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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민노총 청소근로자들, 본관 점거 중 개신교 예배 논란

동국대 민노총 청소근로자들, 본관 점거 중 개신교 예배 논란 동국대학교 민노총 소속 청소근로자 일부가 점거 농성 중이던 대학 본관에서 목사를 초청해 기독교 주일예배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파업 이유와 상관없이 불교종립대학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본지가 입수한 동국대 본관 CCTV 영상을 보면, 정년으로 퇴직한 청소근로자를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려는 대학 측 계획에 반발해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던 이 대학 민노총 소속 청소근로자 40여명이 일요일이던 지난 4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인 정진우 목사를 초청해 주일예배를 진행했다.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학교에서의 타 종교 행사는 보통 종교 간 화합 차원에서 대학 측의 양해하에 이뤄지는게 보통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동국대에서는 지난 2011년에도 일부 개신교도의 전도 행위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종립대학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학교는 3월 개강 전에 미화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지만 목사를 초청해 주일예배까지 본다는 것은 불교종립학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아닌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청소근로자들의 파업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지만, 이번 주일예배가 부적절했다는 여론은 학내외에서 일고 있다. 불교학과 학생이라는 모 학생은 "부처님 성상 앞에서의 예배는 불교학과 학생이자 불자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동국대 모 교수도 "동국대의 건학이념이 훼손될 수 있고,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우려했다. 청소근로자 측은 "파업 참여자 중 일부 기독교 신자의 요청으로 예배를 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동국대는 앞서 지난해 말 청소근로자 86명 가운데 8명이 71세 정년을 맞아 퇴직하자, 이들을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올해 최저시급이 전년대비 16.4% 인상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기존 청소근로자 업무량 증가없이 고용보장을 이루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소근로자 중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47명은 정년 퇴직한 인원의 충원을 요구하면서 파업, 지난 1월 29일부터 이날까지 보름 넘게 본관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대자보와 현수막을 통해 "청소근로자들의 빈 자리를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할 경우 청소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은 악화된다"면서 "청소근로장학 공고를 즉시 철회하고 청소노동자의 인원을 조속히 충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파업에 참여한 청소근로자들이 교내 청소에 나선 학교 교직원들의 청소를 방해하거나, 고의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가 목격되면서 구성원들의 불편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노총의 반시장적 이권개입이 대학과 청소근로자의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폐지 등 재정상황이 열악한 대학들이 예산 감축을 위해 용역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타 사업장에 악영향을 우려한 대규모 용역업체의 경우 단체협약에서 채용추천권과 징계권을 민노총 측에 주면서 실제로 학교 측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파업에 불참했다는 한 청소근로자는 "대부분이 71세 정년까지 일하는 걸로 봐선 급여 등 복지수준이 그리 나쁘지 않는 걸로 보인다"며 "인사권에 대한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해 농성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8-02-11 15:02:02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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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이 직접 짜는 700억 '시민참여예산사업' 공모

#. 구모 씨가 서울시에 제안한 '10㎝ 턱나눔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사업은 지난해 시민참여예산사업으로 선정돼 서울시 예산 1억원이 편성됐다. 이로써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권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기존 건물 출입구의 턱을 낮추거나 경사로를 설치할 수 있었다. 경사로를 이용한 어느 시민은 "가게 문앞의 10㎝ 턱들이 마치 '들어오지 마세요'팻말로 보였다"며 "이번과 같은 사업이 작은 날개처럼 모이면,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열릴 것 같은 희망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 약 700억원 규모의 '2019년 시민참여예산사업'을 공모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민참여예산은 사업 제안부터 심사, 결정까지 오롯이 시민의 참여로 운영되는 예산이다. 공모 대상 분야는 시정참여형(350억원), 시정협치형(100억원), 지역참여형(125억원)이다. 구·동 단위 계획형(127억원)은 민관이 함께 사업을 발굴·선정한다. 사업 제안은 12일~3월 23일 서울시 참여예산 누리집이나 우편·방문으로 서울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서울 소재 직장인·학생·단체도 신청가능하다. 서울시·자치구 공무원과 산하 출연기관이나 투자기관 종사자는 신청할 수 없다. 다른 시민이 제안한 사업에 대한 댓글달기에 좋은 의견을 제출한 시민에게는 모바일 상품권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제안된 사업은 시민참여예산위원의 현장확인, 숙의·심사 과정을 통해 우선 사업을 선정하고 시민들의 투표결과와 한마당 총회를 거쳐 2019년 시민참여예산사업으로 최종 결정된다. 시정분야(시정참여형, 시정협치형)는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의 심사·조정을 통해 선정된 사업에 대해 시민투표(전자투표+현장투표, 4주간)를 실시한다. 사업은 참여예산위원(30%)+예산학교 회원(10%)+제안자(10%)+일반시민(50%) 합산 결과에 따라 최종 선정된다. 지역분야(지역참여형, 구단위계획형, 동단위계획형)는 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등에서 결정한다. 시민참여예산은 9월 1일 한마당 총회에서 최종 승인된다. 박대우 서울시 재정기획관은 "시민참여예산제도는 우리 지역에 필요한 사업에 대해 심사부터 선정까지 시민이 직접 참여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제도로 이번 참여예산사업 공모에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며 "시민이 제안한 우수한 사업은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서울시민 모두가 행복한 삶으로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02-11 15:01:5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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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저소득가구 설 위문품비·교복비 64억지원

