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2조 '카카오페이'…성장성 높아 vs 고평가
지난 3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왼쪽에서 여섯번째)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왼쪽부터), 안상환 한국IR협의회장,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영준 대표이사,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한국총괄대표,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공동취재단 카카오그룹의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시장에 데뷔했다. 단숨에 시가총액 22조원을 돌파하며, 금융주 시총 3위에 등극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이슈와 고평가 논란 등의 이유로 기업공개(IPO) 삼수 끝에 맺은 성과다. 단, 고평가 논란이 여전해 장기 성장성으로 밸류에이션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송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핀 기업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만 3650만명에 달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163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704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카카오페이는 공모자금을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페이증권, 대출 중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금융주 3위 등극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2만4000원(12.44%) 하락한 16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카카오페이의 하락세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영향을 미쳤다. 3~4일 2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는 카카오페이 19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카카오페의 시총은 22조320억원으로 하루 만에 3조원 넘게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삼성전자우 제외)도 기존 13위에서 18위로 5계단 내려갔다. 카카오뱅크(28조5060억원), KB금융(23조2852억원)에 이은 금융주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3일 카카오페이는 18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1만3000원(7.22%) 상승한 19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9만원) 대비 114% 급증한 것. 장 초반 시초가 대비 27.78% 오른 23만원까지 기록하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상한가)'에 근접하기도 했다. 당초 카카오페이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38.91%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불거졌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이자 전략적 투자자인 알리페이가 보유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낮아 실질적 유통 가능 물량은 더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주 카카오페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 의사에 대해서 100% 확신해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알리페이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많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협업을 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라며 "법적 기준에 맞춰 보호예수를 걸어놨을 뿐 단기간 내 지분을 매각할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 보여줘야…코스피200 지수 편입 주목" /카카오페이,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걸림돌을 일단 해결했으며,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플랫폼에 기반한 성장과 카카오 공동체들과의 시너지 창출 용이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IT 플랫폼에 근거한 금융업으로 매출이 늘면 비용은 고정되고, 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는 영업 레버리지 강점을 보유했다"며 "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와 보험사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금융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MTS 출시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를 받아 5개월간 임시 중단됐던 자산관리 서비스도 다시 가능해진 상태다. 단, 카카오페이에 대한 주가 전망은 증권사별로 편차가 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12만2730원, 메리츠증권 11만원, KTB투자증권 5만7000원 등이다. 또 지난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9만4400원까지 치솟았다가 시장 규제 이슈와 고평가 논란에 4일 종가 기준 6만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36.4% 하락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의 코스피200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주(알리페이) 물량이 다수 출회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카카오페이 역시 기존 사례들과 같이 무난히 지수 편입이 될 것"이라며 "11월 23일까지 일평균 시가총액 50위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특례편입 기준이 충족되며, 11월 말 지수 편입 여부가 공지될 것이고 지수 선물 만기일인 12월 9일에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