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이젠 석유화학기업"… 영업익 1조 돌파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1분기 매출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 당기순이익 85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13%, 18%, 446% 늘어난 것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0%, 19%, 52%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호실적에는 정유 기업에서 석유화학 기업으로의 사업·수익구조 혁신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 매출 8조636억원, 영업이익 4539억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50달러 초반에서 머물며 유가 상승 효과가 사라졌고 정제마진도 약보합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정유사는 고유가로 돈 번다'던 속설도 무색해졌다. 非정유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정유부문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우선 화학사업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2조3333억원, 영업이익 454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 203% 증가한 기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울산CLX와 SK인천석유화학 등의 정기보수가 끝나며 본격적인 재가동에 들어갔고 에틸렌·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 마진율이 개선됐다"며 "2분기 역내 에틸렌·파라자일렌 설비 정기보수가 예정되어 있기에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활유사업은 공급 부족 등의 효과로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한 949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2분기에는 여름휴가 등을 맞아 차량 정비에 나서는 이들이 많기에 판매량 증가와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석유개발사업은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일 평균 생산량은 5만4000배럴로 전 분기 대비 약 8000배럴 감소했다. 저유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역대 세 번째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것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강력하게 추진해 온 '펀더멘털 딥 체인지'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기존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으로 포트폴리오가 진화하며 수익창출 방식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자회사로 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어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사업구조 혁신과 수익구조 혁신을 두 축으로 한 딥 체인지를 추진해왔다. 또한 화학과 윤활유, 배터리·정보전자소재 등 신사업 투자를 늘려 석유 중심 사업구조를 탈피했다. 그간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설비, 중국 중한석화, 울산 아로마틱스, 넥슬렌, 스페인 ILBOC 등에 투자한 금액만 5조원에 달하며 지난 2월에는 다우케미컬의 고부가 화학사업(EAA)을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올해에도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영업이익 비중도 변화했다. 전사에서 2015년 57%, 2016년 50%를 차지했던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1분기 45%로 지속 감소 중이다. 반면 화학·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2015년 46% 2016년 50%에 이어 1분기 55%를 차지하며 회사의 주 수익원으로 거듭났다. 신규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수요 증가에 발맞춰 생산설비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3.9GWh로 확대할 방침이며 1회 충전 주행거리도 2020년까지 50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과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은 세계 시장 확대에 따라 1분기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1분기의 성과는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유가 예측과 운영최적화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학·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딥체인지 수준의 펀더멘털 개선과 과감한 투자, 성장 옵션 실행을 통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거듭나 회사가치 3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