서울시가 저소득가구의 명절 위문품비와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비 64억원을 지원한다. 시는 설 명절 위문품비로 46억5000만원,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비로 17억6000만원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에도 서울시는 15만1416가구에 명절위문품비 약 89억8000만원과 중·고교 교복비 15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설 명절위문품비 46억5000만원은 가구 당 3만원 씩 기초생계·의료급여 수급자 가구 15만5000세대를 돕는 데 쓰인다. 위문품비는 지급기준일인 지난 1일부터 설 명절까지 신규로 책정된 가구에도 추가 지원된다. 설 연휴 시작 전 세대주에 계좌입금된다. 위문품비 지원 이전에 기초생계·의료수급자 가구로 선정되었으나, 설 명절 위문품비를 지원 받지 못했다면 거주지 동주민센터 에 추가 지원 신청할 수 있다. 시는 26일 저소득 가구의 중·고등학교 신입생 8800명 에게 교복비(동복) 20만원을 지원한다. 연간 교복 지원비는 1인당 30만원으로, 하복 지원비는 10만원이다. 교복비 지원금액은 서울시교육청 교복구입비 기준 공동구매 상한가가 기준이다. 학부모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저소득층 가구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고 학업능력을 높이고자 2007년부터 전액 시비로 추진한다. 지원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의료급여가구의 중·고등학생 신입생이다. 학생들의 교복 착용일정에 맞춰 동복비(2월 말), 하복비(4월 말)가 세대주 또는 해당 학생의 계좌로 입금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해당 학교에 신입생 입학여부를 조회한 뒤 최종적 으로 지원대상자를 선정·지원한다. 별도 신청이 필요 없다. 김철수 서울시 희망복지지원과장은 "저소득가구에 명절 위문품비와 중·고생 교복비를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생활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복지체감을 높이는데 우리 시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8-02-11 15:01:4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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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원순환마을' 추진단체 모집…최대 1억4천만원 지원

서울시가 '자원순환마을' 조성을 위한 사업 추진단체를 1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모집한다. 자원순환마을은 서울시가 지역주민과 단체의 협력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마을이다. 시는 이번 공모를 통해 2개 마을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한 마을당 최대 1억400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대상은 인구가 2~3만명 내외 규모인 동 단위 또는 마을이다. 이번 사업은 15개 단위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체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는다. '서울시 쓰레기 함께 줄이기 시민운동본부'와 협력해 11월 말까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자원순환마을 만들기 단위사업은 ▲우리 동네 자원순환 개념 설정과 운영방안 마련 ▲우리 동네 쓰레기 문제해결 추진단 구성과 운영 ▲우리 동네 폐기물 현황과 배출체계 조사 ▲국·내외 사례조사 ▲주민 간담회와 홍보 캠페인 ▲자원관리사와 주민 환경교육 ▲자원순환 지도 그리기 ▲우리 동네 실천사업(소형공동주택 분리수거함 설치와 운영방안, 음식물쓰레기 감량활동, 비닐봉투 사용하지 않기 실천방안, 재사용 물품 기부데이 운영, 외국인 거주 밀집지역 쓰레기 분리배출실태 파악과 관리방안, 도심지역 청결도 향상방안) 추진 ▲성과공유 토론회 개최 ▲자원순환마을 운영성과집 제작 등이다. 신청서류와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서울NPO지원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류 접수는 다음달 5일 오후 6시까지 보조금관리시스템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지원금을 받을 2개 단체는 다음달 14일에 선정된다. 이후 3월 27일 서울시와의 협약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최홍식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쓰레기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자원순환마을 조성을 통해 쓰레기 문제는 시민들이 직접 해결할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8-02-11 15:01:3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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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전 이름 알려주기' 등… 직장인 절반 "채용비리 목격"

