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논란에 증권사 신뢰 '뚝'...책임은 누가?
증권사 임원들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연이어 터지면서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판매해 온 차액결제거래(CFD)가 이번 사태의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재발 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에 이어 유진투자증권의 임원진도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증권가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피해자들은 CFD 판매량에 비해 위험성 고지도가 미흡했다는 점을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CFD란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며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SG발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기도 한다. 일부 증거금 납입으로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지분공시 의무 등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CFD 거래 잔액은 2019년 말 1조2713억 원에서 2020년 말 4조 7807억원으로 급증하다가 2021년 말에는 5조4050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CFD 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교보증권(6180억 원)이며, 다음으로는 키움증권(5576억 원), 삼성증권(3503억 원), 메리츠증권(3446억 원), 하나증권(3400억 원) 순이다. 이외 유진투자증권(1485억 원), DB금융투자(1400억 원), 한국투자증권(1126억 원)의 CFD 거래 잔액도 1000억 원을 넘겼다. 올해 1~2월 두 달간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대금은 4조 66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과 교보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은 CFD 신규가입·신규매매를 차단했다. 하나증권도 CFD 신규 계좌 개설을 중단했으며, KB증권은 1인당 거래 한도를 10억 원으로 제한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고,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크다"고 분석했다. CFD의 부작용이 노출되자 금융당국도 CFD 제도 개선을 통해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CFD 증거금 최소 비율인 40%를 소폭 상향하거나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 강화, 더불어 CFD 만기 도입과 잔고 공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 하락기에는 공매도처럼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CFD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부작용이 확인됐다"며 "CFD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들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면 투자자들의 자본시장 신뢰도도 일정 부분 회복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번 SG발 주가조작 사태로 CFD에 대한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에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이 강구될 때까지는 제도를 잠시 중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CFD 계약이 투자 손익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증거금률을 높인다든가, 공시 기능을 강화해 CFD의 부작용을 더욱 환기시키는 등의 방안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위험한 투자들이 레버리지 형태로 일어나는 부분을 정비하고,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주가조작 의심 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의 신뢰가 사라지면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완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