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한다 '창조경제'"…금융권, 핀테크·기술금융 활성화로 화답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역동적 혁신경제'로 전환해야 하며, 그 핵심은 '창조경제'의 구현이다."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 등 5개 부처로부터 '역동적인 혁신경제' 구현을 위한 청사진을 듣고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창업기업들이 시장진출 과정에서 겪는 자금조달이나 판로확보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해야겠다"며 "ICT와의 융합을 통해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하고, 제조업을 혁신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한해 '혁신경제'를 실현하기 하기 위한 계획으로 '핀테크(Fin-Tech·금융기술)'등 창조금융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기술금융'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금융권이 화답했다. ◆ 금융권, 정부 정책에 발맞춰…'창조경제' 지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 등은 '핀테크'와 '기술금융'을 중심으로 한 창조금융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사 CEO등이 신년사나 간담회를 통해 '창조경제'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핀테크와 기술금융 전담 부서를 개편하는 한편 각종 성장 지원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핀테크와 미래성장 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모두 18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하면서 금융권 또한 이 같은 흐름에 자연스럽게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은 올해 핀테크기업에 대한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이를 위해 KB인베스트먼트 내에 투자전담팀(5명)을 구성하고, 핀테크 관련 핵심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에 150억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결제송금서비스와 ▲모바일 금융보안 ▲모바일 거래 및 인증시스템 ▲데이터 분석 및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 기반 금융기술 등 4대 주력 투자 분야를 선정해 해당 기업에 대해선 지분과 지식재산권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새롭게 신설한 기술금융 전담팀에서 핀테크업체에 대한 대출 지원과 유휴공간을 활용한 연구개발 지원, 전산시스템 테스트 플랫폼 제공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핀테크와 기술금융, 서민금융 지원에 앞장서기로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조적 금융의 범위를 확대해 시대 흐름에 맞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장려해 고객과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상생의 결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기술금융과 빅데이타 등을 통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선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고, 고객자산 등 고유자산과 관련해 수익률 개선을 위한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 회장은 "핀테크 환경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과 함께 대면채널을 최적화하고 금융복합점포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고객 관점에서 대면채널을 최적화하고, PWM 등 금융복합점포 운영모델을 업그레이드할 뿐 아니라 스마트 등 비대면 채널을 개선해 고객관리와 마케팅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특화부서꾸리고 기술금융 지원 확대하고 핀테크를 활용한 상품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착용형태의 금융서비스인 'NH워치 뱅킹'을 1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 스마트워치 기반의 금융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처음으로 고객은 워치 뱅킹을 통해 계좌잔액과 거래내용을 조회할 수 있다. 전담 사업부도 꾸려졌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연말 은행권 최초로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스마트금융부와 별도로 마련된 이 부서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새로운 상품판매채널을 이끌 계획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스마트금융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핀테크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플랫폼 'IBK ONE뱅크'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핀테크 기업 등과 손잡고 '신모바일지급결제' 시장 확대도 선도할 방침이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금융 공급 확대 또한 금융권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 7월 기술력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금융 전담조직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 한해 기술신용평가에 기반한 대출로 총 4064건, 2조2165억원을 기록하며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KDB산업은행은 앞으로 3년간 30조원 규모를 제공하는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은 인프라 구축 등 개별기업 부담이 힘든 대형 투자프로젝트를 돕게 된다. 또 통합 산은이 주관하는 기술기업이나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투융자 복합지원도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더 늘리기로 했다. 대출 중심이었던 기술금융을 투자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우수기업에 대한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한편 올 한해 동안 기술신용평가(TCB) 대출을 3만2000건으로 늘리고 신규자금도 20조원 이상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술신용평가를 통해 재무여력이 부족하나 기술력이 우수한 창업기업 등에 대한 신용대출이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TCB 평가결과와 대출 부실률 등 정보를 TDB에 집적함으로써 기술신용평가의 품질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평가결과 우수 은행에 대해 신·기보 출연료나 산은 온렌딩 대출 등 정책금융 지원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