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OPEC 비회원국, 원유감산 합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이어 비(非)회원국들도 석유 생산량을 줄인다. 이에 따라 최근 배럴당 50달러를 넘긴 유가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지 비산유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 등 11개 산유국은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일 55만8000배럴 감산에 합의했다고 러시아 정부 등이 밝혔다. 감산에 합의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해 멕시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오만,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적도기니, 수단, 남수단, 브루나이 등이다.
OPEC 비회원국이 감산에 합의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11개국 감산 합의는 내년 1월 1일 발효되며 참가국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감산분의 절반을 맡는다. 이들 국가는 6개월 동안 감산을 유지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OPEC은 빈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원유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일 120만 배럴 감산을 결의했다. 이후 OPEC은 비회원인 산유국들이 감산에 참여하도록 설득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유 초과 공급 규모는 일 80만 배럴이다. OPEC의 일 120만 배럴 규모 감산과 비회원국의 일 56만 배럴 규모 감산이 약속대로 이뤄지면 내년에는 초과 수요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수많은 산유국이 모여 이런 결정을 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산에 대해 OPEC은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OPEC은 비회원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 "석유 생산업체들과 소비자들의 이익이 보장되도록 (감산에)다른 산유국들을 동참시켜 원유시장 안정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인 칼리다 알 팔리 역시 "역사적인 합의"라고 환영하며 "이번 조치가 내년 국제원유시장을 안정시키고 관련 투자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주 OPEC의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끊고 배럴당 50달러를 넘겼다. 비회원국의 감산 동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지난 9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1.44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54.09달러까지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은 쉽게 깨지곤 한다. 산유국들은 이번 감산 합의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OPEC 회원국 3곳, 비회원국 2곳이 참여하는 감시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감산조치가 합의대로 이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