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젊음의 만남…신중현 명반, 40년 만에 재탄생(종합)
한국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명반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이 40년 만에 재탄생 했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기념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신중현 THE ORIGIN'은 1974년 발매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대한 헌정 앨범이다. '미인', '생각해', '그 누가 있었나봐', '긴긴밤', '나는 너를 사랑해', '저 여인', '설레임', '할 말도 없지만', '나는 몰라', '떠오르는 태양' 등 당시 앨범에 수록된 10곡을 고스란히 담았으며, 전 뮤지션이 참여한 '아름다운 강산'을 스페셜 트랙으로 수록했다.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반으로 꼽힌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음계를 이용해 한국적인 멜로디를 서양 하드록에 적용했으며, 그루브하면서도 시원한 하드록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 한국 총 인구수였던 '3000만의 노래'라는 칭호가 붙었을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뒀던 이 앨범에 대해 정원영 총괄 디렉터는 "이 앨범은 베스트 앨범이라고 할 만큼 명곡들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 놀랐고, 선생님의 공연을 보려고 중학교 때 굉장히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이 음악들이 젊은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또 그들이 어떻게 재해석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중현 THE ORIGIN'은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의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이 주도해 제작됐다. 프로듀서로 밴드 '못(MOT)'의 이이언, 총괄 프로듀서로 정원영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CJ문화재단 이상준 사무국장은 지난 2015년 들국화 1집 헌정 '들국화30'에 이은 두 번째 헌정 헌정 음반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신중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신중현 앨범의 뜻을 더 깊게 이해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CJ문화재단은 지난 2002년부터 버클리 음대에 유학 중인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버클리 음대 쪽에서 (신중현) 선생님에게 명예 학위를 수여하고 싶은데 어떻게 연락하면 되겠냐고 저희쪽에 연락이 왔고, 덕분에 선생님의 명예학위 수여를 저희가 최초로 알게 됐습니다. 이후 총장님과 선생님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이번 기회에 선생님의 헌정 앨범을 만들어 뜻을 더 깊게 담아보자고 생각했고, 그런 취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이상준 사무국장) 신중현은 트로트가 대세였던 1960-70년대 국내 음악계에 '한국적인 록'이라는 스스로의 음악세계를 개척한 인물이다. 록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이면서 작곡가, 제작자로도 활약하며 40년이 넘는 지금까지 후배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준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신중현은 지난 13일 세계적인 음악 대학 버클리 음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중현은 버클리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에 대해 "상상도 못했다. 음악만 열심히 했을뿐이지 제 음악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좋은 결실을 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헌정앨범에 대해 "앨범을 듣고 놀랐다.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 있었구나 했다"면서 "원래 '엽전들' 음반은 한국적인 록이라 해서 야심을 품고 만들었던 것인데 이것을 (후배들이) 헌정 앨범을 통해 새로운 곡으로 탄생시켰을 때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앨범들이 계속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40년 만에 다시 태어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이다. 이이언 프로듀서는 "오랜 시간의 갭이 있었는데 되려 이 시간이 헌정앨범을 만드는 데 의미와 재미를 더 부여한 것 같다"고 앨범 작업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앨범에 지원한 '튠업' 출신 젊은 뮤지션들을 선정한 과정에 대해 "데모곡을 듣고 새로운 면이 있는 팀을 뽑았다"며 "새로운 면이라는 것이 원곡을 얼마나 많이 바꿨냐보다 어떻게 달라졌고 얼마나 적절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10곡 중 가장 지원이 치열했던 곡은 예상처럼 '미인'이었다. 이이언 프로듀서는 다른 곡들과 달리 각 팀이 모여 함께 '미인'을 부르게 된 이유로 "많은 팀들이 새로운 편곡을 갖고 참여하겠다고 희망했었는데 음악적으론 모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그러나 이번 헌정 앨범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걸 가지면 좋지 않을까 해서 긴 회의를 거쳐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음원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음원은 PART1과 PART2로 나뉘어 디지털 싱글 형태로 공개된다. 31일 공개되는 PART1은 타이틀곡 블루파프리카의 '긴긴밤'과 아시안체어샷 '그 누가 있었나봐', 박소유 '설레임'이며, 6월 7일 공개되는 PART2는 타이틀곡 ABTB의 '생각해'와 포헤르츠 '저 여인', 후추스X아홉번째 '할 말도 없지만'이다. 또한 타이틀곡 '미인'을 포함해 11곡이 수록된 음반은 6월 14일 정규앨범으로 발매된다. 이와 함께 기념 공연도 열린다. 이상준 사무국장은 "6월 24일 기념 공연을 열고 앨범에 있는 모든 곡들을 뮤지션들이 직접 연주할 계획이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