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PO 큰 장…LG에너지솔루션·카뱅·크래프톤
SK바이오팜을 필두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로 이어졌던 기업공개(IPO) 열풍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에서 물적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의 위탁 생산 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 장외시장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이 내년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 LG에너지솔루션, 2차전지 1위 굳히나 1일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이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지냈던 김종현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LG화학 전지사업부를 세계 1위 자리에 올렸다고 평가받는 김 대표는 오는 2024년 매출액 30조원을 달성하고,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날 온라인으로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진행한 김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고, 큰 우려와 역경을 이겨내며 이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에너지솔루션 설립은 고객과 주주에게 최고의 기술과 품질로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며 친환경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시설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과 IPO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증시에 입성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K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40조~50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까지 전지사업부문 매출액이 8조2278억원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LG화학 전체 매출액의 38.9%를 차지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원은 "전지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매출액 50%, 영업이익 100% 증가를 예상한다"며 "공격적으로 증설하는 중대형 전기차배터리(EVB)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EVB가 흑자 국면에 진입해 영업이익률(OPM) 5%를 달성하는 등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준비된 장외시장 대어…카뱅·크래프톤 장외시장에서 150만원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크래프톤', 한때 46조원까지 시총이 뛰었던 '카카오뱅크' 등 장외시장 대어도 내년 상장을 예고했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게임회사 '크래프톤'은 지난 10월 IPO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 공동주관사로 크레딧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제이피모간증권, NH투자증권 등을 선정해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후 기업가치만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13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4504억원)와 넷마블(1022억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치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도 잇따라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이다. 가장 먼저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는 KB증권, 삼성증권,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증권사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고, 오는 4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연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할 당시 장외시장에서 46조원까지 몸값이 치솟아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을 추월해 고평가 논란이 있기도 했다. 현재 기업가치는 10조~20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달리 혁신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 및 대출의 빠른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며 "점포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대출 규모가 확대되면 이익경비율(CIR)이 하락해 기존 은행과는 다른 수준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의 위탁 생산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도 내년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경영 투명성 확보·재무 건전성 강화·신속한 사업의 전개와 확장·해외 사업 확대 등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백신·바이오 영역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