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대박라면'으로 무슬림 입맛 잡았다
신세계푸드, '대박라면'으로 무슬림 입맛 잡았다 "내년에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한식 소스를 활용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가정간편식 제조까지 확대할 방침입니다." 신세계푸드가 '할랄(Halal) 한국식품 제조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신세계푸드는 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 올반LAB에서 '할랄푸드 아카데미'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직접 개발한 라면, 고추장, 삼계탕 등의 할랄인증을 획득하고 무슬림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날 진행된 할랄푸드 아카데미에서는 공병천 올반LAB담당 상무와 양성용 사업기획팀장이 참석했다. 공병천 상무는 "할랄푸드를 돼지고기가 포함되지 않은 식품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할랄푸드의 영역은 매우 넓고 인증 절차는 까다롭다"고 말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도축, 처리, 가공된 식품과 공산품에 부여된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은 할랄 인증 제품만이 위생적이며 맛, 질, 신선도가 뛰어난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으로 믿는다. 알코올 성분이 없는 식품,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물, 소, 닭, 양, 오리 등의 육류가 대표적인 할랄 식재료다. 세계 3대 할랄 인증으로는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이(MUI)', 싱가포르 '무이스(MUIS)'가 있으며, 그 가운데 이슬람 국가의 할랄 허브(HUB)를 목표로 정부차원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자킴이 최고 권위로 인정 받는다. 공 상무는 "무슬림의 인구 증가율이 18%로 세계 인구 증가율의 4배에 달한다. 이에 할랄푸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할랄인증이 필수다"며 "최근 엄격한 인증 절차 때문에 할랄푸드가 건강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무슬림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웰빙 식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할랄푸드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김, 떡볶이떡, 소스, 고추장 등 10개 할랄푸드의 개발 및 인증을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할랄푸드 존을 운영하며 조리와 유통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합작해 신세계마미를 설립한 신세계푸드는 올해 초 대박라면 김치맛과 양념치킨맛 등 2종을 출시했다. 대박라면 김치맛은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액상소스를 넣어 기존 분말 스프를 넣은 라면보다 진한 김치찌개의 맛이 느껴진다. 양념치킨맛은 매콤달콤한 치킨 후레이크를 넣어 맛과 비벼 먹는 재미가 있다. 두 제품은 자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말레이시아의 대형마트, 식자재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500여곳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으며, 한 달 만에 200만개 판매되며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초 계획했던 연간 목표 80억원의 20%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대박라면 봉지라면(4개입)의 가격이 18.8링깃(약 5155원), 컵라면 4.6~5.2 링깃(약 1261원~1425원)으로 말레이시아 현지 라면 대비 3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린 실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양성용 신세계푸드 사업기획팀장은 "한류가 불고 있는 동남아에서 가장 한국적인 메뉴로 알려져 있는 김치와 양념치킨 두 가지 맛에 대한 호응이 판매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무슬림이 제품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자킴 인증을 획득해 신뢰를 높였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에 가정에서 소비할 식료품을 미리 구입하는 무슬림을 위해 현재 대박라면의 생산량을 20% 높이고 대형마트에서 시식 및 경품행사를 펼치며 판매 중이다. 이와 함께 라마단이 끝나는 7월부터는 국내 무슬림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올해 2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라면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달성하고 내년부터는 고추장, 간장, 불고기 등의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인다는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시장에서 한식 소스를 활용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가정간편식 제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