'면접 전 이름 알려주기' 등… 직장인 절반 "채용비리 목격" 공공기관과 시중 은행들의 채용비리 소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직장인 중 절반이 채용비리를 목격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직장인 2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재직 중인 회사에서 인사청탁 특혜채용 등을 목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2%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3.1%는 '실제로 청탁을 받아 보았다'고 답해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채용비리를 목격했거나 직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청탁 형태로는 '무조건적인 지시'가 39.7%로 가장 많았고, '청탁대가 제시'(25.2%), '회유, 협박'(18.5%) 이 각각 2, 3위에 올라 청탁과정의 상당 부분이 강압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탁에 대한 대가로는 29.6%가 '업무상 도움 및 편의제공'을 꼽았다. 뒤이어 '금전, 선물'(25.9%), '식사대접 등 접대'(24.7%), '돈독한 관계유지'(18.5%) 등의 답변이 나와, 청탁에 대한 유·무형의 대가가 오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기타 답변을 통해 인사청탁의 다양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 사례로는 '부탁으로 시작된 지시', '공개채용을 가장한 찍기 채용', '다른 그룹사 직원 아들 채용', '면접전 대상자의 이름 알려주기', '시험문제 유출', '지인추천제도' 등 다양한 형태가 나왔다.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는 "채용비리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구직자들이 갖는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기업성격을 막론하고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재발방지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의 표본오차는 95% 신뢰범위 내 ±7.26%다.

2018-02-11 14:32:1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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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멈추지 않는다] ⑤ "온세상이 내 친구의 집…개도국 삶의 변화에 보람 느껴요"

