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하한가 사태에 불붙는 공매도 논란..."공매도 전면 재개 필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이어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된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매도의 가격 조정 기능이 발휘되지 않아 작전 세력의 표적이 됐다면서 공매도 전면 재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국 주식시장의 선진화가 이뤄진 후 전면 재개해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하한가를 맞은 5개 종목은 공매도가 허용된 코스피200·코스닥150에 속해 있지 않아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최근 3년간 만호제강(368.8%), 방림(335.2%), 동일산업(294.9%), 동일금속(184.4%), 대한방직(141.7%) 등 공매도가 제한된 이들 종목은 특별한 이슈나 호재 없이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으나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내린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의 장점으로는 특정 종목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등 비정상인 주가 흐름을 보일 때 주가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말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된 8개 종목 중에서도 대성홀딩스·서울가스·삼천리·세방·다올투자증권 등 5개 종목이 공매도가 제한돼 상승폭이 컸다. 이와 달리 공매도가 가능했던 다우데이타, 선광, 하림지주 등 3개 종목의 상승폭은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장에서는 특별한 호재 없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종목에 대해 공매도의 순기능이 작용한다면 작전 세력이 쉽게 주가를 띄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매도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됐다면 주가조작 세력에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공매도로 인해 종목 선정도 달라졌을 수도 있어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허용된 것이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공매도를 일부 금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공매도는 적정한 가격 조정을 이뤄지게 하고 유지하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공매도 제한이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공매도가 금지됐기 때문에 주가 조작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며 공매도 전면 재개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세력들이 건드리기 쉽고 좌지우지하기 좋은 소형 종목을 고른 것이지 공매도가 없는 종목을 고른 것은 아니다"라며 "약간의 연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조건 중의 하나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아직은 후진적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도 주가조작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없다"며 "무차입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 또는 120일로 강제, 담보비율 130%로 통일 등 외국인과 기관의 허들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이뤄진 다음에야 전면 재개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을 세우는 절차를 밟으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