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트렌드 '디턴' 또는 '집콕'…설 연휴 편의점 식품 매출↑
관광지 휴게소 매출 25.8%↑
명절 간편식 판매율도 250% 급증
고향에서 풍성한 명절 요리 '옛말'
설 명절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푸짐한 명절 요리를 하는 전통은 옛말이 됐다. 대신 명절 연휴 때 귀성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는 '디턴족(D턴족)'이 늘어났고 명절 음식을 간편식이나 편의점 소용량 식품으로 떼우는 '집콕족'이 급증했다.
이로인해 국내 편의점 3사가 내놓은 매 명절 도시락, 간편식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설, 추석 명절기간 편의점 식품 수요가 매해 급증세다. 명절 디턴족, 나홀로 여행족들이 늘면서 터미널, 휴게소 점포나 관광지, 리조트 등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매출 특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명절 교통수요 조사에서 귀성객 70%는 '3일 이내 짧은 기간만 고향집에서 명절을 보낼 것'이라고 응답했다. '설 당일만 고향집에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11.2%에 달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은 명절 연휴기간 관광지 입지 편의점 매출이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는 25.8%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관광지에 입점한 편의점 점포에서는 도시락 등 간편 먹을거리는 물론 졸음을 예방해 주는 즉석원두커피 수요가 높다고 CU측은 설명했다.
CU의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관광지 점포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14년에는 5.4%에 불과했지만 2015년 16.1%, 지난해에는 25.8%까지 껑충 뛰었다.
또 CU의 명절 연휴 관광지 점포들의 상품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도시락이 188.8%로 전년 대비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덮밥, 레토르트, 죽 등 상온즉석식은 35.8%, 라면 26.5% 등 간편식품 매출이 높았다.
장거리 운전중에 졸음을 쫓을 수 있는 즉석원두커피도 57.1%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운전자의 피곤함을 풀어주는 초콜릿과 사탕도 각각 64.9%, 35.0%의 매출이 상승했다. 명절 음식 과식으로 소화제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안전상비의약품 역시 44.5% 매출이 뛰었다.
BGF리테일 홍철기 영업기획팀장은 "최근 명절 D턴족, 나홀로 여행족들이 부쩍 늘며 터미널, 휴게소 점포 외에도 관광지, 리조트 입지 역시 연휴 기간 주요 대응 포인트가 됐다"며 "명절을 앞두고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소비자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최적의 상품 구색 및 재고 확보 등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편의점 간편식품으로 명절 끼니를 해결하는 '집콕족'도 늘고있다.
저조한 취업률이 지속되면서 고향에 찾는 젊은 취준생들도 많고 식재료값이 부담스러워 편의점 식품으로 명절 기분만 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경제 불황의 여파로 고향에 내려가 온 가족이 모여 풍성하게 명절 요리를 만들어 먹는 풍습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있다.
올해 설 명절(1월 27일~29일) CU의 간편식 매출 상승률에 따르면 냉장즉석식은 51.6%, 냉장안주 44.5%, 도시락 39.4%가 각각 뛰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는 지난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전년 설 휴무 4일 대비 간편식 매출이 250.4%나 뛰었다. 이어 도시락은 55.6%, 냉장식품 42.4%, 3분요리 41.5%, 김밥·주먹밥 32.7%, 햄버거·샌드위치 30.7% 순으로 각각 매출이 올랐다.
특히 GS25에서는 지난해 추석 명절 도시락 매출이 설 연휴 기간 대비 353.4%, 2015년 추석 대비 580.7%나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었다.
이러한 트렌드를 감안해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한정판 명절도시락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했었다.
CU는 명절도시락 출시 시즌에 맞춰 횡성 한우 간편식 시리즈를 한정으로 내놨다. GS25에서도 흑미밥과 동그랑땡 등 명절음식을 고루 담은 명절도시락을 선보였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추석 당시 전년보다 도시락(55.1%)과 가정간편식(17.7%) 등 명절 수요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이번 설에는 '혜리정유년설날도시락'을 한정으로 판매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 추세 속에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많아져 도시락, 간편식 등 식사대용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