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 결산]보험·카드업계, '내우외환' 시장 환경 속 '살아남기' 주력
올 한해 금융업계는 '내우외환'을 거듭하며 안으로는 새로운 수익성 확보를, 밖으로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했다. 특히 새 보험회계기준(IFRS17)과 금리 상승이란 시장 변화에 맞닥뜨린 보험·카드업계는 앓는 소리를 내며 업계 전반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에 집중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업계는 자살보험금 사태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백기'를 들어야 했다. 3년 넘게 끌어오던 자산보험금 논란에 교보생명은 1개월 영업정지를, 삼성·한화생명은 기관경고 제재를 받아 들었다. 당장 당국이 자살보험금 사태에 대해 최고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하면서 일각에선 각 사 최고경영자(CEO)의 자리가 위협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는 모두 '주의적 경고' 선에서 징계를 받고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시행에 자본확충 분주 '서민경제'를 주창하며 대선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실손보험료 인하' 카드도 수익성 보전에 고전하던 보험업계에 큰 난관으로 다가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실손보험 계약건수는 3355만건으로 최근 3년간 보험료는 연평균 11.3%가량 인상돼 왔다. 반발에 나선 보험업계는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투항을 멈추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료 산출 원칙에 대한 감리를 진행하면서 각 사는 보험료 인하 폭에 대한 섣부른 예측을 자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주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료 조정폭을 기존 35%에서 25%로 축소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지난 5월 새 회계기준(IFRS17) 확정에 따른 부채 시가평가로 보험사들은 올 한해 각 사 기준에 맞는 자본확충안 마련에 분주했다.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 5억 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고 현대해상·NH농협생명은 후순위채 5000억원씩을 각각 발행했다. 대주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도 활발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으로부터 각각 5283억원, 2180억원의 유증에 나섰다. 이를 통해 보험사들은 올해만 총 4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을 실시했다. 다만 유증 등 자본조달에 실패한 중소형 보험사도 눈에 띄었다.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기지 못한 MG손보 등은 대주주로부터의 유증에 실패했다. KDB생명은 가까스로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었지만 희망퇴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치뤄야 했다. 보험연구원은 이에 내년 보험업계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가 올해 0.7% 축소할 것으로 보이는 등 내년 역시 올해와 유사한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를 견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 악화, 카드사 수익성 떨어져 올해 카드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당국의 금융 규제로 곤욕을 치뤘다.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해외사업 진출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도전에 나서야 했다. 지난 8월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연매출 3억원에서 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0.7%포인트,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인 가맹점은 0.5%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른 지난 3분기 국내 7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4838억원 대비 19.8% 줄어든 387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156억원에서 267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초 분기 적자를 냈다. 문제는 내년 1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는 이미 연 34.9%에서 27.%로 한 차례 인하된 바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6년 반 만에 0.25%포인트 인상(연 1.25%→연 1.50%)했다. 이에 다른 카드채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 조달비용 역시 예전보다 증가했다.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카드사 수익 하락 압력이 강화되는바 내년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이 처럼 포화된 국내 신용카드 시장과 정부 규제, 시장환경 악화에 시달려 온 카드업계는 이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수익성 창출에 나서고 있다. 카드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동남아 시장이 카드사들의 주요 진출 포인트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에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인도네시아에 신한인도파이낸스, 미얀마에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등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현지 카드사인 테크콤파이낸스를 100% 인수하며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KB국민카드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대표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미국 내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Bank of Hope)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 시장에도 적극적인 진출 계획을 밝혔다. 하나카드는 일본에 하나카드 페이먼트를 설립해 중국 탄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의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섰다. [!{IMG::20171228000103.jpg::C::480::KB국민카드 지난 12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일본 대형 통신회사인 '일본전신전화(NTT)'의 정보기술(IT) 자회사 'NTT 데이터'와 일본 현지 가맹점 전표 매입사인 '큐슈카드사'와 국내전용카드의 해외 가맹점 결제 서비스 도입 등을 위한 '글로벌 결제 네크워크 구축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내년부터 KB국민카드 고객은 비자,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가 탑재된 국내외겸용카드가 아닌 국내전용으로 발급된 신용카드로 일본 내 'NTT 데이터'와 '큐슈카드사'의 제휴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다./KB국민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