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년간 한국 아파트 2.3만채 샀다… "외국인 투기판"
외국인 3년간 한국 아파트 2.3만채 샀다… "외국인 투기판" 한국 아파트 매입자 중 중국인 58.6%, '검은머리 외국인'은 4.2%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3년여간 외국인 2만3000여명이 비슷한 수의 국내 아파트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7조7000억원대로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2020년 5월까지 외국인 2만3219명이 한국 아파트 2만3167채를 취득했고, 거래 금액 기준으로 7조62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국세청이 대법원 등기 자료를 분석해 추출한 것으로, 국세청이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구입 현황을 조사해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 임광빈 조사국장은 이날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최근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부동산을 살 때 내국인이 차별받는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부동산 관련 납세 의무는 내외국인이 동일하고 관련 탈루 혐의에 관해서는 국적 구별없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입 아파트는 특히 올해 1~5월 3514건(1조2539억원 규모)으로 전년 동기 2768건(8407억원) 대비 49.1%(4132억원) 증가했다. 연도별 취득 건수는 2017년 5308건, 2018년 6974건, 2019년 7371건, 2020년5월말 기준 3514건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아파트 매입자의 국적별로 중국인이 1만3573채(3조1691억원)를 매입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인이 4282채(2조1906억원), 캐나다인 1504채(7987억원), 대만인 756채(3072억원) 등의 순이다.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한 적이 있는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은 985명(4.2%)이었다. 아파트 매입 비용은 지역별로 서울이 3조2725억원(447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2조7483억원(1만93건), 인천 6254억원(2674건) 등 수도권이 컸다.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강남구 517건(6678억원), 서초구 391건(4392억원), 송파구 244건(2406억원)이었다. 아파트를 2채 이상 산 다주택자 외국인은 1036명이었고, 1명이 42채(67억원)를 사들인 경우도 있었다. 외국인 구입 아파트의 32.7%(7569채)는 취득 후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외국인이 국내서 매입한 뒤 거주하지 않은 주택은 투기성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세청은 이 기간 아파트를 매입한 외국인 중 주택임대소득 등 탈루 혐의가 있는 42명을 세무 조사할 계획이다. 임 국장은 "조사 대상자의 임대소득 탈루와 취득 자금 출처를 검증하고, 양도한 경우 그 소득을 탈루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또 실거주가 아닌 투기 목적으로 한국 아파트를 보유한 외국인의 경우 해당자의 거주지국과 과세 당국에 이런 내용을 정보 교환 형태로 통보하기로 했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