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잡아라"…은행권, 지점인가·MOU통해 베트남 진출 가속화
은행권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이르면 연내 타결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그간 은행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문을 닫았던 베트남 정부가 지점 인가를 내고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해외은행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4개 영업점 인가를 받았다. 이번 동시 인가는 베트남 은행 지점 인가제도가 연 단위 일괄 승인 방식으로 변경된 후 외국계 은행 중 처음이다. 인가를 받은 영업점은 하이퐁, 타이응웬, 호치민 안동(이상 지점), 하노이 팜훙(TO)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 규정에 따라 승인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영업점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신한베트남은행은 내년에 모두 14개의 채널망을 갖추게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영업점 인가는 베트남 은행권 구조조정 등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공적인 현지화와 성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대사관과 금융감독원 베트남사무소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호치민 지점 설립을 위한 내인가를 받았다. 이는 베트남 진출 7년만의 결실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07년 11월 호치민 사무소를 개소한 이래 지속적으로 지점 전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1년부터 본격화된 베트남 정부의 은행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지점 전환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베트남 한국대사관과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고위급 면담 등 정부차원의 지원 속에 외국계 민간은행 최초로 지점 설립을 위한 내인가를 취득했다"며 "아시안 벨트의 한 축인 베트남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온 일관성 있는 해외진출 노력이 결실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호치민 시를 포함한 베트남에는 약 3400여개의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다 베트남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베트남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내인가는 하나금융그룹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전략 사례로, 외환은행 하노이 지점과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외환은행 하노이 지점은 지난 1999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에 개점해 영업중에 있으며 하나은행 호치민 지점은 내년 1분기 중 출범 예정이다. 은행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원할한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 9월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은 원활한 동남아지역 진출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지점 인가 신청서 제출을 계기로 베트남 당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현지 진출 거래기업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행장은 부 반 닌(Vu Van Ninh)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응우엔 푹 타인(Nguyen Phuoc Thanh)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와의 면담을 통해 베트남과 농협은행의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하노이지점 인가 신청 관련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MOU체결은행인 베트남농업은행 회장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농업기관장과도 면담하며, 베트남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은행권의 잇딴 진출에 따라 전국은행연합회는 베트남은행협회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베트남간 교역 확대에 따른 금융수요를 뒷받침하고, 국내은행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상호방문을 통한 협력과 유대를 강화하고 워크숍과 연수, 교육 등의 상호활동 지원에 협력키로 했다. 또 은행산업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은행권 상호진출 지원을 위한 대화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은행협회는 상호 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은행권 상호진출 활성화와 양국 은행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은행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다른 국가의 은행협회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 말 현재 베트남에는 산업·농협·신한·우리·기업은행 등 모두 10개 국내은행이 총 17개 점포(현지법인2, 지점7, 사무소8)를 운영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