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 임기만료 D-1…차기 기업은행장 인선 안갯속
-27일 10시, 기업은행 본점서 김도진 은행장 이임식 열려…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 유력후보로 거론…내부반발로 차기 행장 미뤄져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27일 종료된다. 차기 은행장으로는 전직 관료출신와 기업은행 내부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내부인사 발탁과 외부인사 수혈을 두고 갈등양상이 치열해면서 기업은행을 이끌 뚜렷한 적임자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차기 행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계열사 사장단 인선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기를 마친 김도진 행장의 이임식이 열린다.
현재 김도진 행장의 후임으로는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이 제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행장 선임 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 지분 53.24%를 기재부가 갖고 있는 만큼 기재부와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 전 수석은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원 지역경제과장,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으로 일한 예산전문가다.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만 차기행장 발표는 기업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오는 27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는 반 전 수석이 차기 기업은행장에 유력한 데 따른 집단행동으로, 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가 반 전 수석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리테일로 전문화된 기업은행에 예산을 담당한 관료출신이 오는 것은 부합하지 않다"며 "임명을 강행하면 내년 총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직무대행 체제로 은행이 운영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르면 차기 행장을 임명되지 않은 경우 기업은행 전무이사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직무대행은 내부출신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임상현 전무이사가 맡는다. 임 전무는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서울 노원역지점장, 미국 뉴욕지점장, 외 환사업부장, 퇴직연금부장, 충청지역본부장 등을 지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의 이임식 전날까지 차기 행장 발표가 나지 않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정부에서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기행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인사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기는 지난 3일, 12일, 14일 만료됐다. 이들은 기업은행의 후임자 선정이 미뤄지면서 대표직을 유지하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무대행이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인사를 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계열사는대표직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김 행장의 임기만료시점까지 차기 행장 선임이 미뤄진 점을 봤을 때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는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