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깔깔깔] 스타 빛날 틈 없는 '프로듀사'
[메트로신문 김숙희 기자] '그들이 사는 세상' 예능국 버전은 큰 욕심이었을까.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상승시켰던 KBS2 '프로듀사'가 잘못 낀 첫 단추 탓에 갈 길을 헤매고 있는 아쉬운 상황에 놓였다. 좋은 재료에도 제대로 활용먹지 못하는 PD의 연출 방식은 기존의 스타가 가지고 있는 매력까지 반감시키는 등 시청자들의 혹평이 줄을 잇고 있다. 1, 2회 '다큐 3일'을 찍는다는 설정의 다큐멘터리 인터뷰 형식을 도입하며 '리얼리티'한 예능국 PD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던 참신한 시도는 판타지를 기대하며 '드라마'를 찾은 시청자들에게는 오히려 '지루하다'는 평을 얻었고, 이를 반영하듯 3, 4회에서 갑자기 늘어난 러브라인은 '공감'하기 어려운 억지스러움이 묻어나 이 또한 급작스런 변화의 실패로 보인다. 앞서 현빈과 한지민의 조합으로 제2의 '별에서 온 그대'라는 기대 속에 출발한 '하이드 지킬, 나'는 8% 시청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으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급변하는 불분명한 장르와 개연성 부족한 내용전개, 배우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캐릭터 설정 등의 문제로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는 '스타파워' 보다는 작품의 완성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이며, 시청자를 사로잡는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진의 연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잘못된 선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극의 재미보다 고군분투하는 스타들의 활약에 의존하고 있는 '프로듀사'에도 해당된다. PD 역할의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과 톱스타 신디 역의 아이유가 극중 뚜렷한 캐릭터 색깔을 찾기도 전에 윤종신, 산다라박, 강승윤, 김지수, 박진영, 장혁, 태연, 전현무, 유희열 등 카메오 무더기 남발과 김태호 PD, 나영석 PD, '1박2일' '투명인간' '안녕하세요' 등 실존 인물과 실제 프로그램의 잦은 거론은 초석을 닦아야 할 드라마 초반에 '투 머치'한 느낌이 강하다. 진지함과 코믹함의 경계선이 널뛰는 듯한 구성은 오히려 캐릭터 설정의 모호함을 가져왔으며, 반짝 출연하는 스타들에 집중 할수록 스토리 구조의 허술함은 더욱 도드라질 뿐이다. 결국 개연성의 부재, 자연스럽지 못한 급 멜로라인은 어리바리한 신입PD 김수현과 예능국 대표 쌈닭 공효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매력이 제대로 어필되지 못하고 있으며, 연기 변신을 시도한 아이유는 기존의 털털하고 당찬 기존 이미지와는 완전 딴 판인 도도하고 까칠한 캐릭터가 완벽히 녹아들지 못해 김수현과의 러브라인이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걱정스런 부분이 됐다. 특히나 '별에서 온 그대'에서 톱스타 전지현과의 호흡을 맞춘 김수현 탓에 비슷한 설정의 캐릭터를 맡게 된 아이유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가 풀어가야 할 숙제는 생각보다 상당히 커진 셈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야근은 일상,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KBS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순도 100% 리얼 예능드라마 '프로듀사'를 보여주겠다는 연출진의 기획이 초라한 시도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리얼리티'와 '러브라인'의 강약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며, '프로듀사' 작품이 갖는 '스토리의 힘'과 '연출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부디 현빈 송혜교 주연작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예능국 버전 타이틀이 아깝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