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경동나비엔·귀뚜라미, 해외서 'K-보일러' 위상 높인다
경동나비엔, 북미 찍고 중앙亞 거쳐 남미까지 '광폭 행보' 전체 수출 88% 차지…글로벌 HVAC·수소보일러 공략도 귀뚜라미, '글로벌 전문가' 대표 선임…해외 추가공략 포석 中, 美, 러서 노하우 축적…남미에 기름·가스보일러 수출 국내 보일러 시장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해외에서 'K-보일러'의 위상을 더욱 높인다. 보일러, 온수기를 중심으로 업계에서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강자'로 올라선 북미지역을 넘어 지난해 중앙아시아 추가 공략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에는 멕시코에 법인을 세우고 중남미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특히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관련 제품을 통해 북미시장을 우선 노크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이달 초 해외영업본부를 총괄하던 김학수 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하며 해외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귀뚜라미는 99년 당시 중국 톈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진 후 미국,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3일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1조1608억원의 매출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둔 경동나비엔은 해외에서만 전체의 66.6%에 달하는 773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모기업인 경동원 기준으론 지난해 총 1조25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은 가스보일러, 온수기를 중심으로 업계 전체 수출에서 88%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자사 매출 중 해외 비중도 2018년 당시 52.6%에서 56.7%(2019년)→57.6%(2020년)→64.2%(2021년) 등으로 매년 늘더니 지난해엔 70%선에 바짝 근접했다. 작년엔 업계 최초로 '5억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2008년 온수기를 중심으로 북미시장에 처음 진출한 경동나비엔은 현재 '콘덴싱 온수기' 부문에서 현지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보일러 시장 1위를 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지난해엔 우즈베키스탄에 법인을 설립해 추가 공략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현지 파트너와는 카자흐스탄 수도인 알마티에 업계 최대 규모인 물류창고도 확보해 놨다. 중남미도 추가 공략지 중 하나로 최근에 멕시코법인의 문을 열었다. 이는 경동나비엔의 8번째 해외법인으로, 일반 온수기 기준으로 연간 70만대 시장인 멕시코를 정면으로 공략하기위해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멕시코에선 북미 콘덴싱온수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NPE 제품과 함께 가격이 합리적인 일반 온수기(NPN·NHW)도 동시에 선보여 선택폭을 넓혔다"면서 "특히 모든 제품들은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풍부하고 안정적으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풍량센서(APS)를 갖추고 있어 현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또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HVAC 시장에서도 친환경·고효율로 변화를 주도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북미에서 처음으로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선보인다. 이 제품은 물과 공기의 열교환을 통해 따뜻해진 공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쾌적한 공기로 안정적인 난방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보일러에서도 수소 연료 사용이 점점 늘고 있다. 2021년에 영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콘덴싱 가스보일러가 '수소 레디 인증'을 받았다. 이는 수소를 20% 포함한 도시가스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제품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회사는 현재 수소보일러 보급화를 위한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동시에, 100% 수소가스가 공급돼도 지금의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 키트도 개발하는 등 수소보일러 분야에서도 업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귀뚜라미는 경동나비엔 대표를 역임한 후 2020년부터 3년 넘게 회사를 총괄해온 최재범 대표 후임으로 '글로벌통'인 김학수 대표로 진용을 새로 꾸렸다. 토종 브랜드 '귀뚜라미'를 통해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을 위한 포석에서다. 대우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김 대표는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30년간 근무한 해외 전문가다. 대우전자 유럽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21년 초 귀뚜라미로 옮기기전엔 경동나비엔에서 미국 법인장과 중국법인 총경리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귀뚜라미에선 직전까지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으며 북미지역 신제품 출시, 러시아 법인 설립, 중국 법인 안정화 등에 힘썼다. 귀뚜라미는 중국에 이어 2014년 처음 진출한 미국에선 보일러 및 온수기를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들과 손잡고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공급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오고 있다. 또 러시아에선 불안정한 전압과 낮은 가스 압력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용 모델 개발을 주도하는 동시에 현지 마케팅과 서비스 품질 개선 작업에 주력하며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CIS에선 우즈베키스탄 가전업계 1위인 아르텔과 협력해 현지 공장에서 조립 생산할 수 있는 보일러 생산라인도 구축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그리스의 경우 유럽 CE 규격에 부합하는 콘덴싱 기름 보일러와 가스보일러를 판매하고 있는데 기름보일러 시장에선 그리스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 등 남미에도 기름 및 가스보일러를 수출하고 있으며, 현지 판매 확대를 위해 파트너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귀뚜라미는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가 지난해 연결기준 1조2024억원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