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 95% "싱크홀이 산사태보다 무섭다"
최근 갑자기 도로가 꺼지는 싱크홀 현상이 잇따르면서 수도권 주민 10명 중 9명 이상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영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도시를 삼키는 싱크홀, 원인과 대책' 연구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가 싱크홀을 폭염·가뭄·황사·산사태보다 더 위협적인 재난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크홀에 대한 불안감을 묻는 질문에 '매우 불안'(53.5%)과 '불안'(41.7%) 등 총 95.2%가 불안감을 피력했다. 당신도 싱크홀 발생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그렇다'(55.1%)와 '매우 그렇다'(24.5%)를 합친 비율이 79.6%에 달했다. 싱크홀 발생시 가장 위험한 상황과 장소를 묻는 질문에는 '번화가'(39.8%)와 '출·퇴근시'(37.3%)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서울 주민들은 번화가(43.1%)를, 경기(38.5%)와 인천(41.6%) 주민들은 출·퇴근시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향후 싱크홀 증가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증가'(34.3%)와 '증가'(63.2%)가 97.5%를 차지했다. 또 최근 우리사회에 위협이 되는 재난으로는 '홍수 및 태풍'(39.6%) 다음으로 '싱크홀'(29.9%)을 꼽았다. 이는 '폭염 및 가뭄'(15.5%), '황사'(12.8%), '산사태'(2.2%)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기영 선임연구위원은 "싱크홀 위험이 큰 지역은 관 주도만으로 넓은 지역을 정밀조사하기 어려운 만큼, 기초벽체에 균열이 새로 발생하거나 창문 혹은 방문이 작동되지 않는 등 싱크홀 징후 발생하면 시민들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과 관의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또 "싱크홀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침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싱크홀 위험지도를 작성해 도시계획부터 사업승인 및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조례 제정 등을 주문했다. 이어 "지하수위 저하 및 개발사업 추진 시 급격한 지하수위 변화가 싱크홀 발생의 원인인 만큼 싱크홀 방지를 포함한 융합적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싱크홀은 지하수가 암석을 녹이거나 지하수 흐름의 급격한 변화로 발생하지만 과다한 지하수 이용, 개발사업으로 인한 지하수 흐름 교란, 상하수도관 누수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싱크홀 발생가능성이 낮은 지질로 비교적 안정적이나 매년 지하수 이용시설 5.1%, 지하수 이용량 2.6% 증가에 따른 지하수위 저하가 싱크홀 발생 가능성을 높여 왔다.