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선 취약계층…커갈수록 학습격차 심화
다문화학생 매년 20%씩 증가…일반학생과 취학률 격차 커 탈북청소년 학업 중단율, 3년 연속 오름세 직업교육 마친 장애 학생, 대학 진학률 0.8% 한국교육개발원 '통계로 본 교육격차의 현황' 발표 다문화 학생의 학교급별 취학률과 학업 중단율/한국교육개발원 제공 다문화 학생과 탈북학생, 장애 학생 등 취약계층의 교육 격차가 학생 성장에 따라 심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취약계층 교육과 취업 기회를 높이기 위한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었다.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보완책과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통계로 본 교육격차의 현황' 결과다. ◆ 다문화 학생·탈북청소년 교육격차…학생 성장기 따라 심화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다문화 학생은 총 13만7225명으로 전체 학생의 2.5%를 차지한다. 국내 학령인구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한편, 다문화 학생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학업 유지를 돕는 장치는 부족한 현실이다. '통계로 본 교육격차의 현황'에서 취학률과 학업 중단율을 중심으로 다문화 학생의 교육격차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다문화 학생의 취학률은 ▲초등학교 98.1% ▲중학교 92.8% ▲고등학교 87.9% ▲고등교육기관 49.6%이다. 반면 전체 학생의 취학률은 ▲초등학교 97.4% ▲중학교 97.9% ▲고등학교 92.4% ▲고등교육기관 67.6%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다문화 학생과 전체 학생의 격차가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중단율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커졌다. 다문화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초등학교 0.87% ▲중학교 1.34% ▲고등학교 1.91%로 전반적으로 전체 학생 평균보다 더 높은 경향이다. 전체 학생 평균은 각각 ▲0.66% ▲0.73% ▲1.62%다. 연도별 탈북청소년의 학업 중단율 추이/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취약집단으로 꼽히는 탈북청소년 집단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탈북학생 수는 2005년 421명에서 2019년 2531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탈북청소년 교육 기회와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고입 및 대입 특별전형, 교육비 지원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탈북청소년의 학업 중단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탈북학생들의 학업 중단율은 ▲초등학교 1.4% ▲중학교 3.2% ▲고등학교 4.7%로 전체 학생의 학업 중단율(초등학교 0.7%, 중학교 0.7%, 고등학교 1.6%)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각각 7.3%, 2.9%, 0.2%던 초·중·고 단계별 학업 중단율은 2016년 4.0%, 1.6%, 1.6%로 초·중학교에서 급격히 떨어졌지만, ▲2017년(4.3%, 1.5%, 1.0) ▲2018년(4.8%, 2.7%, 0.9%) 등 다시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초등학교보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탈북학생들의 학업 중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고졸 장애인 학생 4명 중 1명만 취업 장애인 학생에게도 교육 기회는 '기울어진 운동장' 이었다. 장애인 교육 및 고용 기회 보장을 위한 국내·외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장애인 학생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특히 양질의 학교 교육과 직업교육에 대한 법적, 사회적, 교육적 기회 및 접근권을 아직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란 게 교육계 진단이다. 장애인 학생의 대학 진학률 및 취업률/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장애인 학생의 대학 진학률과 취업률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고등학교에서 대학(전문대학 포함) 진학률은 50.9% 수준으로, 전공과 학생들의 진학률은 0.8%에 머물렀다. 교육부 통계 2020학년도 전체 고교 대학진학률이 72.5%인 점을 고려하면, 장애인 학생의 대학진학률은 턱없이 낮은 수치다. 장애인 학생에게는 사회로 나가는 문턱도 높았다. 장애인 학생의 취업률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생은 23.4%이며, 전공과 졸업생은 42.9%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의 전공과는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2년제 과정이다. 김나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실제 통계 데이터를 통해 전체 학생과 취학집단 학생 간의 취학률, 학업 중단율, 진학률, 취업률 등 교육 기회의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다양한 취약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마련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학생을 위한 출발선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