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기관·외인 수익률 20%대인데 홀로 2%대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기관과 외국인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과 외국인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2%에 불과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6.61% 증가한 2557.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2.30% 오른 693.76이었다. 최근 3개월 동안 코스피에서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2조7000억원, 4조7000억원씩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해당 기간 기관은 코스피에서 약 2조원 가량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은 2.22%에 그쳤다. 해당 기간 동안 한화오션이 80.72% 오르면서 선방했지만, 이 외에 개인이 선택한 삼성SDI(-18.59%), HD현대일렉트릭(-20.42%), HD현대미포(-24.96%), 산일전기(-18.95%) 등 다수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개미(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인 12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개미들은 주로 HD현대 그룹주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 높은 선호를 보였다. 하지만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미포, HD현대중공업 등의 올해 수익률 평균은 약 -16%로 부진했으며, 2차전지 관련주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해 올해 1분기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2차전지 업종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추가 악화될 전망"이라며 "전기차 수요 절벽의 정점은 올해 1분기로 보고 있지만, 파급 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의 재고 조정 영향권은 상반기까지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동일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각각 25.33%, 30.90%의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은 현대로템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안에 담았는데, 올해 들어 현대로템은 105% 뛰었다. 게다가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올해 93% 오르면서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외인들은 시가총액 상위권의 대형주와 반도체·방산주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섰으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코스닥 기업이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순매수 범위를 상위 20개 종목까지 넓혀 보면 레인보우로보틱스(68%), 카페24(55%), 주성엔지니어링(37%), 휴젤(18%) 등의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는데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가 '6만전자'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에는 보수적인 전략이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 KB금융(-3.26%), 신한지주(1.57%), 하나금융지주(8.45%), 메리츠금융지주(18.08%) 등 금융주를 다수 담았으며, 경기 방어 종목과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 인프라, 에너지 등 필수 산업군에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