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최대 실적 전망에도 주가는 '시들시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연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또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내년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판매량 감소 등 수익성 악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3%(4000원) 하락한 15만4000원에 장을 마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17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이전 52주 신저가인 16만원선까지 무너졌다. 이어 지난 13일부터 52주 신저가를 여러 차례 찍었다. 기아도 이날에만 주가가 4.99%(3200원) 빠지면서 6만900원에 마감했다. 기아 역시 이날 한 때 6만800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연간 매출 컨센서스(업계 평균 추정치)는 지난해 대비 20.8% 증가한 142조159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9.9%, 54.89% 늘어난 9조3451억원, 8조81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87조2748억원, 6조8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2%, 36.07%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른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지난 8월 발효된 IR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로인해 내년 1월부터는 국내에서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국내 전기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현대차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량은 1191대로 지난 10월(1579대) 대비 24% 감소했다. 기아의 EV6 역시 전월 대비 절반 수준인 641대로 그쳤다. 다만 악재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으며 향후 주가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2022년 말 전기차 판매 실적, 러시아 전쟁 고조, IRA 개정 여부를 두고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으나, 우려 대비 내년 상반기 기저효과에 따른 증익 구간이 남아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완성차의 중장기 주가 핵심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12월 판매가 확인되는 내년초부터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주가는 미국내 전기차 판매 둔화 또는 점유율 하락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3년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사업계획은 월 평균 5000대 이상 전기차 판매를 겨냥할 것"이라며 "전년 대비 120% 이상 높은 판매증가율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달 들어서 기관의 현대차와 기아 순매도 행렬에도 개인은 사모으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12월 중 기관은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1001억원, 614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현대차 1441억원(5위), 기아 2107억원(3위)을 사들이면서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