학대로 교사를 경찰에 고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부모 민원에 교사 혼자 대응하는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민원을 공식 창구를 통해 접수하고, 학폭 전담 교사 등 별도 기구가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 악성 민원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입장에서도 자신의 민원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폭 문제를 학교 내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학폭 사안 대부분이 그렇다. 교사가 학생의 문제행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제지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교사에게 주어진 권한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2023-07-24 16:17:58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