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카드사, 동남아 시장 진출 본격화
카드사들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업황에 새로운 수익성 창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로 해석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 받았다. 지난해 9월 양수도 계약 체결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로써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향후 1년 내 베트남 사업을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 금융당국, 동남아 금융 협력 강화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은 지난 2016년 기준 총 발급매수 약 530만장, 총 이용금액 3조5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간 발급매수와 이용금액이 각각 연평균 34.5%, 26.6%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앞으로도 매년 14% 이상의 고(高)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카드는 이에 따라 먼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 진입에 나서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점차 사업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백화점·마트 등 유통계열사 중심의 할부금융 상품과 신용카드 사업, 소비자대출에 롯데카드의 금융노하우를 접목한 현지 특화상품 개발에 주력한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추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조기에 파이낸스 사업을 안착시켜 베트남에서 가장 사랑 받는 금융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드사들의 이 같은 동남아 시장 진출은 금융당국의 지원 아래 이뤄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최고위급 회의에 참석, 국내 금융분야 해외투자유치 및 해외진출 지원에 앞장섰다. 이른바 '신남방정책'으로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와 금융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융업이 인·허가 사업으로 외국업체가 시장에 진입해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상호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 여기에 당국이 나서 카드사들의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 카드업계, 잇단 동남아 진출 롯데카드에 앞서 신한카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 카드사들은 지난 2016년부터 인도네시아,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미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국가에 진출하여 신용카드 외 리스금융·소액대출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 1월에는 베트남 소비자금융사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 리미티드(PVFC) 지분을 100% 인수하고 현지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 만을 기다리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과 합작사 미뜨라뜨란작시를 설립하고 카드 프로세싱 서비스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법인 인가 이후 현재 영업활동을 위한 카드 단말기 규격 통일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미얀마에서 소액대출 해외법인 투투파이낸스를 운영하며 향후 동남아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카드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법인 신규설립, 현지기업 인수 등 자체 해외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진출 초기에는 투자로 인한 영업이익 손해 등을 감수하고 있다"며 "다만 높은 인구밀도 등 매력도가 높아 수익성 악화가 예견되는 카드사들로선 (동남아 시장 진출이)꼭 필요한 사업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