채워지지 않는 호기심으로 온세상을 누비는 '여성 유목민'이 있다. 개발도상국의 공적 개발 현장에서 주민들의 변화된 삶을 관찰하는 변지나(32·여)씨. 그는 지구를 '내 친구의 집'으로 만들 생각에 오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방금 비자가 발급됐어요." 지난 8일 광화문에서 만난 변씨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미국 대사관에 다녀온 그는 설 연휴를 보내고 뉴욕 유학길에 오른다. 리서처(Researcher)이자 상명대학교 국제개발평가센터 연구교수인 변씨는 지난 7년 동안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평가해왔다. 변씨는 "이 일에 대해 좀 더 공부하기 위해 두 달 반 동안 뉴욕대(NYU) '국제개발 프로젝트 평가과정'에 다닐 예정"이라며 20여개국에서 보낸 '유목민 생활'을 이야기했다. ◆예측 못한 결과 보러 한달음에 달려가 변씨는 고려대 교육정보학 석사과정이던 2010년 코이카 인턴을 마치고 일반행정계약직으로 2년을 일했다. 주경야독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컴퓨터교육학 박사 과정 2년을 수료한 후 다시 코이카 평가실에서 평가전문관으로 근무했다. 2016년부터는 상명대 연구교수로 ODA 평가 용역에 참여하고 있다. 변씨가 미국 대사관에 다녀온 이유는 이렇다. "석사 과정 이후 첫 ODA 평가사업이 수단에 있었어요. 직업훈련원 개소 이후 변화를 평가하는 내용인데, 공교롭게도 2016년 미국 이민법이 바뀌어서 수단에 다녀온 사람은 전자비자를 못 받게 된 것이죠. 그래서 방금 인터뷰로 해결하고 왔어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도상국의 개발원조에 나서면, 수원국 마을에 학교나 발전소 등이 세워진다. 변씨는 그로부터 3년쯤 지난 이곳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설문과 인터뷰 등으로 알아내 평가한다. 지난해 해외 출장만 12번을 다녀온 그는 지구촌을 누비는 재미로 '의외성'을 꼽았다. "지난해에는 모잠비크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준 니아사 주를 찾아갔어요. 전기 공급 덕분에 '밤에도 공부할 수 있어 좋다'거나 '어두워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기대했죠." 변씨가 들은 대답은 그보다 유쾌했다. "마을에 클럽이 생겨서, 새벽 2~3시까지 술집 매출 올릴 수 있어서 좋다는 거예요." 궁금증이 발동했다. 관계자들이 위험하다며 만류했지만, 변씨는 마을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클럽을 조사했다. "춤도 춰 보고, 30분 정도 머물렀어요. 저는 이런 변화를 측정하러 다니는 일에서 굉장한 의미를 느껴요.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수록 사회학 연구에 흥미가 생기죠." ◆아프리카서 '날치기'…아찔한 상황도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어려워하는 변씨에게 이 생활은 천직이다. 지난해 그가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다시' '자고' '출장'이었다. 새해 들어서만 우간다와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를 다녀왔다. 변씨는 출퇴근에 갇히지 않고 온세상을 무대 삼는 일을 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 "처음 코이카 인턴을 시작했을 때, 막연히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시 인턴 동기들은 이름에 '국제'가 붙은 전공을 하고 있더라고요. 수학 전공자는 저 뿐이었죠." 분명 길은 있다고 믿었다. "전공을 살릴 분야를 알아봤어요. 당시 10년 경력자를 찾는 유네스코 교육전문가 채용 공고를 사무실 모니터 옆에 붙이고 다짐했죠. 10년은 긴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지원 요건의 빈칸을 하나씩 채우며 살아왔어요. 이제 2년 남았네요." 그가 전공한 수학은 설문 통계를 내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몸으로 개발도상국을 다니는만큼, 유쾌한 경험만 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우간다에서는 '날치기'를 당했다. "우간다 대사님과 저녁 식사를 겸한 공식 일정이 있어서 단정한 옷을 입고 가방도 멨어요. 남자 일행 네 명이 저를 둘러싸고 다녔지만, 누군가 가방을 빼앗아 숲 속으로 들어갔죠. 하지만 평소 아프리카에서는 일행과 허름한 차림으로 조심하며 다녀서 괜찮아요." 개도국 삶의 질 향상과 자국 이익 가운데에서 중심 잡기도 쉽지 않다. "개도국 지원에도 자국의 경제 논리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ODA에 기업 진출 부분을 배제할 수 없으니, 기업 논리를 충족시키면서 어떻게 프로젝트를 짜야 할지 고민하는 일도 중요하죠." 한편으로는 아직 생소한 ODA를 대학 강의로 알리는 보람도 크다. 변씨는 학생들이 한국 정부가 개발도상국에서 벌이는 사업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나름의 시각을 갖길 원한다. 때마침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생에게 사업을 각인시킬 기회가 됐다. "2016년 2학기 첫 수업 때 미르재단과 최순실을 아느냐고 물었지만, 15명 중에 대답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후 촛불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알게 됐죠." 변씨는 올해 강단에 서지 않을 예정이다. 그에게 2018년은 일종의 안식년이자 '공부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장기적 안목 중요…"10년 뒤의 나를 그려야" 남들에게 그는 한국이 잠시 들르는 곳처럼 여겨지는 유목민이지만 그의 눈은 언제나 '10년 뒤'를 향해왔다. "국제기구에서 일 하려면 유창하고 수준 높은 영어 실력이 필수예요. 프리랜서인 제가 한창 일이 들어올 때 유학을 결정하니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후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질 날을 바라보고 있죠." 변씨의 다음 목표는 다양한 국적의 연구원들과 팀을 짜고 유엔개발계획(UNDP)이나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구 개발사업 평가에 도전하는 것이다. 젊은 유목민의 마지막 여정은 무엇일까. 대답은 지구를 걸으며 온 세상 친구를 만나고 온다는, 동요 '앞으로'였다. "지난해 모잠비크의 리싱가 마을 주민의 초대로 가정식 먹은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세계 각지에서 메시지가 날아오죠. 이번 연말연시에도 연락이 꼬리를 물었어요. 지구가 태양을 돌며 날이 밝는 순서대로요. 은퇴한 뒤에는 세계 일주를 하며 출장 때 사귄 모든 친구를 만나고 싶어요. 어느 도시에 가든 친구들의 환영을 받으면 즐거울 것 같아요. 지구 한 바퀴를 돌며 몇 명이나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한답니다(웃음)."

2018-02-11 14:32:07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